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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액배당 과세 움직임에 고심 깊어지는 '한투·대신·유화증권'

내년 감액배당 대비해 이익잉여금 전입…정치권은 과세 추진
지배력 낮은 한투·대신, 실적 호조에 배당 축소 가능성 낮아

[FETV=박민석 기자] 감액배당에 대한 과세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내년 시행을 앞둔 증권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다만 과세 여부와 관계없이, 최근 실적 개선과 최소배당 도입 등 밸류업 정책에 힘입어 배당 규모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와 대신증권, 유화증권은 1분기 분기보고서를 통해 주식발행초과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했다고 공시했다. 전입된 이익잉여금의 규모는 각각 4232억원, 4000억원, 74억원이다. 특히 한국금융지주와 대신증권의 이익잉여금 전입액은 올해 배당총액인 2327억원, 992억원 대비 약 1.8배, 4배 수준에 달했다.

 

 

이 같은 조치는 감액배당 재원 확보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감액배당이란 주식발행초과금 등과 같은 자본준비금을 줄여 배당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영업활동으로 쌓아 올린 이익잉여금이 아니기에 현행 세법상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주주환원과 주가부양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감액배당을 시행하기 위해선, 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 감소' 안건을 통과시켜야 한다. 이에 3개사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을 의결했다. 다만 3개 증권사 모두 연말배당을 시행하고 있어 실제 감액배당이 적용되는 시점은 2026년이 될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주총서 해당 안건을 의결한 신영증권의 경우 올해 배당에 감액배당을 일부 반영했다. 신영증권은 지난 5월 배당금 총액인 400억원 중 21%인 84억원을 감액배당으로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주당 배당금이 5000원임을 감안하면, 신영증권의 최대주주 원국희 명예회장(지분율 10.42%)은 수령한 85억원의 배당금 중 약 18억원 가량을 세금을 내지 않고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정부, 감액배당 과세 명문화 움직임

 

다만 최근 정치권과 정부에서 감액배당에 대한 과세 제기가 본격화되면서, 증권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지난 17일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해 감액배당을 과세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차 의원은 법안을 통해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하는 것은 조세중립성을 해치는 행위”라며, "이를 익금(과세소득)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의원은 이 같은 법안이 내년도 1월 1일부터 적용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정부도 과세 필요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5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질의 서면 답변에서 “감액배당은 경제적 실질 측면에서 일반 배당과 다르지 않다”며 “과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 따르면, 기재부는 현재 2025년 세법개정안에 감액배당 과세 조항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액배당을 도입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밸류업(기업가치제고) 일환으로, 감액배당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과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우선은 정책과 법안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너 지배력 낮은 증권사…감액배당 무산돼도 배당 축소 없을 듯

 

다만 감액배당에 대한 과세가 현실화되더라도, 이들 증권사가 배당 자체를 줄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통적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지배력 강화를 위한 자금 확보가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 지분율이 30% 미만인 한국금융지주와 대신증권이 대표적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한국금융지주는 김남구 회장 일가가 21.30%, 대신증권은 양홍석 부회장 일가가 16.04%를 보유 중이다.

 

특히 자사주 소각 의무화도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증권사 오너들은 장기적으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결국 배당금을 활용해 지분을 꾸준히 매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당정책과 실적호조 또한 감액배당 과세가 추진되더라도 배당금이 줄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 중 하나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공개한 밸류업(기업가치제고)계획을 통해 4000억이내 감액배당과 함께 주당 1200원의 최소 배당금, 배당성향 30~40%를 제시했다. 실제 대신증권은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보통주 주당 1200원을 지급해왔다.

 

또한 지난 2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올해 2분기 당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5.8% 증가한 3536억원으로 책정되는 등 업황 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도 점쳐진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감액배당에 대한 과세로 세제 메리트가 사라지면 투자자의 일부 이탈은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업황 호조와 배당정책 기조에 따라 해당 기업들이 배당 자체를 줄일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