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홍의현 기자] 올해 보험업계는 40대 임원을 최고경영자(CEO) 후보자로 낙점하는 등 금융권 전반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했다. 아울러 능력과 경험이 출중한 여성 임원들의 역할도 점차 커지는 모양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8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로 이은호 전무(최고재무책임자‧기획총괄장)를 추천했다. 롯데손보는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지속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해 이 전무를 대표 후보자로 낙점했다. 이 후보자는 1974년생으로 올해 만 47세다. 고려대와 인시아드(INSEAD) MBA에서 수학한 뒤 삼성전자 선임연구원으로 사회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올리버와이만 상무, AT커니 파트너, PwC컨설팅 파트너로 재직하면서 국내외 금융기관의 사업‧채널‧마케팅‧해외진출 전략 수립 및 프로세스 체계 설계 업무를 도맡아 온 금융 전략기획 전문가다. 지난 2019년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를 인수할 당시 컨설턴트로 기업의 가치 제고 전략을 수립했고, 인수 직후 롯데손보 상무로 선임됐다.
삼성생명은 이달 임원인사에서 박준규 글로벌사업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박 부사장은 1975년생으로 올해 만 46세다. 그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미국 MIT 석사 학위를 취득한 인재다. 2016년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기구과장을 역임했으며 같은 해 삼성경제연구소에 입사한 뒤 2018년 삼성생명 전략투자사업부장 상무, 2020년 삼성생명 글로벌사업팀장 상무를 거쳤다.
메리츠화재도 올해 임원인사에서 김종민 전무를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김 부사장은 1972년생으로 올해 만 49세다. 서강대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이후 삼성증권 운용사업부 FLCC상품팀장 및 디렉터를 거쳐 메리츠화재 자산운용본부장 상무보, 자산운용실장 상무와 전무를 거쳐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메리츠화재의 올해 인사는 ‘성과보상주의와 인재 중용’, ‘효율적인 기업문화 정착’을 기치로 이뤄졌다. 세대교체 등 혁신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여성 임원들의 역할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조지은 라이나생명 대표는 지난 10월 2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됐다. 새로운 임기는 지난 11월 시작돼 오는 2024년 10월까지다. 조 대표는 서울대 간호학 학사, 한국외대 영어통번역학 석사, 듀크대 글로벌경영 MBA를 거쳤다. 이후 메트라이프생명과 선 라이프 파이낸셜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2011년부터 라이나생명에 몸담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조 대표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경영성과를 이뤘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연임을 확정했다.
허금주 교보생명 전무는 올해 인사에서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았다. 기존의 신성장 추진 담당과 더불어 기업의 홍보를 담당하는 임무가 추가된 것이다. 허 전무는 1990년 사원으로 입사해 사원 출신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임원에 올랐던 인물이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 비서실장, 중국 베이징 주재원, 법인 담당 본부장, 신사업 추진 담당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지난해 12월부터 신성장 추진 담당 전무로 근무하고 있다.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아 주요 업무를 추가로 담당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1980년대생 임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정원 메리츠화재 전무도 승진했다. 한 전무는 1980년생으로 서울대 독어교육과를 졸업한 뒤 SBS 정치부 기자로 활동하다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메리츠화재 브랜드전략본부장 상무, 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 홍보본부장 및 총괄 상무로 재직하다 최근 전무로 승진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에서 나이와 성별을 떠나 성과나 능력을 중시하는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업권을 막론하고 디지털 전환 등 신사업 추진이 중요해지면서 이러한 인사 트렌드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