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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세대교체' 바람에 존재감 커진 '50년대생' CEO

은행·보험·증권사에 포진…실적·조직관리 등이 '장수' 비결

 

[FETV=홍의현 기자] “우린 깐부잖아”

 

드라마 속에서 깐부(짝꿍, 동반자를 뜻하는 은어)를 외치던 노배우 오영수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고령층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말, 금융권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1966년생 만 55세의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을 필두로 최고경영자(CEO)뿐 아니라 임원급 인사에도 세대교체 흐름이 이어졌다. 자연스럽게 50년대생 인사들은 설 자리를 잃어가는 모양새다.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후배들과 깐부를 이루며 회사를 경영하고 있는 금융권 ‘50년대생’ CEO들은 누가 있을까. 이들은 지속적인 실적 개선 등 우수한 경영 성과가 일반적이지만, 조직의 안정적 관리 등 경영 이외에서도 성과를 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보험업계에는 50년대생 CEO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은 1952년생으로 업계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았다. 1979년 동부그룹(현 DB그룹)에 입사해 40년 넘게 몸담은 정통 'DB맨'으로 꼽힌다. 특히 사원으로 입사해 DB손보 부회장 자리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박윤식 MG손해보험 사장은 1957년생으로, 1988년 제일은행에 입행한 뒤 외국계 컨설팅 회사 등에서 근무하다 2003년부터 동부화재(현 DB손보) 상무 및 전무 등을 역임했다. 이후 한화손해보험 사장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위성호 흥국생명 부회장은 1958년생으로,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한 뒤 신한금융 계열사에만 근무하다 2020년 5월부터 흥국생명 부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도 1958년생이다. 1982년 교보생명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교보맨이다. 오너 중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50년대 생이다.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 중에는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이 유일한 50년대생 현역 은행장이다. 박 행장은 1955년생으로,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해 은행장까지 올랐으며 제일은행이 외국계 은행이 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 행장이 된 기록도 갖고 있다.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이 최근 건설공제조합 19대 이사장에 오른 것도 눈에 띈다. 1954년생인 박 이사장은 건설공제조합 창립 이래 처음 공모 절차를 거쳐 이사장에 오르면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현 다우키움그룹 부회장은 1957년생이다. 키움증권 창립 멤버로 리테일총괄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을 거쳤으며, 키움저축은행, 키움투자자산운용, 키움증권 등 대표를 역임했다. 이외에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과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등이 1958년생 동갑내기다. 8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 CEO 중에서는 50년대생이 한 명도 없다.

 

한편 5대 금융지주 회장들 가운데 농협금융을 제외한 4곳 회장들은 모두 50년대생이다. 먼저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1955년생으로, 1973년 외환은행에 입행하면서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인물이다. 1957년생인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1984년 입행 후 줄곧 신한은행 및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에만 몸담은 정통 신한맨으로 꼽힌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1952년생으로, 서울은행과 신한은행서 근무하다 1992년 하나은행 출범을 함께했다. 이후 20년 만에 하나금융 회장에 올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도 1959년생이다. 손 회장은 1987년 한일은행에 입행한 뒤 2018년 말 우리금융 회장에 올랐다. 최근에는 우리금융의 민영화를 이끌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는 제조업 등 다른 업계보다 승진 연한이 길어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기까지 기간이 오래 걸리는 경향이 있다”며 “나이가 많은 만큼 경력도 길어, 관록의 50년대생 인사도 금융사에는 꼭 필요한 존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