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김영훈 기자] 최근 몇 년간 이어진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조만간 끝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올해 1분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를 구성하는 상장사들의 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9월에만 하더라도 7%가량 증가가 예상됐던 만큼 전망이 급격하게 악화한 것이다.
이 지수의 11개 부문 모두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고 7개 부문의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경제 전망 악화와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때문에 이미 S&P 500 상장기업 중 넷플릭스, 델타항공, 에스티로더 등 30개를 넘는 상장사가 전문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올해 1분기 이익 전망치를 내놓았다.
실제로 올해 1분기 이익이 감소하면 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하는 셈이 된다.
S&P 500 상장사들은 정보통신(IT)부터 소비재까지 대부분 부문에서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해 말까지 5분기 연속으로 두 자릿수의 이익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실적이 그대로 주가로 이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지난해 4분기 S&P 500 기업 70%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보고했지만, 실적 악화 전망은 증시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제러미 지린 미주 주식 총괄은 "경기 회복 10년째에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경기 사이클의 끝물이라는 지속적인 공포가 있다"며 "투자자들은 지난 수년간 목격한 것보다 높은 변동성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기업 실적 악화가 공포에 빠질 만큼은 아니라는 진단도 있다.
RBC 캐피털 마켓의 분석에 따르면 에너지 기업들과 대장주 애플을 제외하면 S&P 500 기업들의 실적 전망치 둔화세는 2011∼2017년 평균 수준이다.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져들었다는 징후도 없고 미·중 무역협상도 타결 가능성이 열려 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긴장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경기 둔화로 올해 기업 실적전망을 더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망치 상향보다는 하향 조정 가능성이 더 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