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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 '물컵갑질' 조현민 한진 사장으로 승진

 

[FETV=김현호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2022년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민 ㈜한진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하며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20년, ㈜한진 마케팅 총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약 1년여 만이다. 한진그룹은 승진 배경에 대해 “㈜한진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접목하며 물류와 문화를 결합했다”며 “사회적 가치 창출도 실현했다”고 밝혔다.

 

조현민 신임 사장이 그룹의 주력 사업인 항공업에 종사하지 않고 ㈜한진에 몸 담고 있는 이유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연관돼 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한진그룹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하며 7대 의무 조항을 요구했다. 조항에는 조현민 사장 등 오너 일가의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현 경영진의 견제·감시를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산은이 이 같은 조치를 내린 까닭은 조현민 사장이 ‘물컵갑질’ 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지난 2018년 3월, 한 광고업체 직원이 자신의 질문에 답변을 제대로 못하자 소리를 지르며 물컵을 던지는 등 이른바 ‘물컵갑질’ 사건을 일으켰다. 이후 조 사장은 본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어리석은 행동에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고 이후 경찰에 출석하며 다시 한 번 공개 사과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조원태 회장 체제로 진입하면서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이번 인사로 희비가 엇갈렸다. 조 사장은 고속 승진한 반면, 조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경영 복귀가 없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배경에는 2019년, 조원태·조현아 남매의 이른바 ‘남매의 난’ 당시 조 회장 측에 서며 경영권 분쟁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당시 조현아 부사장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KCGI·반도건설과 주주연합을 구성했다. 남매간 사이가 완전히 갈라진 결정적 이유였다. 이후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율을 두고 주주연합과 조원태 회장 측이 대립이 이어졌다. 당초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조 회장 측보다 높아 대한항공 경영권이 조현아 전 부사장 측으로 넘어갈 위기가 생겼지만 이후 산은이 참전하면서 일단락됐다.

 

조원태 회장은 ‘물컵갑질’ 사건 이후 조현민 사장을 14개월 만에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복귀시켰다. 당시 사회적 공분이 거셌던 만큼 이른 감이 없지 않았다는 후문이 나오기도 했다. 이른 복귀에는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군’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된 시점에 승진한 조 사장으로써는 경영 능력을 발휘할 시기가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