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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중공업


카타르發 LNG선 발주 시작…"K-조선 신바람 분다"

“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카타르 LNG 운반선 수주”
상용화 어려운 대체 연료, 이산화탄소 줄이는 LNG 수요 기대
대우조선, 고가 선박으로 슬롯 채운다…LNG선 40% 확보 예상된 삼성重

[FETV=김현호 기자]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계획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발주가 시작됐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1년 넘게 기다려온 QP의 일감은 100척 이상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대략 20조원 규모다. QP는 향후 3년간 일감을 나눠 발주할 예정이다. 이들 일감은 국내 조선 3사가 대부분 싹쓸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이 큰 수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LNG선이 쏟아진다...100척 20조원 상당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QP는 7일(현지시간)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각각 4척과 2척의 LNG 운반선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6월, 국내 조선 3사와 LNG선 슬롯(선박을 만드는 공간) 예약을 맺은 이후 첫 계약이다. QP는 LNG 생산량  확대를 위해 100척 이상의 LNG선을 발주할 예정이다. 조선 3사는 독보적인 LNG선 건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QP발(發) 수주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7700만톤에 그치는 LNG 생산량을 2027년까지 1억2600만톤까지 확대하기로 계획한 상태다. 탄소중립 등 친환경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LNG 수요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생산량을 늘리는 만큼 이를 세계 각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LNG선 발주는 필수적이다. QP가 당시 조선 3사와 맺은 LNG선 슬롯 예약은 135척 규모로 최근 선가를 고려하면 27조원에 달한다. 다만, 계약 규모는 발주사의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공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주가 됐다고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현재 QP는 예고했던 LNG선을 발주하기 위해 조선 3사와 모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LNG선은 대형 프로젝트이다 보니 협상 기간이 오래 걸려 향후 3년에 걸쳐 남은 물량을 발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사는 고가의 LNG선을 수주하면 국내에 공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분류되는 LNG선은 발주량 확대에 맞춰 가격이 크게 올랐다.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LNG선 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9%가량 오른 2억300만달러(2400억원)에 달했다. 2억 달러를 넘어선 건 지난 2016년 6월 이후 5년 만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9월까지 발주된 LNG선 46척 가운데 45척을 수주하면서 경쟁국을 압도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친환경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LNG선은 카타르 물량을 비롯해 발주량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30년까지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줄이고 2050년에는 70%까지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23년부터 모든 선박에 EEXI(기존선에너지효율지수)를 적용해 기준값을 통과한 선박만 IEE(에너지효율검사증서)를 발급해 운항할 수 있도록 했다.

 

IMO 규제에 따라 선주들은 노후 선박을 교체하거나 저유황유를 대체하는 새로운 에너지를 찾아 선박을 운항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모든 선박은 탄소배출을 제로화(0)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연료로는 수소와 암모니아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아직 주연료써 상용화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LNG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LNG는 메탄을 배출해 완벽한 친환경 연료는 아니지만 미세먼지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중유(HFO) 대비 이산화탄소를 5~30%가량 줄일 수 있다.

 

◆‘적자행진’ 대우조선·삼성重, 고무적인 부문은?=수주훈풍이 불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 3분기 조선 3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한국조선해양은 30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반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는 대우조선해양이 59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고 삼성중공업은 이미 1102억원의 영업손실을 공시했다.

 

원자재와 보상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되면서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양사의 업황은 LNG선을 앞세워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일감이 적지만 선가가 크게 오른 만큼 고가의 계약으로 슬롯을 채울 수 있다는 평가다. 만년 적자 기업인 삼성중공업은 2023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재무개선을 추진중이다.

 

지난달 기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는 각각 231억 달러, 255억 달러에 달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204억 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고무적인 부문은 선가다. 선박은 수주 이후 2~3년의 건조 기간이 필요한데 일감이 적은 대우조선해양에 고가의 선박 주문이 발생하는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신조선가지수는 2009년 7월 이후 12년 만에 처음으로 150포인트를 넘겼으며 지수가 높을수록 선가가 많이 올랐다고 해석된다.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끝낸 삼성중공업은 흑자전환 시점을 내후년으로 잡았다. 올해 수주한 선박은 향후 실적에 반영되고 건조 비용도 헤비테일 계약으로 차등 발생하기 때문이다. 다만, LNG선 비중이 높아 발주량 확대에 따른 ‘특수’가 예측됐다. 황어연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최근 3년간 LNG 운반선 수주 비중이 가장 높다”며 “2024년까지 LNG 공급 부족에 따른 LNG 운반선 발주 증가가 전망돼 카타르, 미국, 모잠비크 등 내년 상반기까지 발주되는 51척 중 20척의 수주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