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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선택, 삼성증권 ‘유임’ 삼성운용 ‘교체’

 

[FETV=이가람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증권과 삼성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각각 유임과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트레이딩 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추천했다. 이른 시일 내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서 본부장을 수장으로 공식 선임할 방침이다.

 

이를 두고 투자시장에서는 파격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사령탑 자리는 대대로 삼성생명 출신이 차지해 왔다. 그런데 외국계 증권맨 출신인 서 본부장이 내정됐다는 부분에서, 삼성그룹이 강조하고 있는 ‘뉴 삼성’의 취지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 본부장은 1967년생으로 만 54세다. 한양대 도시공학과 및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모건스탠리·씨티그룹·골드만삭스 등 유수의 글로벌 금융그룹을 거쳐 삼성증권에 정착했다. 풍부한 해외 경험과 운용 역량을 기반으로 삼성자산운용이 쥐고 있는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할 것이라는 기대가 모인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 간 인력 이동이 증권사에 비해 많지 않았던 운용사도 외부 출신 전문가를 속속 모시고 있다”며 “급변하는 자본시장 흐름 속에서 변화해야지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압박감을 드러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는 유임 됐다. 최근 삼성전자의 사장단이 전원 교체되고, 연임이 유력했던 최영무 삼성화재 대표와 임기가 남아 있던 심종극 삼성자산운용 대표도 물러났다. 이에 투자시장 일각에서 장 대표 역시 다음 세대에게 자리를 양보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지만, 매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고 각종 금융사고에서 회사를 보호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실제로 삼성증권은 올해 세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누적 순영업수익 기준 디지털(32%)·본사영업(30%)·리테일(27%) 등 전체 사업부가 균등하게 성장했고, 투자금융(IB) 사업부도 딜 수임 건수와 수수료 수익(65%)이 모두 개선됐다.

 

장 대표는 1963년생으로 만 58세다. 연세대 경제학과에서 학사학위와 미국 위스콘신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증권에 입사해 기획팀, 리스크관리팀, 인사팀, 상품지원부, 경영지원실 등을 거친 정통 ‘삼성맨’이다. 지난 2018년 유령 주식 사건 수습을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한 뒤 삼성증권의 사장으로 승진했다. 장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4년 3월까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때 세대교체를 이유로 용퇴설이 돌았던 것은 사실이나 유임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았던 것으로 안다”며 “장 대표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데다가 삼성증권이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하던 대로 하자라는 뜻이 아닐까 해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