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그룹 회장 [사진=HDC그룹]](http://www.fetv.co.kr/data/photos/20190936/art_15675771368336_f09049.jpg)
[FETV=김현호 기자] 초대형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 찾기가 3일 본격 시작됐다.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으로 하마평에 올랐던 GS, SK, CJ 등 대기업들이 항공시장 경기불황을 등을 이유로 입찰 과정에서 꽁무니를 뺐다.
반면 저비용항공(LCC)의 대표주자 제주항공을 운영하는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업계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던 HDC현대산업개발이 미래에셋개대우와 컨소시움을 통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사실상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중견기업과 사몬펀드 등이 힘겨루기하는 마이너리그 3파전이 펼쳐지는 셈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진 3곳중 눈길을 끄는 곳은 정몽규 회장이 이끄는 HDC현대산업개발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인수를 위해 전략적투자자(SI) 역할을 맡으며 재무적투자자(FI) 로 참여하는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현산은 이번 인수를 통해 호텔·리조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양사가 파트너를 선택한 데 있어서는 회사 CEO의 영향력이 컸다는 후문이 나온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2년 선배로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래에셋대우는 부동산114를 HDC현대산업개발에 매각 이후 이번 인수를 통해 다시 손발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의 이번 도전은 HDC현대산업개발을 건설업에만 한정시키지 않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산의 모회사인 HDC그룹은 이미 사업 영역 확대를 위해 다변화를 모색했다.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호텔HDC를 필두로 서울·부산의 파크 하얏트 호텔, 속초 아이파크 콘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15년에는 이부진 사장의 호텔신라와 함께 ‘HDC신라면세점’ 법인을 출범시키며 면세점 사업도 운영 중에 있다.
올해 4월22일에는 한솔오크밸리의 경영권을 넘겨받아 리조트 사업을 확대했다. 한솔오크밸리는 골프·스키 리조트 등의 사업을 펼치는 중견급 레저업체다. 또 1105호실 규모의 콘도도 성업 중에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새로운 CI를 선포하고 ‘한솔개발 주식회사’의 사명을 ‘HDC리조트 주식회사’로 변경해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 사업다각화 모색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KTB투자증권은 이번 인수에 “아쉬운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정 회장의 의도와는 다르게 사업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선미 연구원은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존 사업은 수익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운송업종 특성상 실적 변동이 크고 개발 사업과 연관이 적다”고 설명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기존 주력사업과 항공운수업의 연관성이 낮아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이 지속되는 동안 부진한 주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날 HDC현대산업개발이 예비입찰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회사의 주가가 9.34% 급락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은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과 현대산업개발, 대한항공 2대주주인 KCGI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모펀드 업체 2곳을 포함한 5개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은 입찰 참여 기업을 공개하지 않아 추가 기업이 등장할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양사는 우선 인수 협상자를 1개월 안에 선정하고 연내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