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허지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가 선정하는 '대한민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이 한국 부자 순위에서 1위 등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글로벌 시장 선점과 반도체 산업의 과감한 투자와 공격적인 해외사업 등이 이 회장을 한국 최고의 부자로 만들었다는 게 포보스의 분석이다.
이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25일 故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별세 후 2022년 10월 취임식·취임사 없이 조용하게 회장 자리에 올랐다. 삼성가는 포보스와 인연이 깊다. 이 회장의 조부인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부친인 故이건희 선대 회장은 삼성그룹을 경영할 당시 '韓 50대 부자 순위'에서 꾸준하게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韓 50대 부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즉, 이 회장이 삼성그룹 회장 자리에 오른지 2년만이다. 이 회장이 한국 부자 1위에 오름으로써 삼성은 1,2대에 이어 3대 회장까지 한국 최고의 부자 자리를 차지하는 등 '삼성 회장=한국 최고 부자' 공식을 부활시킨 셈이다.
18일 포브스가 발표한 자산분석 자료에 따르면 2024년 '대한민국 50대 부자 순위'에서 이 회장의 순자산은 115억 달러(약 15조 8100억 원)로 집계돼 1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지난해 순위는 2위(80억 달러)에 그친 바 있다. 포브스는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컴퓨팅에 사용되는 메모리 칩을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를 개발한다는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가 더욱 오른 것 같다”고 분석하며 “올해 자산 가치가 가장 크게 상승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장이 연속해서 대한민국 50대 부자 순위 1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선대 회장들이 올랐던 1위 왕좌를 다시 탈환한 만큼 이를 지켜내는 것 또한 이 회장의 과제가 될 것이라는 호사가들의 의견이 많다. 이 회장은 최근 AI 기술을 스마트폰·TV·냉장고·가전 등 다양한 제품에 접목 시켜 더 큰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이 회장은 직접 발로 뛰는 현장 경영은 대한민국 부자 순위 1위를 지킬 수 있는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포보스가 밝힌 대한민국 50대 부자 순위 2위는 자산이 97억 달러(약 13조 3300억 원)로 평가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차지했다. 지난해 한국 부자 1위였던 김 회장이 올핸 이재용 회장에 밀려 2위로 내려 앉은 것이다. 3위는 75억 달러(10조 3100억 원)의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4위는 62억 달러(8조 5200억 원)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5위는 46억 달러(4조 3200억 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으로 집계됐다. 6~10위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곽동신 한미반도체 부회장,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