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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CEO 리뷰]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반도체 ‘초호황’ 선봉에 서다

반도체 성장 이끌어낸 이석희 사장, 역대 최대 실적 쌓아
D램 초호황 뒤로하고... 가격 경쟁력에 화웨이 제재까지
"삼성 게 섯거라"…인텔, 낸드 사업 인수로 점유율 끌어올려
성장률 5배 높은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점유율은 1% 안팎

[FETV=김현호 기자] 미국 인텔 출신인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그는 지난 2018년 SK하이닉스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2년차 최고경영자(CEO)다. 이 사장은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한 이후 반도체 명문으로 불리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카이스트(KAIST)에서 전기 및 전자공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반도체 산업의 발전을 이끈 한국반도체 산업의 주역중 한명이다.

 

지난 2013년 SK하이닉스로 복귀한 이석희 사장은 회사의 미래기술원장과 D램개발사업부문장,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핵심 보직에 재직하며 메모리반도체 세계 2위 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는 D램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낸드플래시 사업분야로 확장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 ‘초호황’ 이끌어낸 이석희, 최선봉에 서다=이석희 사장이 COO로 재직하던 지난 2017년, SK하이닉스의 실적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그 해 회사의 매출은 30조1094억원, 영업이익은 13조7213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75%, 318% 오른 수치다.

 

정보기억장치인 메모리반도체는 D램과 낸드플래시로 양분됐다. 생산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D램 생산기업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 등 단 3곳뿐이다. 이로 인해 4차 산업혁명의 기술발전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올라 반도체 초호황이 벌어진 2017년에는 수요대비 공급이 제한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당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무려 46%에 달했다.

 

이석희 사장이 COO로 재직하던 마지막 해인 2018년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0조4450억원, 20조8437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는 이 사장의 공이 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D램개발사업부문 부문장을 역임하며 D램의 미새공정 기술개발을 위해 선제적 투자에 나섰다. 이는 삼성전자와 기술격차를 좁히는 결과로 이어졌고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특수의 수혜를 입는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화웨이 제재에 가격 떨어지는 D램까지…고심 깊어진 이석희 사장=지난 2019년, SK하이닉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6조9907억원, 2조7127억원이다. D램의 매출은 20조2926억원으로 전체 75.1%에 달했다. D램 비중이 높은 만큼 가격 상승이 이뤄져야 했지만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반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1조946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05%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로 반도체 재고를 쌓아놓기 위한 기업들의 주문이 급등하자 반도체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에 사용되는 서버용 D램(DDR4 32GB)은 2분기에 143.15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월(109.00 달러) 대비 31.3%가량 증가한 가격이다.

 

D램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하반기에는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에 반도체 공급이 중단되면서 이석희 사장의 고심이 깊어진 모양새다. 화웨이는 지난해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가장 많은 208억 달러(약 24조7000억원)의 반도체를 주문했으며 SK하이닉스의 화웨이 비중은 약 15%로 알려져 있다.

 

D램 가격도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재고 확보가 이뤄지면서 반도체 주문이 줄어들자 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버용 D램의 경우 지난 7월 134.00 달러로 떨어졌고 8월에는 128.00 달러, 9월에는 122달러로 추가 하락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늦어도 4분기부터 재고 소진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특수’를 누릴 만큼 주문량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새판 짜는 이석희, SK하이닉스 미래는?=이석희 사장은 D램에 편중된 기형적인 회사의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미래지형적인 신사업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사업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그는 D램대비 낸드플래시의 경쟁력이 약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지난해 ‘기업가치 100조원’ 시대의 포부를 밝히며 낸드플래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8월 열린 경영진들과의 워크숍에서는 ‘낸드플래시 반도체 경쟁력 강화’가 주요 주제이기도 했다.

 

SK하이닉스의 D램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30.1%로 세계 2위지만 낸드플래시 점유율은 10.7%로 5위에 그쳤다.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함께 양강 구도지만 낸드 시장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SK하이닉스가 공시한 낸드플래시 매출은 5조1395억원이지만 영업손실은 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낸드플래시는 D램보다 속도가 느리지만 한 번 입력된 정보는 10년간 저장이 가능한 특징이 있다.

 

SK하이닉스는 기본단위인 ‘셀’을 96단 적층한 5세대 낸드플래시에 이어 지난해부터 128단 적층한 6세대 낸드플래시 생산을 삼성전자보다 앞서 시작했다. 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경기도 용인시와 이천, 충북 청주시에 총 175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거침없는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미국의 인텔로부터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인수금액만 10조3000억원으로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각국 정부가 M&A를 승인할 경우 SK하이닉스의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에 이어 단숨에 2위까지 뛰어오른다. 이석희 사장은 "이번 인텔 인수로 D램 사업만큼 낸드 사업이 성장한다면 기업가치 100조원이라는 목표 달성은 앞당겨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석희 사장은 메모리 반도체보다 시장 규모가 큰 비(非)메모리 반도체를 성장시켜야 하는 숙제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대비 성장률이 2022년까지 5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AP(application processor), 이미지센서, CPU(중앙처리장치), 파운드리 등을 뜻하는 비메모리 반도체의 점유율은 전체 반도체 시장 가운데 70%를 차지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위탁생산을 뜻하는 파운드리를 위해 지난 2017년 자회사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분사했다. 하지만 전체 점유율은 1% 안팎에 그치고 있어 이석희 사장이 파운드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어떤 ‘카드’를 선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프로필

▲1965년 출생 ▲서울 영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무기재료공학과 ▲서울대학교대학원 재료공학 석사 ▲스탠퍼드대학교 재료공학 박사 ▲1990년 현대전자 ▲2000년 인텔 ▲2010년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과 부교수 ▲2013년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2014년 SK하이닉스 D램개발사업부문 부문장 ▲2016년 SK하이닉스 최고운영책임자(COO) ▲2018년 SK하이닉스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