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창수 기자] 국내 71개 기업집단의 지난해 매출액은 국내 명목 GDP의 84% 수준인 1600조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모집단의 당기순익 규모는 55조 원 정도였고 이중 37%가 삼성에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71개 그룹 전체 직원 수 162만 명 중 삼성·현대차·SK·LG 4대 그룹에서 책임지고 있는 고용은 70만 명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내용은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71개 기업집단 경영 실적 및 고용 분석’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2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위가 올해 자산 5조 원 이상으로 지정한 71개 그룹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공정위가 올해 지정한 71개 그룹에 속한 계열사는 모두 2612곳이다. 이들 71개 그룹에 속한 2600곳이 넘는 회사에서 올린 지난해 매출액 규모는 1607조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2019년 64개 그룹에서 올린 1617조 원보다 줄어든 금액이다.
71개 그룹 계열사 수는 지난해 지정된 64개 그룹 내 2284곳보다 300곳이 더 많았다. 편입된 그룹과 계열사 수는 더 많아졌지만 매출은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여파가 대기업 집단의 매출 하락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루 분석된다.
◆ 전체 순익 중 삼성 비중 37% 차지
71개 그룹이 작년에 올린 매출 규모는 같은 기간 국내 명목 GDP 1924조 원의 83.5%에 달했다. 아울러 조사 대상 그룹 중에서는 삼성(333조 원)의 매출 비율이 20.8%로 가장 높았다.
71개 그룹 전체 매출의 5분의 1 정도를 삼성에서 도맡았다. 세부적으로 330조 원이 넘는 삼성 그룹 매출 중 49.8%는 삼성전자(166조 원) 한 곳에서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 다음으로 현대차(181조 원) 11.3%, SK(139조 원) 8.7%, LG(123조 원) 7.7% 순으로 매출 외형이 컸다. 이들 4대 그룹의 매출 규모만 해도 778조 원을 넘었다. 이는 71개 그룹 매출의 48.5%로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어 포스코(60조 원) 3.8%, 농협(59조 원) 3.7%, 한화(56조 6000억 원), 3.5%, 롯데(56조 4000억 원) 3.5%, GS(48조 원) 3% 순으로 매출 비중이 높았다.
71개 그룹의 작년 한 해 당기순이익은 55조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64개 그룹에서 기록한 57조 원과 비교하면 2조 원 남짓 줄어든 금액이다. 대기업 집단의 매출 외형과 함께 순익도 최근 1년 새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중 삼성은 20조 7000억 원 이상의 순익을 올려 조사 대상 전체 그룹의 37% 비중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 삼성이 올린 순익 중 75%는 삼성전자(15조 6000억 원) 1곳에서 담당했다.
한편 그룹 전체 매출 대비 당기순익이 차지하는 당기순익률로 보면 자산 순위 34위 넥슨이 가장 높았다. 이 넥슨의 작년 그룹 전체 매출은 3조 2000억 원이 넘었는데, 당기순익은 1조 1000억 원 이상이었다. 당기순순익률만 해도 35.6%로 71개 그룹 중 가장 높았다.
◆71개 그룹 고용 중 삼성·현대차·SK·LG 4大 그룹 직원 비중 43%…롯데는 고용 한파
71개 그룹에서 고용된 전체 직원 수는 162만 1958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말 고용보험에 가입된 인원 1411만 명의 11.5% 수준이다. 국내 고용보험에 가입된 직장인 10명 중 1명은 71개 그룹에 소속된 셈
71개 그룹 중 가장 많은 고용을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26만 2127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도 26만 886명 대비 1241명 증가한 숫자다.
현대차는 16만 7839명으로 두 번째로 많은 직원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대비 2020년에 증가한 현대차 그룹 직원 숫자는 삼성과 동일한 1241명이었다. LG도 2019년 15만 2897명에서 2020년 15만 3920명으로 그룹 고용 인력이 1년 새 1023명 많아졌다.
4大 그룹 중에서는 SK 그룹 고용 증가가 눈에 띄었다. SK 직원 수는 2019년 11만 544명에서 2020년에는 11만 4481명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고용 인력이 3937명 증가했다.
SK를 포함해 삼성·현대차·LG 4대 그룹이 책임진 작년 직원 수는 70만 명에 가까운 69만 8367명이었다. 이는 71개 그룹 전체 직원 수의 43%에 해당됐다. 4대 그룹 고용 인력은 2019년(69만 925명) 대비 2020년에 7442명 증가했다.
반면 국내 10大 그룹의 직원 수는 2019년 97만 2945명에서 2020년 96만 5258명으로 1년 새 7687명 감소세로 돌아섰다.
여기에는 롯데 그룹의 고용 한파 여파가 가장 컸다. 롯데는 2019년만 해도 그룹 전체 직원 수가 9만 1748명이었는데 작년에는 8만 4295명으로 1년 새 7453명이나 되는 일자리가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한화(3435명↓), GS(2434명↓), 포스코(1490명↓) 등도 같은 기간 1000명 넘는 직원이 줄었다.
한편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21년 주요 그룹에 주어진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고용 확대”라며 “제조업에서 고용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여건은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유통과 서비스 산업 등에서 얼마나 많은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올해 고용 성적표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