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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LG 구광모, OLED 빛 본다

LCD TV 패널값, 올해 들어 처음 ‘마이너스’
전년比 100달러 이상 올라, LGD 수익성 문제 없어
8년 만에 OLED 흑자 확실시, “기대감 높다”

[FETV=김현호 기자] 구광모 LG 회장은 취임 이후 1년 만인 지난 2019년, 10.5세대(2940㎜ x 3370㎜)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 파주 P10 공장에 3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 OLED 패널 사업은 6년 동안 적자가 이어졌다. 하지만 구 회장은 이같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역발상 작전을 구사했다. '위기가 기회'라는 구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 회장은 올해 OLED 사업의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OLED TV 판매량이 크게 오르면서 올해 LG디스플레이의 호성적이 예상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사업성 부진을 이유로 구조조정 결단을 내린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경영전략이 주효한 셈이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LCD 패널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OLED 조기 대세화에 힘입어 올해 역대급 호성적을 거둘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작년부터 중국 광저우 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해 생산량도 늘어났고 세트업체들의 주문량도 늘어 수요량이 높아진 상태”라며 “파주 공장의 감가상각비도 많이 감소해 올해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TV용 LCD 패널, 가격 떨어졌지만...큰 문제 없을 듯=‘집코노미’ 수요가 늘어나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LCD TV 패널 가격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했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7월 하반기 32인치 패널의 평균가격은 87달러를 기록해 상반기 대비 1.1% 감소했다. 또 43인치 FHD와 4K 패널은 같은 기간 각각 0.7% 줄어들었다. 50인치와 출하량이 가장 많은 55인치는 모두 보합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의 기저효과로 가격 강세가 이어졌던 만큼 최근에는 열기가 식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방수요는 견조한 가운데 연말 TV 세트 판가 인상 계획과 그에 따른 수요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패널가는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매년 하반기는 블랙프라이데이와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연말 이벤트가 몰려있어 디스플레이 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분류된다. 세트업체들은 4분기 이벤트를 준비하기 위해 이르면 8~9월부터 디스플레이 업계에 패널을 주문하기 시작한다. 수요가 급증하면 가격이 떨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LCD 패널 가격의 추이는 8월을 기점으로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오름폭이 줄어들더라도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큰 문제는 아니다. LCD와 OLED의 매출 비중은 전체 약 7:3 수준이지만 이미 TV용 LCD 패널 가격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0달러 가량 상승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디스플레이 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OLED 패널 수요가 크게 확대되면서 동사의 OLED 사업 올해 처음 흑자전환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OLED, 8년 만에 ‘빛 본다’=지난 2013년부터 OLED 패널을 양산하기 시작한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상반기까지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초기 생산비용이 높고 낮은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이 문제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연구개발(R&D)과 라인 증설 등 투자규모만 10조원이 훌쩍 넘는데 하반기에는 오랜 영업손실에서 벗어나 ‘효자’ 상품으로 탈바꿈화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OLED 패널은 LCD에 비해 소비전력이 낮고 명암비가 우수한 장점이 여럿 있지만 성능이 월등한 만큼 그동안 가격 부담이 작용했다. 하지만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면서 가격 격차를 줄이게 되자 OLED TV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굳이 LCD TV를 구입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2분기, OLED TV 비중은 전체 TV 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10%를 넘길 것이라 내다봤다. 약 2년 만에 점유율이 두 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그러면서 올해 OLED TV 출하량은 당초 예상보다 높여 전년 대비 약 70% 증가한 610만대로 예측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TV 패널을 양산하는 만큼 높아진 수요를 고스란히 흡수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8년 만에 OLED 사업에서 흑자전환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1분기 OLED T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0.7% 늘어난 119만대로 선진국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TV가 대세가 됐다”며 “3분기 OLED TV 사업이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넘어 하반기도 강세…사상 첫 ‘30조원’ 시대 도전=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9조6566억원의 매출과 2조4020억원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8년 이후 3년 만에 한 해 흑자가 예상된 것으로 2조원을 넘어서면 2017년 이후 5년 만에 ‘새역사’를 쓰게 된다. 시장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사상 처음으로 30조원대 매출까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두 달 사이 하이투자증권은 30조95억원으로 예상했고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은 각각 30조95억원, 30조120억원으로 내다봤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품 공급 부족사태로 LCD TV 패널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OLED TV 패널 수요가 더욱 증가할 수 있고 ”P-OLED(플라스틱 올레드) 부문도 하반기 아이폰 신제품 출시 효과로 손익 개선폭이 뚜렷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폰12의 폭발적인 인기로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을 휩쓸어버린 애플은 이르면 9월 중순, 아이폰13(가칭)을 출시할 예정이다. 전작에도 중소형 OLED 패널을 탑재한 만큼 이번에도 사용할 것으로 보여 디스플레이 업계의 수혜가 예고된 상태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아이폰13 공급업체에 생산량을 9000만대까지 설정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생산량보다 20% 늘어난 수치다.

 

OLED 대세화가 성큼 다가오면서 이르면 내년에는 LG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 가운데 OLED의 비중이 LCD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OLED 패널의 매출은 지난해 7조9000억원에서 내년에는 14조8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LCD TV 매출비중은 빠르게 축소돼 OLED 매출 비중은 처음으로 LCD를 상회하는 ‘골든크로스’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