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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부동산


대우건설 시가총액 '3분의 1' 토막…고민 깊어지는 산업은행

11년간 ‘새주인’ 찾지 못하고 있는 대우건설
3조 투입한 산은, 현재 시총은 1조원대로 추락
코로나19에 주택경기·해외수주 모두 난항 예고

 

[FETV=김현호 기자] 산업은행의 고심이 깊어졌다. 팔아야 될 회사가 코로나19 사태이후 몸값이 곤두박질치면서 제값받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해 주채권은행으로 참여했지만 아시아나의 기존 가치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차라리 아시아나는 매각 주체라도 있지만 대우건설의 앞길은 구만리다. 11년째 산업은행 품에 있는 대우건설은 업황 악화로 가치마저 폭락하는 등 더 암담하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미래 성장 분야의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할 목적으로 지난해 초 KDB인베스트먼트를 세웠다. 이 회사는 산은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을 위해 새로운 대주주를 찾는 역할을 하고 있다. 산은은 지난해 대우건설의 주식 전량인 50.75%를 KDB인베스트먼트에 매각하며 새주인 찾기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산은 입장에서는 대우건설의 가치를 높여 매각에 나서야 하지만 올해도 쉽지 않아 보인다. 대우건설의 시가총액은 4월 초 기준, 1조1928억원이다. 산은이 2010년 인수했을 때 투입됐던 금액이 3조2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무려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지만 업황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회복될 수 있을지 알 수 없게 됐다.

 

당초 대우건설의 전망은 긍정적으로 흘러갔다. 건설사들은 크게 주택분양과 해외수주를 통해 실적을 쌓는다. 대우건설은 올해에만 민간 건설사 중 가장 많은 3만4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으며 5조원 규모의 나이지리아 LNG액화 플랜트 공사에는 원청 자격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악재가 터졌다. 이로 인해 전채 주택 물량 중 3월 분양이 전년 대비 28%가 감소했고 이달에도 32%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가 폭락하면서 대우건설이 목표액으로 제시한 해외수주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미 건설업황은 최악을 보이고 있다. 건설산업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실사지수(CBSI)는 금융위기 직전 수준인 60 밑으로 떨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총회 일정을 연기하는 재건축 조합들은 시공사 선정을 미루고 있으며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이미 13년 만에 가장 낮은 223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우건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모두 하락했다. 매출은 4년 만에 10조원을 넘기지 못한 8조60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인 3641억원을 달성했다. 1999년 대우그룹에서 분리된 대우건설은 박삼구 회장 시절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잠시 ‘둥지’를 텄을 뿐이다. 업황 악화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가운데 ‘떠돌이’ 생황을 끝낼 수 있을지 의문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