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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기업’과 손 맞잡은 미래에셋증권

현대중공업·롯데카드·네이버 등과 협업...펀드 조성부터 이벤트까지 다양

 

[FETV=이가람 기자] 미래에셋증권이 이종(異種)기업과 잇따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미래 먹거리 발굴과 본업인 금융투자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현대중공업지주와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펀드를 결성했다. 디지털 헬스케어 및 바이오 신약 개발 분야를 이끌 유망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약 340억원 규모다. 미래에셋생명, 대웅제약, 아산재단 등도 출자를 결정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피투자사의 해외시장 진출과 네트워크 연결까지 다수 영역에서 금융솔루션을 제시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육성과 인수를 통해 서울아산병원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러한 금융 지원이 이뤄지면 역량은 충분하지만 자금이 부족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게 된다. 기업금융 역할 강화와 다양한 투자 수요 창출이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도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카드와 체결한 데이터 융합 비즈니스 관련 업무협약(MOU)도 눈에 띈다.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서비스 개시를 위해 데이터 분석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미래에셋증권의 투자데이터와 롯데카드의 소비데이터를 결합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고객별 투자와 소비에 대한 상관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보다 정확한 결과값을 도출하겠다는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데이터시장 규모를 19조2736억원으로 추정했다. 데이터산업의 최근 3년 동안의 성장률이 11.3%가량임을 반영하면 오는 2026년에는 36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주요 수익 창출 모델이 될 마이데이터 이용자를 선제적으로 확보해 경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앞서 네이버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교환하기도 했다. 시간 외 대량 매매로 미래에셋증권의 주식 7.1%와 네이버 주식 1.71%가 움직였다. 이후 미래에셋증권은 네이버와 신성장 기업 지원, 펀드 조성, 디지털 금융 시스템 구축, 투자 수익 실현 등에 나섰다. 주식 가치도 상승했다.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네이버 지분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장부 가액이 1조1754억원으로 집계되면서 6700억원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미래에셋증권의 행보에 영향을 받아 은행과 보험사 등 다른 금융회사들도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와 제휴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투자시장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의 자사주 맞교환이 결국 대주주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공동보유가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정부법무공단으로부터 그렇지 않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고 답변하면서 미래에셋증권과 네이버는 이종산업 간 협업 성공 사례로 남게 됐다.

 

이밖에도 배달애플리케이션 요기요에서 치킨을 주문한 고객 가운데 일부를 추첨해 교촌에프엔비 주식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했다. 토스와는 주식 계좌 신규 개설 시 토스 포인트를 증정하고 거래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혜택을 마련했다.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게임업체인 크래프톤과 손잡고 프로게이머를 꿈꾸는 유저를 위한 경연의 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 기업이 원재료를 사서 가공하고 판매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뜻하는 ‘가치 사슬’이라는 경제학 용어가 개방적이고 스마트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무색해지면서 ‘가치 네트워크’라는 개념이 떠오르고 있다”며 “산업분류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글로벌 정책과 규제의 축이 디지털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에 맞는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