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송은정 기자]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배틀그라운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인물이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전산학과 박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2000년부터 게임 스튜디오에서 개발, 기획, 기술 업무를 담당해 경력을 쌓았다. 크래프톤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 대표는 펍지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온라인게임 ‘세피로스’ 디렉터, 넥스트플레이 CTO, 온라인 게임 ‘펀치몬스터’ 개발 총괄 등을 역임했다.지노게임즈가 블루홀(현 크래프톤) 자회사로 편입되기 전에는 '데빌리언' 프로듀서를 맡았다. 2015년 블루홀지노게임즈에서는 CTO 겸 개발 프로듀서를 맡아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총괄했다. 2017년 블루홀이 조직개편을 진행하면서 블루홀지노게임즈 사명을 펍지주식회사로 변경하고, 김창한 프로듀서를 대표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1974년생으로 올해 나이 47세다. 카이스트 출신으로 2000년부터 게임 스튜디오에서 경력을 쌓으며 16년 동안 출시한 3개의 게임을 출시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던중 마지막 도전이라는 심정으로 ‘배틀그라운드’ 개발에 돌입했고 끝내 대성공을 이뤄냈다.
‘배틀그라운드’는 론칭 이후 3년 동안 개발비의 700배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우여곡절 끝에 성공 시킨 '배틀그라운드'는 100명가량의 이용자가 한정된 지역에서 마지막 생존자가 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김 대표는 당시 비주류로 꼽히던 PC게임, 그리고 배틀로얄 장르를 골라 배틀그라운드를 만들었다. 이 게임은 정식 출시를 하기도 전부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2017년 12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정식으로 출시하자 배틀그라운드는 PC방게임 점유율을 절반 가까이 차지할 정도로 흥행했다.
"'배틀그라운드'는 흥행보다는 빠른 실패를 경험하기 위해 개발을 시작한 게임이다. 새로이 도전해 빠르게 실패를 겪으면 여러모로 남는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위와 같이 말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 정신으로 게임 개발에 임했다. ‘배틀그라운드’는 국내는 물론 해외 유저까지 사로잡으로 K게임 열풍의 선두주자가 됐다. 특히 PC와 콘솔 판매량은 7000만장을 넘어섰고, 모바일 다운로드 역시 6억건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틀그라운드'를 탄생시킨 주역인 김 대표는 펍지에서 개발본부장과 대표이사를 지내며 배틀그라운드 개발을 이끌었다. 이전에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다.
◆e스포츠 기반 문화 콘텐츠 제공=김 대표는 배틀그라운드를 e스포츠를 기반으로 한 문화 콘텐츠로 만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김 대표는 2018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펍지 글로벌 인비테이셔널 2018(PGI 2018) 미디어데이에서 “배틀그라운드를 단순한 게임을 넘어 다양한 방향과 채널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콘텐츠를 e스포츠라고 보고 재미, 스케일,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발전된 e스포츠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펍지는 지난해부터 한국, 북미, 유럽, 중국에서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 정규리그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배틀그라운드 e스포츠를 일시적 마케팅 수단이 아니라 별도의 콘텐츠이자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e스포츠만으로도 자생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도록 장기적 투자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래프톤과 카카오게임즈는 야심작 ‘엘리온’을 준비하고 있다. 엘리온은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배급하는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사용자 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연내 출시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이후 새로운 흥행 게임을 내지 못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2014년에 엘리온을 개발하기 시작했는데 게임을 시범적으로 선보일 때마다 혹평에 시달렸다. 크래프톤은 2017년에 비공개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이용자들에게 의견을 모아 게임을 80% 이상을 수정했다. 지난해 시범운영한 뒤 이번에는 게임 정체성을 아예 바꾸고 게임 이름도 ‘에어’에서 엘리온으로 변경했다.
◆크래프톤 대표 취임=김 대표는 올해 6월 크래프톤 대표로 취임 했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식에서 "도전과 변화를 통해 게임 '제작의 명가’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크래프톤이 제2의 배틀그라운드 제작을 통해 전 세계가 인정하는 '제작의 명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사를 이끄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창의적 경영을 통해 명작이 탄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인재 영입, 육성 등을 통해 '제작의 명가'라는 비전과 명성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제작의 명가'로 재도약하기 위해 ▲정량적 성공에 집착하지 않고 '명작' 기준에 부합하는 게임 제작 ▲실패가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가치 있는 도전 ▲자율과 책임, 권한과 책임 사이의 균형 ▲'제작의 명가'라는 비전을 공유하는 공동체로서의 인식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개발조직의 독립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게임 개발 스튜디오들의 독립성을 강화해 각자의 정체성을 갖춰 지속 가능한 게임 제작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식재산권 프랜차이즈와 관련한 투자 진행 계획도 언급했다. 배틀그라운드를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 이스포츠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응용하겠다는 의미다.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 투자=김 대표는 지난 6월 취임식에서 ““게임으로 제작할 수 있는 원천 지식재산(IP)을 확보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게임 지식재산이나 제작팀과 관련한 발굴도 계속해서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의 연장선으로 지난 8월 김 대표는 드라마 제작사 히든시퀀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 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를 통해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재문 히든쉬퀀스 대표이사 이어 2대주주가 됐다. 이번 전략적 투자는 김 대표가 앞서 말한 '크래프톤의 지식재산권(IP)사업 확장 전략'의 일환이다.
앞서 크래프톤은 ‘플레이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드라마, 영화 등의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게임 제작을 위한 오리지널 지식재산권을 발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대표는 “확장 가능성이 있는 게임 지식재산권을 e스포츠, 드라마, 영화,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 포맷으로 확장하고 게임화가 가능한 원천 지식재산권 확보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지식재산권 프랜차이즈에 투자를 적극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크래프톤 펍지의 비개발조직과 통합…통합법인 출범=지난 9월 김 대표는 자회사 펍지의 비개발조직과 통합한 새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크래프톤은 지난 9월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KTL)’에서 통합법인을 만들어 독립 스튜디오체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통합 법인은 앞으로 독립스튜디오가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크래프톤 산하의 독립 스튜디오는 ▲펍지스튜디오 ▲블루홀스튜디오(MMORPG) ▲캐주얼게임 제작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됐다. 독립 스튜디오는 '책임 제작'이라는 환경 아래에서 게임 개발에만 집중한다.
김 대표는 앞으로 통합법인과 독립 스튜디오 사이에 협업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모델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통합법인은 독립 스튜디오들이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방면의 업무환경을 조성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이끌어 나갈 것“이라며 ”독립 스튜디오들은 특정한 게임장르에서 경쟁력 있는 제작능력을 갖추고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책임 제작을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한 크래프톤·펍지 겸직 대표 프로필
▲1974년 출생 ▲1992~1997 한국과학기술원(KAIST)전산학 학사 ▲1997~1998 한국과학기술원(KAIST)전산학 석사 ▲1998~2007 한국과학기술원(KAIST)전산학 박사 ▲2000~2003 이매직 개발/기획/기술 팀장 ▲2003~2008 넥스트플레이 CTO 겸 테크니컬 디렉터 ▲2009~2014 지노게임즈 CTO / 개발 프로듀서 ▲2015~2017 블루홀 지노게임즈 개발 본부장 ▲2017~ 펍지 주식회사 대표 ▲2020.6~ 크래프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