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최명진 기자] 최근 다양한 미디어에서 게임을 문화예술, 혹은 종합예술이라고 정의한다. 문화예술진흥법 제2조에서도 게임을 애니메이션 및 뮤지컬 등과 함께 문화예술로 인정하고 있다. 게임에도 이야기가 있고, 캐릭터도 있다. 그리고 화려한 볼거리도 가득하다. 게임은 심미적으로 사람에게 만족감을 주거나, 혹은 개인의 취향을 만족시켜 주는 즐길거리라 정의된 예술의 범주에 속할 것이다. 하지만 지난 6월 6일 공중파인 KBS2에서 방영된 시사프로그램 '스모킹건'은 20조원에 육박하는 종합문화산업을 한낱 범죄 원인으로 폄훼했다. 해당 방송은 만삭의 아내를 살해한 한 남성의 사례를 다루며 게임과 살해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방송에 출연한 정신과 전문의는 피의자가 전략 게임을 즐겼다는 점을 부각하며 “게임에서 처럼 현실성이 떨어지는 과잉 포장된 목표를 세워 놓고 전략적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게임 세계에선 지금까지 추진한 일이 마음에 안들면 바로 리셋을 할 수 있다. 피의자는 현실 세계에서도 리셋을 해버리고 싶었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이는 '기자수첩'을 쓰는 지금까지도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로 억지 주장이라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또 한편으로는 강력범
"뉴스를 '사실'이라 믿는 한국인은 10명 중 3명에 불과".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올해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거의 항상 모든 뉴스를 신뢰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3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사대상국 가운데 38위에 해당하며, 아시아·태평양 국가와 지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여 년 간 홍보를 업으로 해오면서 홍보의 효과에 대해 회의적인 고객사들을 만날 때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갖는 언론홍보의 가장 큰 효과이자 자부심은 ‘언론보도를 통해 당신과 당신 비즈니스에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해가 갈수록 이런 주장이 무색할 만큼 뉴스기사의 신뢰는 떨어지고 심지어 뉴스에 대한 대중의 무관심이 깊어지는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조사에 따르면 전통적인 뉴스 플랫폼인 TV와 신문 등 기성 매체 이용률은 꾸준히 감소한 반면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이용률은 크게 증가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40대의 경우는 TV와 신문 같은 기성 매체는 물론이고 소셜미디어를 포함한 모든 플랫폼에서조차 뉴스 소비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미디어의 초점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되면서 디지털 전환에 뒤쳐진 언론사들의
국내 자본시장의 씽크탱크인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한국 자본시장의 시장 접근성: 해외 금융기관의 시각' 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한국 자본시장이 양적으로 세계 상위권으로 성장했지만 효용성이나 투명성은 선진 시장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는 내용이다. 고금리·고물가에 내수 침체가 심화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가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 주식을 사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보고서여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보고서는 국내 증시에서 활동하는 해외 금융기관 15곳의 관계자 45명을 익명으로 인터뷰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느 종목을 공매도(주가 하락 베팅)할 수 있는지, 어떻게 공매도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지침이 불명확하다' '거래 규정이나 지침이 중국에 비해 뒤떨어진다' 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정부가 '밸류업 정책'을 통해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들의 입을 통해 이 문제가 재차 확인된 셈이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1∼6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22조28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199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다. 직전 기록인 2009년(11조9832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FETV=권지현 기자] "입행 후 첫째 아이를 출산했을 때 50만원 격려금을 받았는데, 당시 같은 기준이면 삼성전자에서는 500만원을 준다는 말을 듣고 '현타'가 온 적이 있다. 이런 은행권 전례에 비춰볼 때 최근 국민은행의 결정, 정말 대단하다고 본다" 이달 2일 한 특수은행 관계자와 식사를 하다가 문득 튀어나온 '출산장려금' 얘기다. 칭찬에 인색한 금융권에서 다른 은행을 향해 '대단하다'는 단어가 이때 나왔다. 지난달 26일 KB국민은행 노사는 출산장려금을 최대 20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합의, 즉시 시행에 나섰다. 인상폭이 놀랍다. 기존 첫째 8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이후 300만원이 각각 1000·1500·2000만원이 됐다. 둘째 아이만 보더라도 장려금이 하루 아침에 15배로 뛰었다. 아이 1명만 낳아도 1000만원대 지원금을 받는 것으로 은행권, 아니 금융권 최고 수준이다. 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다른 대형은행의 경우 셋째 아이를 출산해도 300만원이 넘지 않는다. 통상 노사 합의는 힘겹게 의견 조율이 이뤄졌다 해도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기 십상이다. 엄격히 보면 국민은행의 이번 출산장려금 확대도 그들만의 잔치다. 다만 '사회적으로
[FETV=김창수 기자] 73 : 25. 이 숫자를 얼핏 보면 전력차 큰 두 농구팀의 점수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 숫자는 2023년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드러난 삼성전자 대(對) 애플의 시장점유율이다. 70%가 넘는 안방 장악은 확고히 주류로 자리 잡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기 충분하다. 애의 아이폰은 지난해 첫 25% 고지에 올랐다. 무대를 국내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옮겨 보면 사정이 조금 달라진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인 갤럭시 S 시리즈뿐 아니라 갤럭시 A, 갤럭시 M 등 중저가 모델 판매량도 높다. 반면 애플은 보급형 라인업이 전무하다시피 하다. 그동안 판매실적 데이터 추이를 살펴보면 전체 출하량(판매량) 부문은 삼성전자가, 평균 판매 단가(ASP) 경우엔 애플이 줄곧 1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상황이 다르다. 애플이 연간 판매량에서 삼성전자를 제친 것이다. 4분기에 애플이 신제품 효과를 바탕으로 판매량이 급증, 연간 실적을 뒤집는 지렛대가 됐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론 삼성전자가 다시 출하량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년에 두 번, 각각 바(bar)형과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행사를 연다. 지난 1월 갤럭시 S24
김현승 시인의 ʻ아버지의 마음ʼ이란 시는, 바쁜 사람들도/ 굳센 사람들도/ 바람과 같던 사람들도/ 집에 돌아가면 아버지가 된다/ 어린 것들을 위하여/ 난로에 불을 피우고/ 그네에 작은 못을 박는 아버지가 된다/ 저녁 바람에 문을 닫고/ 낙엽을 줍는 아버지가 된다/ 세상이 시끄러우면/ 줄에 앉은 참새의 마음으로/ 아버지는 어린 것들의 앞날을 생각한다(중략), 이렇게 시는 계속 이어진다. 고달픈 아버지의 일생을 그려놓은 듯하다. 노후 준비를 안 하고 ʻ계속 일해서 벌면 되지ʼ 라는 생각은 위험할 뿐 아니라 안이한 생각이다. 60세가 넘으면 이력서를 내도 써주는 곳은 아주 드물다. 어느 은퇴자는 60세 때 은퇴할 수 있었으나 그땐 당장 일을 놓고 싶지 않았다. 기쁜 마음으로 바쁘게 일하고 있었기에 일을 놓았을 때 닥칠 공허가 두렵기도 했다. 결국 만 60세에 법정 정년을 맞아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 오직 63세 이후부터 나오는 국민연금을 받을 날만 기다리며 세월을 보내게 된다. 자녀의 결혼 비용이나 대학 등록금까지 남아 있다면 정년 은퇴를 해도 마음은 편치 않을 수 있다.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ʻ은퇴 설계ʼ가 필요하다. 본인이 직접 하던가 아니면 전문가를
요즘 1400만명에 달하는 주식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이다. 6개월 뒤인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를 통해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 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거뒀을 경우 투자자에게 해당 소득의 20%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소득이 3억원 이하인 경우 20%, 3억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25%의 세율이 적용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약 15만명이 과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00만 개인투자자의 1% 규모다. ‘소득이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원칙 아래 2020년 도입된 금투세는 당초 지난해 시행 예정이었으나 여야 합의로 2년 유예해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금투세 관련 논란은 올해 1월 2일 증시 개장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금투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하면서다. 금투세 시행 유예가 아닌 폐지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것이다. 금투세 폐지는 윤 대통령 대선 공약이다. 국회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금투세 폐지 요청 청원 글이 여러 건이 올라와 있다. 금투세 폐지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이 기대감은 7만 명의 사람들의 동의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몇 건은
[FETV=박지수 기자] 학창시절 기자는 학생회 임원을 맡았다. 당시 기자가 다니는 학교는 야간 자율 학습이 필수였다. 다음 날 단어시험이 있었지만, 기자는 땡땡이(?) 치고 친구들과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논 적이 있다. 그날 시험을 망친 것은 물론 노래방에 간 게 들킨 기자는 교무실에 불려 가 “너는 학교를 대표하는 얘가 그러면 어떻게 하냐?”며 혼이 났다. 꾸지람을 듣는 내내 임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크게 반성한 바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에겐 언제부턴가 실적부진의 꼬리표처럼 붙어 다녔다. 제주소주, 삐에로쑈핑, 부츠 등 잇단 사업 철수는 물론 이마트24 등 주요 계열사 실적이 부진한 탓인듯 하다. 여기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정치 성향을 강하게 드러내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계열사 불매운동이 확산된 적도 있다. 주위에서 말려도 “개인적 공간”이라며 멈추지 않던 정 회장은 지난 3월 8일 회장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 이마트가 사상 첫 영업손실을 내며 그룹내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속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이뤄진 승진이었다. 1995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한 지 28년 만이자 2006년 부회장을 맡은 지 18년 만에 왕관을
[FETV=임종현 기자] '최고 연 20% 금리를 드립니다'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예·적금 금리가 3% 초중반 수준에 머무는 가운데 '최고 20%' 금리라는 단어가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요즘 흔치 않은 은행의 고금리 상품이다. '특판'이라는 단서가 달렸지만 최고 연 20% 적금을 언제 봤나 곰곰이 생각해봤다. 1998년 초 시중은행이 1년 정기예금 금리로 20%를 제시하고, 3년이면 65%의 이자를 준다고 광고하던 시절이 있었다. IMF 외환위기 직후의 특수한 시기로, 이후로는 저금리가 시작되면서 20%대 고금리 상품은 좀처럼 찾아 보기 어려워졌다. 최근 금리 10%를 훌쩍 넘는 적금들이 종종 보이고 있는 가운데 언제 부터인가 그 앞에 '최고'라는 말이 붙고 있다. 통상적으로 적금을 가입, 일정 기간동안 금액을 불입하면 '기본금리'만 적용된다. 최고금리를 충족하기 위해선 '우대금리'를 달성해야 한다. 최고금리만 보고 혹해서 적금을 가입하고, 상품 설명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면 기본금리만 받게 될 수 있다. 10만원의 이자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우대금리를 충족하지 못해 막상 수중에 들어오는 돈은 몇만원도 채 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부
몇 년 전 스스로를 ‘쓸모인간’이라 부르는 한 사람을 만났다. ‘가회동 집사 빈센트’라고도 불리는 이 68세의 남자는 필요한 물건을 손수 만들고 집을 아름답게 가꾸는 재주와 능력으로 ‘집사’의 삶을 자처하며 나이가 들어도 사라지지 않는 자신의 쓸모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쓸모있게 나이들어 가는 방법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하고 여기저기 매스컴도 타며 세간의 큰 관심을 모았었다. 당시 한 고객사의 사회공헌(CSR) 캠페인으로 고민하던 나는 이러한 빈센트의 삶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함께 프로젝트를 도모하고자 그가 살고 있는 가회동 집을 방문했다. 아름답고 재미난 그의 집과 삶을 보며 그 당시 어렴풋이 내가 이해했던 ‘쓸모있게 나이들기’란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기능과 효용성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며 여기서 말하는 기능과 효용성은 생산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나 활동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사이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가며 빈센트가 말한 쓸모있게 나이드는 것이 단순히 기능적인 효용성을 갖추는 것을 말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니 기능적인 효용성을 갖춘다는 것의 진짜 숨겨진 의미를 깨닫게 됐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