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인 미국 주식 주간거래 취소 사태는 그동안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금융 서비스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사건이다. 해외주식 주간거래는 낮 시간대에도 거래할 수 있게해, 정보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투자자들이 담당 PB(프라이빗 뱅커)와의 상담을 통해 투자할수 있게 했다. 그러나 대규모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고 증권사 간 시스템 복구 능력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주간거래 시스템이 언제나 거래에 열려 있을 것이라 믿어왔다. 그러나 최근 거래가 중단되고 주문이 일방적으로 취소되는 상황을 경험하면서 단순한 기술적 오류를 넘어, 투자자들에게 금융 서비스의 기본적인 신뢰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인 것만은 아니다. 단일 대체거래소(ATS)인 블루오션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높은 의존도는 이미 오래전부터 잠재적 위험으로 지적되어 왔다. 하지만 그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적은 드물었다. 그 이유는 시스템 장애가 가끔씩 발생하더라도, 대부분 투자자들이 큰 손실 없이 넘어갈 수 있었던 일시적이거나 일부 소수종목들에 국한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던
기자에게는 게임에서 알게된 일본인 친구가 한 명 있다. 친구는 프로그래머인 부모님의 영향으로 콘솔과 PC, 모바일, VR까지 섭렵한 코어 게이머다. 이에 기자는 4년 전 친구의 한국 여행 중 게임업계가 모여있는 판교 관광 가이드에 나서기도 했다. 친구는 넥슨 사옥의 메이플스토리 스태츄나 엔씨소프트 R&D센터 로비의 대형 스크린 등을 보며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성남시가 판교 콘텐츠 거리 조성 사업을 추진하던 시기였기에 이 경험을 기자수첩으로 작성하기도 했다. 코로나 19 팬데믹 탓에 많이 늦어졌지만 현재 판교에서는 콘텐츠 거리 조성을 위한 공사가 한창이다. 판교 콘텐츠 거리는 제1테크노밸리 중앙보행통로 750m 구간에 놀이·축제·소풍 등 3개 주제로 나눠 열린 공간으로 조성된다. 축제 공간은 게임과 콘텐츠를 주제로 다양한 문화 행사나 대규모 축제를 열 수 있는 광장으로 꾸며진다. 소풍 공간은 잔디광장, 놀이 공간은 직장인들의 휴식과 소통을 할 수 있는 휴게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에 기자는 판교 콘텐츠 거리의 조성에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4년 전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게이머들이 오프라인에서 마음껏 보고 즐길 수 있는 곳은 지스타나, 플레
인생 100세 시대를 맞아 지역사회와 주민과의 연결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은퇴 시기에는 퇴직이나 지인들과 헤어짐 등으로 해서 그 연결고리를 잃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잃는 것만 있고 새롭게 이어가는 일이 없게 되면 마침내 고립이라는 현실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다. 고령기에 새로이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는 방법은 지역사회의 활동에 참가하거나 동아리 모임에 참가하는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일을 통해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보람이 있을 것이다. ‘인생 이모작의 활력 넘치는 취업’은 2025년에 초고령사회를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지자체가 ‘장수 사회 지역 만들기’ 일환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프로젝트로 보인다. 장수 사회를 맞은 각 지자체는 지역의 과제로서 고령자의 고립 문제가 심각한 과제 중 하나일 것이다. 지역에서의 사람과 사람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일이 상당히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인구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해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서울 근교의 도시들은 주로 베드 타운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즉 일을 위해 서울이나 근교로 출근하고 자택에는 잠자리만을 위한 생활로 보내는 편이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지적장애 3급인 A씨는 장애인 특별공급 청약에 당첨돼 분양받은 아파트 잔금을 치르기 위해 지난 3월 시중은행 한 지점에 대출을 신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대출 담당자는 A씨가 대출상품 이해나 의사능력이 부족한 점 등을 이유로 대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국가인권위원회는 A씨가 신청한 대출상품이 장애인의 주거 안정을 위해 만들어진 점, A씨가 대학을 졸업하고 10년간 경제활동을 해 온 점을 들어 대출 거절은 합당하지 않다고 봤다. 장애인이 대출을 신청한 경우 사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의사능력을 판단할 필요는 있겠으나, 장애인 주거 정책과 관련된 대출을 당사자인 장애인이 신청하러 갔을 때 장애 특성을 주된 이유로 은행이 거절했다면 정상적이라 할 수 있을까. 게다가 그 장애인이 대학을 나오고 짧지 않은 시간 경제활동까지 했다면 말이다.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은 지능지수(IQ) 50~70을 3급 지적장애로 구분하고 있다. 3급 지적장애인은 교육을 통한 사회적·직업적 재활이 가능한 사람으로 정의되는데, 지적장애인 중 약 80%가 이 급수에 해당한다. 장애인 관련 단체에 문의한 결과 국내 지적장애인의 정확한 수는 알 수 없지만, 발달장애인(지적장애인과 자폐
‘양치기 소년’이란 이솝우화가 있다. 심심했던 소년은 “늑대가 나타났다”며 장난삼아 외쳤다. 소년의 외침을 들은 동네 주민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갔지만 늑대는 없었다. 이후에도 소년은 잦은 거짓말로 소란을 일으키다가 결국 동네 주민들의 신임을 잃고 만다. 그러다 진짜 늑대가 나타났지만, 아무도 그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결국 양 떼가 죽고 만다는 내용이다. 최근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티메프(티몬·위메프)발 정산 지연 사태와 관련해 하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우화 속 '양치기 소년'이 떠오른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구 대표는 국내 최초 오픈마켓인 G마켓 창업자로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성공 신화’로 불렸다. 사건은 지난 7월 8일 위메프에 입점한 셀러(판매자)들 사이에서 5월분 판매 대금이 미정산되면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위메프는 결제 전산 시스템 오류로 순차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해명했지만, 결국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티몬 등 다른 큐텐그룹 산하 계열사로까지 번지며 사태는 삽시간에 커졌다. 정산 지연 사태의 최고 책임자로 지목된 구 대표는 수습을 위한 해명에 나섰지만 거짓말이 속속 드러나면서 한 순간에 거짓말을 일삼는 양치기 소년으로 전
“눈에 띄어야 기회도 온다.” 마케팅 대가인 필립 코틀러(Philip Kotler)는 그의 저서 ‘퍼스널 마케팅’에서 이제는 개인도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한다. 과거에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만이 인지도나 개인 브랜드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보통 사람들에게도 자신의 전문성을 브랜딩하는 것이 성공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2006년에 출간된 이 책은 모바일 혁명과 소셜 미디어 시대 초입에서 이미 개인 브랜딩이 앞으로의 핵심이 될 것임을 내다보았다. 이러한 트렌드는 비단 마케팅 학자들만의 주장은 아니다. 독일의 금융 전문가 보도 섀퍼(Bodo Schafer)와 같은 여러 금융 혹은 재테크 멘토들도 자신을 전문가로 포지셔닝하고 지명도와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고소득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도 섀퍼는 그의 저서 ‘부의 레버리지’에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전문성의 브랜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대를 살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두 가지 상반된 현상을 마주하고 있다. 실제로 깊은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자신을 '전문가'로 자칭하며
"상반기에 시중은행과 경쟁 압력으로 기업고객이 많이 이탈하면서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대출금리를 낮추며 방어했지만 1조원이 넘는 이탈이 있었다." 권재중 BNK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지역을 거점으로 두고 있는 지방은행들의 위기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시중은행들이 기업대출을 지방 중소기업까지 확대하면서 지방은행의 경쟁력은 더욱 압박받고 있다. 실제 4대 지방은행(부산·경남·광주·전북)의 지난 6월말 기준 원화대출금 총 잔액은 139조43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38조3450억원) 대비 0.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직전 분기 대비 각각 0.6%, 0.3%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원화대출금 총 잔액은 1292조4268억원으로 지난해 말(1233억원402억원)으로 4.8% 증가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지방은행들의 부진은 시중은행 간의 치열한 영업 경쟁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에 나서자 시중은행들이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최근 서울시가 각종 노인 복지 혜택을 주는 연령 기준을 만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대구시도 올해부터 지하철 무임승차 나이를 66세로 한 살 높여 단계적으로 오는 2028년 70세로 높이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다. 이렇게 지방자지단체들이 노인 연령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려는 움직임의 배경에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인의 나이 기준을 조정하지 않으면 더 이상 복지 서비스를 지속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 65세가 되면 교통비는 물론 노인기초연금,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산세 감면, 연말소득공제, 건강검진, 노인 일자리 등 여러 지원의 대상이 되고 복지 혜택이 다양해져 지자체들의 재정적인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노인이나 고령자의 정의는 법률이나 제도에 따라 다르며 일률적인 기준은 없으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65세 이상을 고령자로 하고 있다. 1956년 국제연합(UN) 보고에서 당시의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수준을 토대로 65세 이상의 인구를 고령자 인구라 했다. 나아가 65세 이상 인구의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고령화율로 정의해, 고령화율이 7%를 넘은 사회를
[FETV=박제성 기자] 국가, 기업, 개인 등 누구든지 0부터 9라는 '숫자'와 같이 살아 간다. 숫자는 '정체성'을 나타내는 고유식별 기능을 비롯해 경제 생활의 필수인 '돈'의 크기를 표현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누군가는 자신감, 욕망, 분노, 좌절 등의 복잡 다양한 감정으로 표출될 만큼 위력적이다. 기업들 역시 최대한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자본, 인력, 시간 등 가용한 자원을 모두 쏟아 붓는다. 기업에서 숫자는 업무 시작에서부터 최종 결과물인 실적으로 나타난다. 그레서 기업은 실적(숫자)에 민감하게 반응 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근간이 바로 자본이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이 발표하는 실적은 농사를 풍성하게 했는지 혹은 흉년이 됐는지 등에 대한 최종 결과물이기도 하다. 특히 기업에 관점에서 숫자와 가장 밀접한 키워드는 실적이다. 기업의 실적은 현재 개최 중인 파리 올림픽과도 공통점이 있다. 바로 등수다. 동종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 중인 기업간 경쟁을 할 경우 실적이 누가 더 많냐? 혹은 시가총액은 누가 더 많냐 등을 놓고 업계 사람들은 비교한다. 글로벌 넘버 1 기업의 모습은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수상자처럼 해당 분야의 세계 톱
"한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업이 스마트밴드를 개발했습니다. 신체 리듬과 밸런스를 정확하게 측정할 정도로 기술 면에서 뛰어났죠. 그러나 이 디바이스를 헬스케어 용도로 만들다 보니 시간을 알아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와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능이 없어 소비자들은 이 제품을 외면했습니다. 접촉했던 모든 벤처캐피털(VC)은 투자를 거부했죠. 결국 이 회사 대표는 급여 체납이 수개월째 지속되자 직원들을 내보냈습니다. 그리고 본업과 전혀 상관없는 정부 과제로 연명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읽은 책 '스타트업 성공 방정식'에 소개된 사례다. 이 기업이 적기에 투자를 받았더라면 어땠을까. 아니 질문을 바꿔, 창업가들이 투자 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투자'는 '생존 1법칙'이다. 서울신용보증재단에 따르면 2023년 기준 1년차 전국 소상공인 생존율은 64.1%다. 5년차 생존율은 약 30%로 절반으로 준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보다 5년차 기업 생존율이 10%포인트 이상 낮다.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각국의 창업 5년차 생존율'을 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41.7%인 반면 우리나라는 29.2%였다. 현실은 낭만적이지 않다. 폐업 신고를 한 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