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화학·제약업체 바이엘이 종자회사 몬산토를 74조원에 인수했다. 일각에서는 소수 기업이 종자시장을 독점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바이엘은 660억달러(약 74조2천800억원)을 주고 몬산토를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바이엘은 주당 128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이번 인수는 올해 들어 최대 규모다. 독일 회사가 외국 기업을 인수한 사례로도 사상 최대다.
바이엘은 몬산토 인수로 곡물사업의 비중이 제약사업만큼 커지게 된다. 지난해 바이엘의 살충제 중심의 곡물사업 비중은 30%였지만, 몬산토 인수 이후 50%로 높아질 전망이다.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도 나오고 있다. 미국 농지의 90% 이상에서 GMO가 쓰일 정도로 관련 시장이 정점에 달해 예전과 같은 폭발적 성장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GMO 농산물은 ‘프랑켄푸드(프랑켄슈타인+푸드)’라는 악명으로 통하고 있어,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는 환경주의자들의 반발도 거세다. 유럽과 미국의 서로 다른 기업 문화를 배경으로 한 양사의 화학적 결합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소수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해 농민들의 선택권이 좁아지고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 같은 M&A가 업체 간 경쟁과 혁신을 감소시켜 결국 종자와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해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