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ETV=김진태 기자] 쏘카 박재욱 대표가 현금흐름 부진에도 불구하고 다소 여유로운 분위기를 잃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쏘카의 현금흐름 부진은 카셰어링 사업의 특성상 감가상각과 투자 확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데다 기업공개 이후 곳간이 풍성해진 것도 박 대표가 미소짓는 주된 이유다. 올해 흑자 달성과 기업공개 성공 등을 신호탄삼아 '쏘카 전성시대'를 개막할 수 있을지 관심이 박 대표의 2023년 경영행보에 세인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쏘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627억원 지출'을 나타냈다. 이는 영업으로 벌어들인 돈보다 지출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아쉬운 점은 쏘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그간 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급격히 불어났다는 점이다.
실제로 쏘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보면 지난 2018년 회사에서 742억원이 빠져나간 뒤 2019년 645억원, 2020년 317억원, 2021년 17억원의 지출을 기록했다. 매년 적게는 100억원 안팎에서 많게는 300억원이 넘는 현금 지출을 막은 것이다.
하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쏘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다시 급증했다. 비율로 보면 전년에 비해 3588.2% 증가한 금액이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늘어야 회사의 유동성이 풍부해져 현금이 많아진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쏘카의 이 같은 현금흐름은 악재에 가깝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쏘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에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카셰어링이라는 쏘카의 사업 특성상 당연하다는 인식에서다. 쏘카는 차를 회사가 매입해서 소비자에게 대여해 주는 카셰어링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데 자동차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감가상각이 발생한다.
이때 회계상 자동차의 감가상각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에 집계되는 계정 항목중 하나인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에 포함된다. 영업을 잘하지 못해 현금이 빠져나간다고 인식되는 일반적인 사업과는 다른 셈이다.
실제로 쏘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중 감가상각으로 잡힌 현금 지출 규모는 지난해에만 1445억원이다. 2021년 회계 처리된 해당 계정의 지출 규모가 33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1년새 4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회계에 표시된 쏘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악화에도 박 대표가 미소지을 수 있는 이유다.
쏘카가 투자를 대폭 늘린 것도 긍정적인 전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매년 막대한 돈을 투자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높인 쏘카가 압도적인 업계 1위를 달성하면서 향후 기대가치가 커지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쏘카의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97억원이다. 전년(-38억원)과 비교하면 투자폭이 5배 가까이 늘었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일 땐 투자 확대, 플러스일 경우엔 투자 감소를 뜻한다. 통상 투자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해야 더 건강한 현금흐름이란 평가를 받는다.
쏘카가 투자를 늘리고 사업 확대에 힘을 쏟으면서 시장점유율도 순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쏘카의 국내 카셰어링 시장점유율은 77.8%로 나타났다. 서비스 가입자도 작년 말 기준 1280만명 가량으로 집계된다. 국민 5명중 1명은 '쏘카 회원'인 셈이다. 쏘카의 카셰어링 시장점유율이 지난 2020년 60%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2년새 10%포인트(p) 이상 상승했다.
쏘카는 이같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흑자전환도 이뤄냈다. 쏘카의 영업이익을 보면 지난 2018년 3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지난해 95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비로소 흑자로 돌아섰다.
쏘카의 유동성이 지난해 기업공개(IPO) 이후 늘어났다는 점도 장밋빛 전망이 나오는 요인이다. 쏘카의 유동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706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980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695억원에서 1409억원으로 급증했다. 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할 든든한 재무체력을 갖춘 셈이다.
카셰어링업계 한 관계자는 “쏘카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다시 나빠졌지만 사업 특성을 생각해보면 악재라고 표현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보유한 현금도 많고 영업이익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지금의 현금흐름이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