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자동차


한국타이어, '회장구속·공장화재' 한달…‘경영공백’ 문제없나?

헬프데스크 운영 등 발 빠른 후속 조치…민심 잡기 ‘일단락’
1兆 투자 계획도 ‘이상 무’…권고사직 통보에 노사 갈등 ‘불씨’

[FETV=김진태 기자] 최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경영공백 여부에 세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현범 회장이 지난달 구속된 데 이어 대전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는 등 대형 악재가 연달아 발생한지 한달 가까이 흘렀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장이 한달가량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도 대전공장 화재 수습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타이어 입장에선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회사가 비용 줄이기에 나서면서 노사 분쟁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노사 분쟁은 최악의 경우 노조파업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노동계 일각의 시각이다. 한국타이어가 조현범 회장의 경영공백이라는 험난한 파고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대전공장은 지난달 12일 화재가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가동을 멈춘 상태다. 당시 화재로 소실된 타이어의 피해액만 수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화재로 불에 탄 타이어의 개수가 20만개를 웃돌았다. 한국타이어 1개당 가격은 최소 5만원에서 최대 30만원대에 달한다. 여기에 건물에 대한 피해, 인근 주민에 대한 보상 등을 더하면 피해액은 천문학적인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날 화재로 발생한 한국타이어의 손실은 4월들어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한국타이어에 따르면 현재 대전공장에서 근무하던 3000여명의 직원들은 현재 일을 하지 않으면서도 급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에서 일하던 평소와 달리 70%의 임금이지만 인원이 3000명에 가까운 만큼 적지 않은 부담이다. 

 

생산이 되지 않아 당분간 매출에 도움이 안되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타이어 입장에서 여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업계에서 추산한 바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에서만 매일 32억원의 적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의 근로자들을 다른 생산공장으로 소속을 변경하는 방안을  협의중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전공장에 소속된 직원을 금산공장으로 돌리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다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타이어가 지난달 발생한 화재로 입은 피해액은 상당함에도 이로 인한 피해 수습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전공장 화재 발생 이후 며칠 만에 헬프데스크를 운영하는 등 발 빠른 조치 덕분이다. 인근 주민들의 피해 상황이 헬프데스크를 통해 보고가 되면 확인 후 바로 조치하면서 성난 민심을 잠재우는데 성공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는 그동안 대전공장 인근에 거주하는 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 필터를 변경해 주거나 내부청소 등을 실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엿다. 혹여나 있을지 모르는 그을음을 없애기 위해 물청소도 했다. 

 

최근엔 대전공장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맞닿은 아파트의 외벽 도색에 대한 문제를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공장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A씨는 “이번 대전공장이 불에 타면서 일부 그을음 현상이 있는 곳도 있지만 사실상 큰 피해는 없다”며 “현재 아파트 외벽 도색에 대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잘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영공백에 대해서도 별다른 이상징후 없다는 게 한국타이어 안팎의 전언이다. 당초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생산법인의 공장 증설 등 시설투자(CAPEX)에 1조원대 자금을 쓸 계획이라 밝힌 바 있다. 예년의 2배 수준이다. 하지만 조 회장이 지난달 9일 구속되며 투자가 늦어지는 등의 경영공백이 우려됐지만, 투자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조 회장)구속과 투자는 별개의 건”이라면서 “미국에 증설하는 공장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타이어가 이번 화재로 발생한 잉여인력 줄이기에 나서면서 향후 노사 분쟁에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타이어 대전공장에 있는 3000여명의 인력중 1000여명 가량은 협력업체 직원인데 회사가 이들중 일부에게 권고사직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대전공장이 화재로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서 고정지출인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는 반발하고 나섰다. 근로자 잘못으로 불이 난 것이 아닌데, 회사에서 나가라는 건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 관계자는 “대전공장 화재사고 이후 별 이야기가 없다가 개별 근로자에 통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직 등 대책 마련 없이 해고부터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협의를 거치지 않은 권고사직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최악의 경우 파업에 대한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