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밥솥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끄는 효자 수출상품 중 하나다. 이제는 동남아시아 쌀문화권 지역으로도 수출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지역이 베트남이다.
최근 베트남 지역에서 한국산 밥솥의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다. 대베트남 밥솥 수출액 증가의 주요 원인은 '한국-베트남 FTA'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푸드tv뉴스는 두 차례에 걸쳐 KOTRA 자료를 토대로 베트남 밥솥시장 진출을 위한 관련 시장현황과 전망을 분석한다.
● 베트남 소형 주방가전시장과 쌀소비 현황
한국무역협회 수출통계에 따르면 2016년 한국산 전기밥솥의 대 베트남 수출액은 약 720만 1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6.9% 증가한 금액으로 한국의 대세계 수출액 증가 속도(10.7%)를 크게 앞지르는 성장율이다. 품목별 통계에서도 베트남은 중국, 미국을 이어 한국산 전기밥솥이 가장 많이 수출되는 국가로 나타났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가 추산한 2016년 베트남 소형 주방가전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4.4% 증가한 3조1191만 동(약 1억3944만 달러)다. 시장 성장속도 측면에서 봤을 때 전년도보다 개선됐으나 예년 대비 상당히 둔화된 모습이다.
이러한 성장세 약화를 근거로 베트남 소형 주방가전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주방가전시장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기밥솥시장의 성장 둔화가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다. 실제로 2016년 베트남의 전기밥솥 매출은 1조1752억 동(달러 환산액 약 5253만7000달러)로 성장률은 전년 대비 1.9%에 그쳤다.
유로모니터는 베트남 전기밥솥 시장의 향후 5년간(2016~2021년) 연매출 성장률을 예년 수준보다 낮은 1.3%로 전망했다. 현지 소비자들의 바빠진 생활과 외식 선호도 증가, 전자레인지 이용 확대로 현지인들의 전기밥솥 소비가 점차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날이 감소하고 있는 베트남인들의 쌀 소비량도 베트남 전기밥솥 시장의 성장세 둔화 전망에 무게를 더하는 요인 중 하나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2001~2010년 150kg 수준이었던 베트남 국민의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2012년 135kg으로 줄어들었고 2030년에는 90~110kg까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베트남 밥솥시장 규모가 줄고, 현지인들의 쌀소비량도 감소하는 상황임에도 베트남 밥솥시장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베트남인들의 '식습관'때문이다.
코트라(KOTRA) 관계자는 “쌀 소비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현지 식문화가 변하고 있으나,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식습관상 가전 필수아이템 전기밥솥의 위상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득증대에 따른 생활수준 향상으로 가정용품과 소비가전 구입을 위한 현지인들의 지출이 늘고 있다. 소비가전의 경우 신제품 교체주기도 점차 빨라지고 있는 추세다. 코트라 관계자는 “전기밥솥은 오랜 기간 거의 매일 사용하는 가전이라는 특성이 있어 현지 소비자들은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좋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베트남 전기밥솥 시장의 매력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고 했다.
베트남인들의 쌀 위주의 식습관과 고급스런 소형 가전제품에 대한 니즈는 전기밥솥시장의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한-베트남 FTA와 맞물리면서 한국 전기밥솥은 좋은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베트남에 수출되는 밥솥 제품군을 넓히고 차별화된 마케팅이 필요하다.
* 다음 기사에서는 '베트남 전기밥솥 시장'에 대해 살펴본다.
▶ 참고자료 : KOTRA 하노이 무역관, 보고서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