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 삼성화재]](http://www.fetv.co.kr/data/photos/20211250/art_16393567972942_65be69.jpg)
[FETV=홍의현 기자] 삼성화재를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 홍원학 자동차보험본부장이 낙점됐다.
홍원학 대표이사 내정자는 삼성화재가 올해 이룬 호실적을 내년에도 유지하고, 빅테크(대형정보기술업)의 보험업 진출을 견제해야 하는 등의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지지부진하게 이어지고 있는 노사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홍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사장 승진)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홍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올해 만 57세다. 용산공고와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한 뒤 1990년 삼성생명에 공채로 입사하면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0년 삼성전자 경영전략팀 상무, 2011년 삼성생명 인사팀장 상무 및 전무, 2018년 특화영업본부장(전무), 2020년 FC영업1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삼성화재 자동차보험을 이끌고 있다.
눈에 띄는 이력은 홍 내정자가 고려대 출신이라는 점이다.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최영무 사장은 고려대 생명공학과를 졸업했다. 2000년 이후 삼성화재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황태선‧김창수 전 대표도 고대(경영학과) 출신이다.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등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에서 보직을 두루 경험한 이력도 주목된다. 최 사장이 30년 이상 삼성화재에서만 경력을 쌓은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특히 ▲경영전략 ▲인사 ▲영업 ▲자동차보험 등 각 계열사의 주요 부서를 임원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홍 내정자는 보험사 요직을 두루 거치며 리더십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홍 내정자는 내부 직원들로부터 온화한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라는 평을 얻는 것으로 전해진다. 강력한 카리스마로 ‘나를 따르라’라는 식의 리더십이 아닌 탁월한 업무 능력을 바탕으로 모범을 보이면서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는 스타일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홍 내정자는 이전부터 ‘직원들과의 소통에 힘쓰는 리더’로 꼽혀왔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직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삼성화재의 미래를 이끌 리더로 기대를 한 몸에 얻고 있는 홍 내정자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있다. 올해 기록한 호실적으로 당장 내년 성과에 부담을 안게 된 것은 물론이고, 새롭게 출범한 다이렉트 채널 ‘착’의 안정적 성장과 중국 텐센트와의 합작법인 출범, 카카오 등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로 인한 경쟁 구도 등이 홍 내정자 체제의 삼성화재가 직면한 현실이다.
삼성화재는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1조66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2.5%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등으로 인해 코로나19 반사이익이 줄고, 업황이 꾸준히 악화하면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내년에는 2023년부터 적용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수치적인 측면을 넘어 질적인 보험업 성장을 모색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무엇보다 내년 초 출범할 것으로 보이는 카카오페이손보(가칭)와의 경쟁도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이슈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출범 직후부터 위협하지는 않겠지만, 막대한 플랫폼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보험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삼성화재는 최근 출범한 다이렉트 채널 ‘착’을 통해 디지털 시장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노사 갈등도 홍 내정자의 숙제로 남았다. 삼성화재는 노사 갈등에 이어 복수노조 갈등도 함께 겪으면서 올해 임협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노사 관계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홍 내정자가 삼성생명에서 인사팀장 등을 지낸 만큼, 즉각적으로 노조와의 스킨십을 추진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한편 2018년 3월부터 삼성화재를 이끌었던 최영무 사장은 그룹 내 세대교체 기조에 따라 후배들을 위해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표직을 내려놓은 이후에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사회공헌 업무 총괄을 맡는 것으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