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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빅테크 동행…상생 or 잠식?

"새 판매채널로 활로 모색" vs "플랫폼에 종속될 것"

 

[FETV=홍의현 기자]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잇따라 빅테크(거대 정보기술 기업)들과의 협업에 나섰다.

 

이에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에 익숙하지 않은 MZ세대(20~30대)를 공략함과 동시에 플랫폼이 새로운 판매 채널이 되면서 빅테크와의 상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보험산업이 빅테크에 잠식되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15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은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보험사와 디지털 금융 플랫폼 간 협업으로 ‘새로운 보험 프로세스’를 개발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토스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담 ▲상품가입 ▲보험금 청구까지 전후 과정을 모두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스 인증과 알림, 페이 등의 서비스와도 연계할 예정이며, 향후에는 ‘삼성생명 전용 페이지’를 토스 플랫폼 내에 오픈해 ▲재무 컨설팅 ▲보험료 납입 ▲보험금 청구 등의 서비스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교보생명도 카카오뱅크와의 업무협약 소식을 전했다. 교보생명과 교보문고, 교보증권 등 교보 3사는 카카오뱅크와 ‘데이터 및 금융 플랫폼 제휴 사업 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었다. 교보생명은 카카오뱅크의 금융 플랫폼을 활용해 ▲연계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 ▲공동 상품 개발 ▲마케팅 및 제휴 프로모션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들 보험사와 빅테크사는 개발의 구체적인 과정이 시작되면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업무협약 이후 ‘고객이 보험 서비스를 더욱 손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 ‘양사가 가진 장점을 최대한 결합해 고객 편의와 만족에 기여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전에도 보험사와 빅테크사의 협업 사례가 있었지만, 대부분 단순 상품 광고에 그쳤던 만큼, 이번에는 진화된 서비스를 개발‧제공하겠다는 포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전통적인 보험사가 새로운 플랫폼을 만든다고 해도 빅테크 플랫폼만큼의 고객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의 협업은 생산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 사업을 추진하면서 스타트업 등 RPA(로보틱 처리 자동화) 전문 업체와 협업을 한 것처럼 이 또한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보험상품 판매 채널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빅테크 내 판매가 확대되면 언젠가는 플랫폼에서만 보험이 팔리는 현상도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다른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생명은 국내 보험업계 전체에서 독보적 1위를 차지하는 리딩컴퍼니이기 때문에 자체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며 “1위사의 이 같은 움직임은 점차 업계 전반으로 번지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중소형 보험사들도 이 같은 흐름을 인식하고 있다. 중소형 보험사 한 관계자는 “당장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지는 않았지만, 늦기 전에 플랫폼 기업들과 협업하는 과정을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사례를 보면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