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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김형 대우건설 사장, 기초 체력 구축해 '새 주인' 찾기 나선다

김형 사장, 외부 인사로 40년 동안 '건설' 우물만 판 토목 전문가
결사반대 외치며 사장 선임 반대한 노조…김 사장 '정면돌파'
해외수주에 주택수주까지 '청신호'…대우건설 새 주인 찾아야

[FETV=김현호 기자] 2019년 시공능력 5위에 오른 대우건설은 김형 사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사장은 5대 건설사에서 유일하게 정통 ‘핏줄’이 아닌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40년 가까운 세월동안 ‘건설’이라는 한 우물만 판 건설통이다. 건설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그는 대우건설을 잘 키운 뒤 새로운 주인에게 인도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형 사장은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건설업에 발을 내밀었다. 고위직에 올라도 산업 현장을 누비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현대건설 시절에도 울산신항, 스리랑카 현지 등 현장 소장을 역임했다. 이후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로 자리를 옮겨 해외사업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기여하며 ‘해외통’ 이라는 호칭을 달게 됐다.

 

 

◆‘결사반대’ 외친 노조 설득하며 우여곡절 끝에 사장에 올라=김형 사장은 취임 이후 직원들과 적극적인 스킨십을 이어오고 있지만 취임 이전에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대우건설 노조가 김 사장의 사장 선임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300명이 넘는 직원들은 단체로 김 사장을 사장으로써 인정할 수 없다며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2018년 5월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당시 김형 후보를 “33년간 토목 분야에서 활동하며 건설업에 종사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며 대우건설 대표이사에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대우건설 노조가 김형 사장을 직접적으로 반대한 이유는 범죄연루, 능력부족, 낙하산 등의 이유였다.

 

김형 사장은 2004년 현대건설 울산신항 현장소장일 당시 광양항 컨테이너 공사 발주와 관련해 공직자에게 뇌물을 공여한 사건에 연루돼 수사선상에 오른 전례가 있다. 노조는 이를 두고 김 사장이 “긴급 체포돼 광주 구치소에서 구속 수감된 적이 있다”고 반발하며 사추위와 기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노조는 또 김형 사장이 삼성물산 부사장으로 재직했을 당시에는 1조원의 손실을 유발했다며 대우건설을 이끌 자격이 없는 경영인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11년 삼성물산 시빌(Civil) 부사장으로써 영업본부·엔지니어링본부·PM본부 등을 총괄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삼성물산은 6조5000억원에 달하는 해외 자원 인프라 공사에서 8700억원을 손해 봤다. 또 삼성물산이 서울 지하철 9호선 시공을 맡았을 당시에는 곳곳에서 싱크홀이 발생해 부실시공 논란이 커지기도 했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사추위를 구성하며 헤드헌터(기업 고위 임원을 선정할 때 외부 업체에 위탁해 선정 평가를 맡기는 일)를 도입했다. 사장 후보만 40명이 몰리며 뜨거운 열기가 이어졌지만 산업은행 측이 갑자기 김형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김형 후보를 사장으로 선임하자 노조는 “산업은행이 꼭두각시 사장을 새워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진행하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형 사장은 반대가 극심한 노조의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정면 돌파를 감행했다. 그는 공식 면담을 통해 여럿 의혹들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회사의 비전을 제시하며 노조의 마음을 되돌리는데 성공한 이후 2018년 6월 대우건설 사장으로 취임하게 됐다.

 

◆김형 사장, 세번째 주인 찾기 최대 과제로=대우건설은 수년 동안 새로운 ‘둥지’가 없어 산업은행의 지배를 받고 있다. 1999년 대우그룹에서 분리된 이후 최대주주를 아직도 못 찾았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5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며 최대주주가 됐지만 박삼구 회장 일가의 무리한 경영과 금융위기가 겹치며 대우건설은 3년 만에 또다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현재 산업은행의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의 지분 50.75%를 보유하며 세 번째 주인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이대현 KD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대우건설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따라서 김형 사장은 대우건설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야하는 숙제를 갖고 있다.

 

지난해 대표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리뉴얼’한 대우건설은 알자배기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며 주택사업에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사측은 지난해 4월 3231억 규모의 서울시 성북구 장위6구역 재건축 사업을 확보했으며 1964억 규모의 구로구 고척4구역도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성공했다.

 

비록 재건축 사업 최대어라고 평가 받는 서울시 은평구 갈현1구역과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에는 참여하지 않았지만 주택사업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대우건설은 올해 3만4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국내 건설사 중 최다물량이다.

 

체질 개선을 끌어올려야 하는 대우건설은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모양세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전 부문의 매출 회복이 예상되는 만큼 실적에 대한 부담을 일부 덜어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 대우건설은 이미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 5조원짜리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건설 사업을 수주해 올해에는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모잠비크, 카타르, 인도네시아 등 LNG부문과 토목 부문 수주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의 2020년 해외 수주 가이던스 눈높이가 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우여곡절 끝에 대우건설의 ‘선장’으로 임명된 김형 사장은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이한다. 김 사장의 임기는 내년에 끝이나 올해는 임기 변곡점을 맞게 된다. 주택정비사업과 해외수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분주한 김 사장의 리더십이 대우건설의 가치를 어느정도로 끌어올리지 관심이 모아진다.

 

 

■ 김형 대우건설 사장 프로필

▲1956년 출생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 ▲1978년 현대건설 입사 ▲2008년 현대건설 울산신항 현장소장, 스리랑카 콜롬보항만 확장공사 해외현장소장, 상무 ▲2011년 삼성물산 시빌 사업부장 전무 ▲2013년 삼성물산 시빌 사업부장 부사장 ▲2015년 포스코건설 글로벌 인프라 본부장, 부사장 ▲2018년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