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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CEO 리뷰] SK건설 안재현, 리스크 넘고 '혁신' 깃발 꽂는다

안 사장, 라오스 댐 붕괴 여파에... 취임 첫 해 영업이익 대폭 감소
리스크 부담 높아지자... 시공능력순위 13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선진국 기술벽 넘고 잇따른 FEED, PPP 사업 수주하는 성과 올려
지난해 영업이익도 212.5% 성장…상반기도 2000억원 벌어들여

 

[FETV=김현호 기자] SK건설의 수장은 안재현 사장이다. 안 사장은 지난 2002년 SK그룹으로 이직한 이후 마케팅부문장과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주요 보직을 거치며 입사 이후 16년 만인 지난 2018년부터 SK건설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해외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대표적인 ‘해외통’으로 평가되며 회사의 사업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안재현 사장 체제가 자리잡은 3년간 SK건설의 실적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모습이었다.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문제가 발생해 영업이익은 대폭 축소된 반면,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실적은 상승세를 보이면서 안 사장의 리더십이 ‘빛을 바랬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안재현 사장 취임 1년 후... 플랜트가 말목 잡아=안재현 사장은 SK건설의 글로벌마케팅부문장과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글로벌비즈 대표를 맡은 이후 2018년에는 COO를 거쳐 CEO까지 승진했다. 주택사업보다 플랜트 비중이 높은 SK건설을 이끌 적임자라는 판단에 따른 결과였다.

 

하지만 오히려 안재현 사장 취임 이후 SK건설의 실적은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별도기준 SK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조4357억원, 8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무려 57.1% 감소했다. 이는 라오스 댐 붕괴사고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SK건설이 시공을 맡아 준공을 눈앞에 뒀던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 내 댐 붕괴사고는 지난 2018년 7월23일 발생했다. 댐이 붕괴하면서 5억톤(t)에 달하는 물이 쏟아졌고 이로 인해 이재민만 6600여명에 달했다. 안 사장은 사태수습을 위해 사고 직후 현지로 날아갔고 현지와 본사 임직원들을 긴급 파견시켜 구호활동에 전념했다.

 

안재현 사장은 재산피해와 교통 시설 복구, 임시거처 등에 필요한 보상·복구비로 1000억원을 선(先)지급하기로 했다. 댐 붕괴에 대해 라오스 정부 측은 “인재(人災)로 인한 결과였다”고 했지만 안 사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조사 결과에 따라 일회성 비용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SK건설의 재무상태가 악화될 여지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라오스댐 붕괴 여파는 SK건설의 전체 평가순위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SK건설은 지난 2018년 건설사 시공능력순위에서 11위를 기록해 13년 만에 10위권 밖으로 떨어졌고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 계약금 순위는 4위에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와싯가스개발 프로젝트 PKG1‘와 칠레 '레드드래곤 석탄화력발전 공사' 등 해외사업에서 공사계획이 축소되거나 변경돼 계약금액이 차감됐기 때문이다. 계약 이후 공사 규모가 축소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 업계에서는 라오스댐 붕괴 여파로 신뢰문제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안재현 사장, 기술 장벽 높은 산업에 SK건설 ‘깃발’ 꽂아=안재현 사장은 지난해부터 해외사업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선진국 건설사들의 높은 기술력으로 국내 건설사가 진입하기 어려운 각종 사업에 참여하면서 플랜트 사업을 확장시키고 있다.

 

미국 건설 전문지 ENR에 따르면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유럽기업은 지난해 도급계약 순위 기준, 일감을 몰아주는 중국을 제외한 상위 10개 건설사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이로 인해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수주의 경우 통상 FEED(기본설계)를 기본으로 한 EPC(설계·조달·시공) 사업 수주에 그친다. 하지만 SK건설은 유럽 기업을 제치고 잇따른 FEED 사업을 수주 하며 기술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재현 사장은 지난해 6월, 벨기에 PDH 플랜트 FEED를 확보해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서유럽 PDH(Propane De Hydrogenation)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PDH는 프로판가스에서 수소를 제거해 산업용 소재와 주방용기 등 일상생활 소재에 사용되는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이다. 올해 5월에도 사우디 PDH FEED를 수주해 글로벌 PDH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PPP(투자개발형 민관협력 사업) 사업으로 1조5000억원 규모의 영국 실버타운 터널사업에 참여했다. PPP는 정부가 발주하는 프로젝트로 외국 자본의 참여를 유도해 부족한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진행된다. SK건설은 스페인과 호주 등 5개국 5개사(社)와 함께 협업해 수익은 물론 투자지분에 대한 배당수익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조직개편에 신사업 모델 발굴 박차=SK건설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하반기를 시작으로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에너지기술부문을 신에너지사업부문으로 개편하는 등 조직개편이 이뤄졌다. 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대외변수 리스크가 높은 플랜트 사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안재현 사장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안 사장은 스마트그린산단사업그룹과 리사이클링사업그룹 등으로 조직된 친환경사업부문의 사업부문장을 맡아 이를 총괄하기로 했으며 지난 9월에는, 국내 최대 환경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를 1조원을 들여 인수하기로 했다. SK건설은 이번 사업을 바탕으로 친환경기업은 물론 기존 플랜트 및 인프라 현장과 접목한 신사업들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안재현 사장은 라오스 댐 붕괴 사고를 뒤로하고 지난해 영업이익을 2710억원 올리며 전년 대비 212.5% 성장시키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로 인해 시공능력순위에서도 1년 만에 10위권에 복귀하기도 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도 58.2% 오른 2034억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 실적까지 가능할 예상된다.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가슴 뛰는 2020년을 만들어 가자”고 했던 안재현 사장은 친환경 플랜트 및 발전과 연료전지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에 나서기로 했다.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하며 최태원 SK 회장의 믿음에 보답하고 있는 안 사장이 건설사들의 전통적인 수익원이었던 주택산업과 플랜트를 넘어 새로운 DNA를 SK건설에 심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안재현 SK건설 사장 프로필

▲1966년 출생 ▲서울 여의도고등학교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졸업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1987년 주식회사 대우 입사 ▲2002년 SK그룹 구조조정본부 ▲2004년 SK D&D 대표 ▲2012년 SK건설 글로벌마케팅부문장 ▲2016년 SK가스 경영지원부문장 ▲2017년 SK건설 최고운영책임자(COO) ▲2018년 SK건설 최고경영자(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