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순자산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TF가 자산운용사들의 핵심 사업으로 자리잡으면서 테마형 ETF, 인재 영입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한 점유율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FETV는 주요 운용사들의 차별화된 ETF 전략과 향후 과제에 대해 집중 조명해본다. |
[FETV=박민석 기자] 키움투자자산운용(이하 키움운용)이 독일과 전략형 ETF(상장지수펀드)를 앞세워 ETF 시장 점유율 5위 탈환에 나섰다. 연초부터 인재 영입과 ETF 부서 신설 등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며, 개인투자자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김기현 대표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ETF 시장에서 가시적 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키움운용의 ETF 브랜드는 ‘KIWOOM’으로, 지난 7일 기준 ETF 순자산 4조1418억원, 시장 점유율 2.16%를 기록하며 7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4월 한화자산운용에 6위 자리를 내주면서 현재 점유율 차이는 0.2%포인트에 불과하다. 5위 신한운용과도 1.3%포인트 차이로 중위권 운용사들과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키움운용은 63개 ETF를 운용 중이며, 대표 상품으로는 KIWOOM 200TR, KIWOOM 국고채10년, KIWOOM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등이 있다.
ETF 점유율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동일하게 업력이 오래됐고, 채권형 ETF 비중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키움운용 ETF 중 채권형 비중은 43.9%로, 시장지수(28.6%)와 해외지수(16.7%)형보다 높았다.
하지만 법인영업 기반의 채권형 공모펀드로 몸집을 불리면서, 리테일 고객을 상대로 하는 ETF 점유율 확대에는 다소 소극적이었다. 또한 삼성운용과 달리 캡티브(계열사 내부거래)비중이 높지 않아 ETF 점유율과 상품 수 에서도 차이가 큰 편이다.
해외지수형 ETF 비중이 낮아, 지난해 미국 등 해외시장 성장의 수혜를 온전히 누리지 못해 ETF 점유율 상승도 제한적이었다. 실제로 2024년 1월 초 2조7518억원이던 ETF 순자산은 5월 4조1418억원으로 1.5배 늘었지만, 동기간 점유율은 오히려 2.26%에서 2.16%로 소폭 하락했다.
◇ 리브랜딩·전문가 영입…점유율 확대 ‘총력전’
키움운용은 ETF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초부터 조직 개편과 인재 영입, 브랜드 리뉴얼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3월에는 ETF운용본부를 신설하고, 본부 내 ETF운용팀과 ETF전략팀을 편제했다. 또한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인 오동준 전략ETF팀장과 국내 커버드콜을 최초로 선보인 전략형 ETF 전문가 이경준 상무를 영입했다.
이 상무는 현재 키움운용에서 ETF운용본부장을 맡으며, ETF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1981년생 젋은 임원인 이 본부장은 업계에서 ‘능력자’로 통한다. 삼성자산운용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 본부장은 2022년말 미래에셋운용으로 옮긴 후 전략ETF운용본부를 맡은지 2년만에 상무로 승진 했다. 동기간 점유율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1위인 삼성운용의 격차는 2년 만에 5%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줄어 들었다.
![ 이경준 ETF운용본부장 프로필 [자료 FETV]](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7682527675_32908b.png)
이 본부장과 오 팀장 모두 전략형 ETF 전문가이기에 업계에서는 이들이 키움운용에서 공개할 첫 ETF 또한 옵션과 기초자산을 결합한 전략형 ETF일 것으로 보고 있다. 키움운용 관계자는 “국내 전략형 ETF 최고 전문가 2명을 영입한 만큼 신규 상품에 대한 기대가 높다”며 “기존 전략형 ETF를 뛰어넘는 신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에는 ETF 브랜드명을 기존 ‘KOSEF’·‘히어로즈’에서 ‘KIWOOM’으로 통합하고, 기관 중심에서 개인투자자까지 고객층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변동성 큰 美증시 대안…독일 ETF 테마 집중
키움운용이 바라보는 올해 ETF 전략의 핵심 테마는 독일 시장이다. 트럼프 2기 출범과 관세 이슈 등으로 미국 증시가 연초 이후 부진한 가운데, 독일이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부상했다. AI, 방산, 금융 등 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독일 DAX 지수는 2월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KIWOOM 독일DAX ETF’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 상위 40개 블루칩(DAX40)에 투자하는 국내 유일 단일국가 집중 ETF다. 환 헤지를 하지 않는 환 노출형 상품으로, 유로화 가치 상승 시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연 보수는 0.25%로, 연초 이후 개인 순매수 51억원, 수익률은 18%를 상회했다.
키움운용 관계자는 “독일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으로 독일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미국 증시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대안 투자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 과제는 개인고객 확대·차별화된 ETF 출시
키움운용의 올해 최대 과제는 차별화된 ETF 상품으로 개인 고객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다. 다음달 출시 예정인 첫 전략형 ETF를 시작으로,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김 대표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는 만큼, 올해 실질적 성과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키움운용의 영업이익은 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 증가에 그쳤다. 이는 경쟁사인 한화·신한운용이 각각 36%, 28%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수준이다.
이에 다음달 첫 ETF 출시를 앞둔 이경준 본부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상황이다. 키움운용 관계자는 “하반기부터 리브랜딩 효과가 반영된 전략형 ETF 중심으로 리테일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 ETF 관련 현황 [자료 FETV 편집]](http://www.fetv.co.kr/data/photos/20250519/art_17467688446798_d26036.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