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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균의 Zoom - 人


[정해균의 Zoom-人] 글로벌 '관세 전쟁'...재계, 트럼프 라인 누구

 

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이 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모든 수입품에 대한 보편관세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취임 후 이달 1일 캐나다·멕시코·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발표했다가 일단 중국에 대해서만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정책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 영향에 따른 불확실성도 만만치 않다.


한국 기업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네트워크가 풍부한 인사를 내세워 트럼프 2기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위기 상황에선 믿을맨의 역할이 커지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대관업무 조직은 물론 외환 및 관세 문제를 담당하는 통상 업무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美 ‘官출신’

 

한국 주요 기업이 외환 및 관세 문제를 담당하는 통상 업무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 전직 고위 관료의 영입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미국법인 삼성전자 아메리카는 지난해 말 텍사스주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의 정책보좌관 출신인 켈시 가이젤만과 로비스트들을 영입했다. 아울러 글로벌 대관조직인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팀을 실 단위로 승격하고, 김원경 실장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김 사장은 외교통상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기획단 협상총괄팀을 맡았던 대표적인 미국통이다. 삼성SDI는 2022년이후 미시간법인을 통해 워싱턴 대관 담당자를 현지에서 채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과 연구·개발(R&D) 시설을 짓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당선 직후 이뤄진 임원 인사에서 미 외교 관료 출신인 성 김 고문을 글로벌 대미협력 담당 사장으로 임명했다. 또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은 대표이사로 임명했다 한국계 미국인 김 사장은 부시·오바마·트럼프·바이든 행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맡았다. 김 사장은 그룹 대관과 홍보 업무, 싱크탱크 등을 총괄하며 대외 통상·정책 대응 등을 담당할 전망이다. 글로벌 전략·해외 대관 조직을 이끄는 외교관 출신 김일범 현대차 글로벌정책실(GPO) 실장과 함께 정책 변화 대응에 나설 전망이다.

 

그룹 내 대표적인 미국 영업통인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 사상 최초의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다. 현대차는 또 지난해 미국 로비회사 차트웰 전략 그룹과 계약을 맺었다. 차트웰 전략 그룹은 미국 내에서 대표적인 공화당계 로비스트 회사로 꼽힌다. 현대차는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건설 중이며, 이를 통해 미국 내 생산과 고용을 확대하고 있다.

 

SK그룹은 북미 대외 업무 컨트롤타워로 신설된 'SK아메리카스'는 대관 총괄로 폴 딜레이니 부사장을 선임했다. 딜레이니 부사장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비서실장, 미 상원 재무위원회 등을 지냈다. SK아메리카스에는 자난해 7월 합류했다. 또 미 에너지부(DOE) 산하 연구기관에서 기후변화와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김필석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환경과학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세우기로 했다. 이곳 공장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을 양산하겠다는 구상인데, 가동 시기는 2028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선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부비서실장 지낸 조 헤이긴을 단독 사무소장으로 임명했다. 워싱턴사무소는 2022년 출범했다. 워싱턴사무소는 지난해 11월 말 현지 로비업체인 퍼블릭 스트래티지 워싱턴과, 12월 초엔 캐피톨 카운슬과 계약을 맺었다. LG는 멕시코 8곳, 캐나다 3곳 등 법인 11곳을 두고 있다.


한화그룹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해외 사업 총괄 대표이사로 마이클 쿨터 전 레오나르도 DRS 글로벌 법인 사장을 선임했다. 쿨터 사장은 그룹의 글로벌 방산 사업도 총괄하게 된다. 쿨터 대표는 미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부차관보, 국방부 차관보 대행 등을 수행했다. 또 한인 2세인 제이슨 박 전 미 버지니아주 보훈부 부장관을 대외협력 시니어 디렉터로 채용했다. 미 국방부 및 의회 등을 대상으로 소통하는 대외협력 분야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미국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또 국내에서 최초로 미국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 2건을 수주했다.

 

 

◇트럼프가(家)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남2녀를 뒀다. ‘트럼프 패밀리’는 트럼프가 2016년 처음 당선된 이후 10년 가까이 정치 전면에 섰다. 트럼프 집권 1기 핵심 인물이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부부였다면 2기에서는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막후 실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워싱턴 정치판에서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던 J. D. 밴스 오하오이주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추천했다. 1977년생인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와 첫 번째 부인 이바나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아버지처럼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2001년 트럼프그룹에 합류했다.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아와 각별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정 회장은 독실한 개신교 신자라는 종교적 공통 분모를 기반으로 트럼프 주니어와 2년 넘게 깊이 교감해왔다. 그는 2024년에만 3차례 이상 한국을 방문해 여의도순복음교회·빌드업코리아 등에서 강연과 간증을 하며 전통적인 보수 기독교 가치를 강조했으며, 이때마다 정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중순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로 트럼프 대통령 자택이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5박 6일간 머무르며 당시 트럼프 당선인과 따로 만났다. 정 회장은 작년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와 만난 국내 정·재계 유일한 인사다.


정 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의 초대로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북극 한파로 참석 예정 인원의 10% 정도만이 실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회장은 취임식 이전의 비공식 프라이빗 행사부터 취임식 당일 VIP만 입장할 수 있는 무도회까지 다양한 행사에 참석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부터 글로벌IT 기업 경영진까지 폭넓은 깊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의장은 트럼프 주니어가 워싱턴에서 개최한 비공개 리셉션에 참석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김 의장은 트럼프 2기 정부 인사 50여명을 비롯해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콘래드 워싱턴 호텔에서 17일 열린 리셉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 지명자 등도 자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1월 미국 쿠팡Inc 워싱턴 사무소에서 임원으로 있었던 알렉스 웡을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발탁했다.

 

 

◇ 와튼스쿨

 

“와튼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위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내 생각에 학위는 많은 것을 증명할 수 없는데 사업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은 매우 중시한다. 그런 걸 다 고려하면 와튼에 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트럼프 자서전 '거래의 기술' 중)

 

트럼프가 졸업한 펜실베니아대 와튼스쿨 출신들도 주목된다. 트럼프는 1964년 뉴욕 포덤대학교에 입학한 뒤 2년 뒤 와튼스쿨로 편입했다. 트럼프의 큰아들 큰딸 이방카도 와튼스쿨 출신이다. 와튼스쿨은 미국 최초의 경영전문대학원(MBA)이자 ‘세계 최고’의 MBA로 평가받는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자신이 '슈퍼 천재(super genius)'이기에 와튼스쿨에 들어갔다고 자랑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확대 정상회담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에 "오! 와튼스쿨! 똑한 분"이라며 끈끈한 동문애를 과시하기도 했다.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회장·구본걸 LF 회장·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송재호 경동도시가스 회장·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부재훈 MBK파트너스 부회장·홍정국 BGF리테일 부회장·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안재현 SK케미칼 사장·이우성 SGC E&C 대표, 이재현 아폴로 한국 대표·홍유석 지놈엔컴퍼니 대표 ·문성욱 신세계인터내셔날 부사장·전태원 한화퓨처프루프 법인장·박솔잎 GS리데일 부사장 등이 와튼스쿨 출신으로 인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