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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건설사의 고뇌..."철근값 오른다는데 걱정되네"

대우건설 제외한 시평기준 4대 건설사, 영업이익 모두 추락
철근값 고점 뒤 재상승 추세…수급 불균형에 건설중단 잇따라
직거래 한다지만...중국, 증치세 폐지에 생산량 줄이면서 철근값 더 오를듯

[FETV=김현호 기자] 잠잠하던 철근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최고점은 아니지만 철근값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건설현장에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철근값 상승은 곧장 생산원가 압박과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주택사업을 펼치는 건설사 입장에선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인한 주택건설 물량 감소에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까지 함께 짊어지는 이중고 때문이다.

 

문제는 철근가격 고공행진이 앞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근 중국 철강재 감산 조치가 예상되는 만큼 철근 가격 고공행진이 하반기내내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의 중론이다. 최근들어 철근 때문에 안절부절하는 건설사들이 늘어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7월 철근 가격 톤당 122만원 전달대비 8.9% 상승=철근값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된 철근 유통가격은 이번주, 톤당 122만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고치를 나타낸 지난 5월 말(136만원) 이후 하향 추세를 이어왔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철근값은 지난달 대비 8.9% 오른 것으로 1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철광석 가격은 197.12달러로 두 달 만에 200달러 이하를 나타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66% 이상 증가한 상태다.

 

철광석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글로벌 경기가 올해부터 살아나면서 철강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 철광석 수입국이자 생산국인 중국은 친환경 정책을 펼치면서 자국의 생산량을 조절하기 시작해 공급부족 사태를 부채질했다. 철강업계에서는 2분기는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강세가 이어졌던 만큼 하반기에도 비슷한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건설현장은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철근 생산량 1,2위 기업인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이 생산량을 최대한 끌어올렸음에도 수급불균형이 개선되기 어려워진 것이다. 앞서 대한건설협회는 올해 3~4월 국내 건설현장 59곳이 건설자재 수급 불안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철근과 형강을 비롯한 철강재 부족으로 전체 72.8%에 달하는 43곳의 현장이 멈췄다. 수급불균형에 공공부문의 건설현장은 22.9일, 민간부문은 18.5일 동안 중단됐다.

 

◆건설사, 갈길 바쁜데...철근 부족에 “건설활동 위축”=국토교통부의 ‘2021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8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고 현대건설이 2위를 유지했다. 이어 GS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이 뒤를 이었다. 3~5위 건설사는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의 기업분할 영향으로 전년보다 순위가 한 단계씩 상승했다. 이들 건설사는 2분기 실적이 부진하면서 하반기는 고삐를 쥐어야 하는 입장이다.

 

삼성물산의 건설부문은 2분기 매출 2조6590억원, 영업이익은 11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6.4%, 23% 감소했다. 특히 주요 사업 가운데 건축부문의 매출이 14% 이상 줄어들어 실적 악화에 주요 원인이 됐다. 현대건설과 GS건설, 포스코건설은 각각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다만, 대우건설은 분양 호조에 따른 매출 증가로 1923억원의 흑자를 올려 5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한 상승곡선을 나타냈다.

 

하반기 건설사의 반등 열쇠는 주택사업으로 분류된다. 제로금리에 가까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MZ세대(1981~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수요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124.7대 1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업계에서는 인허가 물량이 그동안 감소했던 만큼 단기적 부동산 공급 확대는 어렵다며 수요와 공급의 괴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문준 KB증권 애널리스트는 “7월 말 누적 아파트 분양 물량은 20만6000세대로 전년 동기대비 15.6% 증가하며 양호한 공급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견고한 분양시장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시행사와 건설사 모두 물량 확대를 위한 신규사업 발굴 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어 점진적인 분양 증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철근값 상승에 건설사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기타 원자재값도 크게 증가하면서 수익성 회복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정부의 관계부처가 모여 마련한 ‘철근가격 급등 및 수급 관련 건설업 대응방안’에 따르면 지난 1~4월 철근 생산량은 매월 증가했다. 1월에는 78만톤에서 4월에는 91만톤까지 오르며 최근 3년 사이 최고 수준에 달했지만 철근 수요는 이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보다 수요가 높아지면서 웃돈을 얹고 철근값을 구매해야 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정부는 “철근 납품 지연으로 공사는 지연되고 공사비도 증가할 수 있어 건설공사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공사원가 상승에 따른 건설업체 수익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들어 시멘트, 목재 등 철근 외 건설자재 가격도 상승 추세이고 철근 등 공급 지연에 따라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현장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국내 건설업 경기 회복에도 불구하고 철근 등 자재 수급 불안으로 건설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철근값 강세 전망속 중국 변수 예고...대형보다 중소형 건설사 타격 우려=대형 건설사들은 철근을 철강사와 직거래하기 때문에 중소형 건설사와 비교하면 부담이 덜한 상태다.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주택사업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있지만 대부분 건설사들에게 전체 원가에서 자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24% 수준에 불과하고 자재 가격 급등을 공사비에 반영할 수 있는 계약구조가 존재한다”고 했다.

 

문제는 철근값이 앞으로도 우상향 곡선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대형 건설사들에게도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수출 증치세 환급을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하반기 강재 가격의 변수로 지목된다. 최근 중국은 열연과 철근에 이어 냉연도금재 등 23개 철강재에 대한 수출증치세 환급을 없애기로 했다. 이 같은 특혜가 사라지면서 저가 수출이 어렵게 된 것이다. 국내 철강사들 입장에선 가격 경쟁력을 위해 납품단가를 낮출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조치는 수출 증대 방식이 아니라 내수에 집중하겠다는 뜻인데 이는 사실상 9월부터 수출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여기에 중국이 올해 친환경 정책으로 강재 생산량을 줄이기로 했지만 상반기 목표 생산량을 초과하면서 하반기에는 감산도 불가피해 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내 강재 수요도 부족해질 것으로 보여 국내에 유통되는 철근 가격은 하반기까지 타이트해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