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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증권, '아픈 손가락' 트리니티운용 매각에도 재무건전성 여전히 ‘의문’

100억 인수 운용사, 4년간 순익 23억…결국 매각수순
계열 PF 리스크·저축은행 적자에 자본건전성 '빨간불’

[FETV=박민석 기자] SK증권이 인수했던 자회사 트리니티자산운용을 수협은행에 매각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적자를 이어온 비핵심 자회사 정리 차원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부동산PF 부담과 저축은행 계열사의 자금 지원 가능성에 따라 재무건전성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트리니티운용 지분 70%를 수협은행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협은행도 오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인수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며,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트리니티운용의 매각가는 약 200억원 수준이다.

 

◇100억에 인수했는데 4년간 순익 23억…비핵심 자산 정리 수순

 

SK증권측에선 구체적인 매각 배경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트리니티운용은 SK증권이 2020년 자산운용업 진출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100억원에 인수한 회사다. 그러나 인수 이후 4년간 누적 순이익은 23억원에 그쳤다. 올해 6월 말 기준 자산 규모는 224억원, 운용자산(AUM)은 1500억원으로 국내 운용사 순위 200위권 밖에 머물며 사실상 시장 지위 확보에는 실패했다.

 

다만 적자 기업임에도 매각가(100억원)가 인수금액 대비 2배 수준으로 거론되면서, SK증권 입장에선 손해볼 것이 없는 거래라는 해석도 나온다.

 

SK증권의 운용사 매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70억원에 종속회사로 편입했던 PTR자산운용 역시 지난해 10월 위즈도메인에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 바 있다. 이번 트리니티운용 매각까지 성사되면 SK증권은 산하 운용사를 모두 정리하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속된 적자와 성장성 한계로 비핵심 자산을 정리한 것”이라며 “규모 자체가 크지 않아 재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PF 리스크·계열 저축은행 적자에 재무건전성 우려 '여전'

 

업계에서는 SK증권이 트리니티운용 매각을 통해 일정 수준 현금을 확보하더라도 재무건전성 우려를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SK증권의 순자본비율은 2022년 말 319%에서 올해 6월 말 211%로 하락해 60개 증권사 중 하위 6위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영업용순자본도 7110억원에서 4974억원으로 약 30% 줄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SK증권의 꾸준한 영업용순자본 축소는 부동산 PF 충당금 손실과 후순위채 인정자본 차감에 따른 영향이 컸다. 실제 지난해 부동산금융 관련 손실을 747억원 인식하며 446억원의 당기순손실(별도기준)을 기록했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지난달 13일 신용평가보고서를 통해 “SK증권은 PF 익스포저 중 중·후순위 비중이 84%에 달해 충격 발생 시 손실 흡수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비중이 높은 점도 질적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충당금 적립도 충분치 않다고도 언급했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계열사 엠에스상호저축은행(이하 MS저축은행)에 대한 추가 지원도 SK증권 재무건전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SK증권이 2021년 390억원에 인수한 MS저축은행은 부동산PF 충당금 적립 부담으로 지난해 235억원, 올해 상반기에도 5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폭은 줄었지만 여전히 흑자 전환에는 실패한 상황이다.

 

이에 SK증권은 MS저축은행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총 4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그럼에도 올해 6월말 기준 MS저축은행의 순이익과 이익잉여금은 모두 적자인 상태이며, 유동성 비율도 100% 초반대에 그쳤다.

 

신용평가사 한 관계자는 “MS저축은행 적자가 이어지면 SK증권의 추가 증자가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부동산PF 구조와 계열사 지원 부담이 맞물리면서 SK증권의 재무건전성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