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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클로즈업]대림산업 분할한 이해욱 지배력 확대 성공할까?

대림산업 지분 낮은 이해욱 회장, 인적·물적분할 활용해 지배력 강화 추진
“분할 위해서는 주주 동의 반드시 필요한데”…대림산업, 주가는 오히려 ↓
대림산업, 분할 발표 이후 사업전략·배당정책 공개 안 해, 주주 반응 미진
성공적인 분할해도 이 회장 지배력 강화 의문…대림코퍼와 합병 진행할까

[FETV=김현호 기자]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이 지배력 강화를 위해 대림산업을 분할하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시장은 이같은 결정에 다소 냉정한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주사를 새롭게 세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이 회장이 주주들의 동의를 얻고 성공적인 지배력 확대를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배력 약한 대림 ‘이해욱’, 대림산업 분할 추진=대림그룹의 지배구조는 이해욱 회장 등 특수관계인→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으로 이어진다. 대림산업의 지분은 국민연금과 외국인 투자자 등이 53%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대림코퍼레이션은 21.7%에 불과해 이 회장의 지배력이 약하다는 문제가 꾸준하게 지적됐다.

 

이 회장은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림산업을 지주회사와 2개의 사업회사로 분할하기로 했다. 건설사업부문을 인적분할 해 디엘E&C(가칭)를 설립하고 지주사인 디엘(가칭)을 세워 100% 자회사로 석유화학사업을 물적분할 해 디엘케미칼(가칭)을 설립한 것이 주요 골자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에 따라 디엘 44%, 디엘E&C 56%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분할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주주의 지배구조 강화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대림산업은 탄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지만 분할 발표 이후 주가가 떨어지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조1301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고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대비 11.5% 증가한 5964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가는 인적분할을 발표한 지난 10일, 9만2800원을 기록한 이후 18일에는 10% 떨어진 8만3500원에 거래가 마감했다.

 

김치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 사업부 분할을 동반한 인적분할이 사업부 각각의 재평가로 이어져 호재로 평가받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했다.

 

 

◆디엘 지분 확보가 최대 과제, 이해욱 회장 어떻게 돌파할까?=인적분할은 주주들의 지분율대로 신설법인의 지분을 나눠 갖기 때문에 주주 설득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림산업이 분할을 발표한 이후 구체적인 사업 전략이나 배당정책 등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기존 주주들이 분할과정을 냉정하게 평가해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의 보유지분이 낮은 만큼 분할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주주들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주주환원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디엘의 지분을 어떻게 확보할지 주목하고 있다. 인적·물적분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대림그룹은 대림코퍼레이션→디엘E&C→디엘(대림)건설, 대림코퍼레이션→디엘→디엘케미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분할이 이뤄지더라도 이 회장의 지배력 확대는 여전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이에 따라 이 회장이 분할 이후 디엘E&C의 지분을 디엘에 현물출자하고 본인이 52.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대림코퍼레이션과 디엘을 합병해 결국 합병회사가 디엘E&C와 디엘케미칼을 동시에 지배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대림코퍼레이션은 지난 3년 동안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떨어져 디엘보다 합병 비율이 낮게 책정될 우려가 있다. 합병을 시도해도 이 회장의 지분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것이다.

 

이해욱 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6월30일 기준, 대림산업 지분을 13.50%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 설득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욱 회장은 12월4일 주주들에 분할계획서 승인을 받기 위한 임시 주총을 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