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기 대표 [사진=삼성전기]](http://www.fetv.co.kr/data/photos/20200520/art_15892435103953_f30fdd.png?iqs=0.8493156103320097)
[FETV=김현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택을 받은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이 기존 컨세서스(전망치)를 상회하는 1분기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2분기부터 매출 하락이 우려되는 등 험난한 가시밭길을예고하고 있다. 경 사장이 이같은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 그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경계현 사장은 그룹 전자계열사 대표이사 중 가장 젊은 50대 최고경영자로 삼성전자 정기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회장이 그룹의 ‘차세대 주자’를 육성하겠다는 기조로 인사를 단행했던 만큼 경 사장의 책임감도 더욱 커진 것이다. 경 사장은 지난달 취임 100일을 맞아 첫 외부활동을 통해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통해 기술이 강한 회사로 도약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업황 불황이 예고돼 삼성전기 성장이 불확실해졌다. 삼성전기는 전자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로 글로벌 수요 감소에 따라 생산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삼성전기의 1분기 영업이익은 16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1%가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0의 출시효과로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지만 ‘실적 방어’에 그쳤다는 평가다.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삼성전기 실적에 안개가 꼈다. 전방산업인 스마트폰 침체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6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폰 1분기 출하량은 6년 만에 3억대 아래로 추락했다. 삼성전자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가 떨어졌고 시장 점유율도 1%포인트(p) 하락했다.
삼성전기는 크게 컴포넌트·모듈·기판솔루션으로 사업부문이 세분화돼 있다. 이 중 수동소자 사업인 컴포넌트와 카메라·통신 모듈의 지난해 매출은 6조570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81.71%를 차지했다. 즉, 두 사업의 부진은 삼성전기 실적 하락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컴포넌트의 핵심 제품은 반도체에 전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 Multi Layer Ceramic Condencer)다. 이미 MLCC는 ASP(평균판매가격) 하락으로 삼성전기 1분기 수익 하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스마트폰 1대에 약 1000개가 들어가는 MLCC는 생산량에도 차질이 생겼다.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진행 중인 중국 톈진 신공장 공사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모듈 사업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던 삼성전기는 2분기 실적 하락이 예고됐다. 1분기에는 카메라용 모듈과 와이파이 통신 모듈, PC 중앙처리장치(CPU) 및 5G 안테나용으로 매출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 2분기는 스마트폰 출시가 적고 코로나19로 글로벌 소비 위축의 영향이 예측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삼성전기의 2분기 영업이익을 15.4% 하향 조정하며 부정적으로 분석했다. 배현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0 판매 부진으로 인해 카메라 모듈 사업의 매출 하향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