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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모대출 시장 노리는 한투증권…지분 투자·JV로 진출 초읽기

전문 운용사 클리프워터 지분 투자…3500조 시장 성장 기대
美 법인에 힘주는 한투證… 합작법인과 시너지 기대감

[FETV=박민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지분 투자와 합작법인(JV)을 통해 미국 사모대출 시장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지분을 매입한 미국 사모대출 전문 운용사 클리프워터와의 시너지 확대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19일 한국투자증권은 클리프워터의 지주사 지분 4.29%를 약 2723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취득 방식은 현금이며, 주식 취득 예정일은 오는 30일이다. 2004년 설립된 클리프워터는 대체투자 관련 리서치, 자문, 자산관리 서비스에 특화된 미국 운용사로, 특히 사모대출(Private Debt)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며 “현지 법인과의 구체적인 협업은 아직 논의하기 이른 단계”라고 설명했다.

 

◇美 법인만 3곳…3500조 사모대출시장 눈독?

 

사측은 공식적으로 사모대출 사업 확대 계획을 밝히진 않았지만, 시장에선 이번 지분 투자가 장기적으로 미국 사모대출 시장 진출과 시너지 확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사모대출은 주로 비상장 기업이나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중견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구조로, 채권 발행이나 은행 대출이 어려운 기업들이 주요 수요층이다. 특히 미국에선 고금리 장기화와 신디케이트론 위축으로 인해 중견기업들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블랙록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대출 운용자산(AUM)은 2023년 기준 1조6000억 달러(약 2189조원)에서 2029년 2조6000억달러(약 3558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이 미국 법인에 유독 힘을 주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24년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법인 11곳 중 미국에만 3곳을 두고 있다. 이는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숫자다. 게다가 지난 5월 글로벌 운용사들이 참석한 한 세미나에서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글로벌 운용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에게 수준 높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K-금융의 글로벌 기준을 만들어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사모대출 전문 美법인·관련펀드도 출시…시너지 가능성도

 

기존 합작법인과의 시너지 가능성에도 주목한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2년 8월 미국 종합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공동으로 ‘SF크레딧파트너스’를 설립하고 사모대출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 법인은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리파이낸싱, M&A 자금 등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미들마켓 론(Middle Market Loan)을 주력으로 한다. 이후 설립 1년 만에 누적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현지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안근영 상무를 현지 법인장으로 선임하며 조직 체계도 강화했다.

 

사모대출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투자자 대상의 관련 상품도 출시했다. 지난 3월에는 블랙록과 함께 미국 비상장 중견기업에 투자하는 월지급식 사모대출 펀드를 선보였다. 선순위 사모대출에 집중해 일반 대출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면서도, 구조적 손실 위험은 상대적으로 낮추려는 전략이 반영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분 투자나 JV 설립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하면,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사모대출 시장은 고금리 환경에서 매력적인 수익 기회를 제공하는 분야”라며 “다만 리스크도 높은 만큼, 차주의 상환 능력과 운용사의 심사 역량 확보가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