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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건설, 해외수주·재개발 ‘동상이몽’

현대건설, 1월에만 1.5조 규모의 해외사업 수주…“적수가 없다”
10조 규모의 반포1단지 수주했지만…사업 진행은 ‘감감 무소식’
한남하이츠에 갈현1구역, 우방타운까지…조합원들에 연이어 ‘퇴짜’

 

[FETV=김현호 기자] 박동욱 사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건설이 국내외 수주에서 ‘동상이몽’을 나타내는 분위기다. 경쟁사 대비 압도적인 성적으로 해외수주에서는 연일 성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재개발 사업은 연이어 고배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을 넘어 국내 1위 건설사로 재도약을 노리는 현대건설이 재개발사업으로 말목이 잡히는 모양세다.

 

현대건설은 지난 2일, 카타르에서 발주한 6130억 규모의 ‘루사일 프라자’ 타워 PLOT4 공사를 시작으로 해외 수주의 첫 포문을 열었다. 14일에는 같은 지역의 플라자 타워 PLOT3 공사까지 수주했다고 전했다. 두 사업의 수주 금액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사측은 중동지역에서 보이고 있는 지속적인 공사수행과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동 텃밭을 지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싱가포르 발(發) 물량을 확보했다. 사측은 지난 7일, 싱가포르 스포츠청에서 발주한 풍골 스포츠센터 공사를 현지 업체와 공동 수주했고 발표했다. 2700억 규모의 프로젝트로 사측의 지분은 1900억원이다. 이번 사업 수주로 현대건설은 싱가포르에서만 총 148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앞선 두 지역의 수주 금액만 1조5000억원을 기록하며 동종업계보다 압도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주택사업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역대 최고의 재건축 단지로 분류되는 반포1동의 사업이 불투명한 상태고 강북권 ‘최대어’인 한남동 지역 사업도 암초를 만났다.

 

 

현대건설은 2017년 9월 서울시 서초구 반포동 1단지 1·2·4주구 재건축 사업을 수주했다. 이 지역은 총 사업비가 10조원에 달하는 규모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로 평가 받는 지역이다. 당시 조합원들은 뒤늦게 수주전에 참여한 현대건설의 손을 들어주며 신뢰를 보여줬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이 “현대건설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시공사 선정 취소까지 요구하고 있다. 현대건설이 약속한 이주비 지원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당시 가구당 7000만원의 무상 이주비를 제시했지만 국토교통부가 과도한 무상 이익 제공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이라며 이를 철회했다.

 

현대건설은 한남3구역 수주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70%(가구당 최소 5억원)의 이주비를 보장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으로 반포1동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현대건설이 반포1동에 LTV를 40%까지만 지원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조합 측은 현대건설이 새롭게 재시한 제안은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반포1동 지역 주민들은 지난해 10월 이주가 이뤄졌어야 했지만 사업 자체가 원점에서 시작할 위기에 놓였다.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관리처분계획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승소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단지 조합장은 항소를 결정한 상태이며 향후 대법원 상고심까지 이어지면 언제 사업이 시작될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반포 1동과 함께 최대어로 분류되는 곳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3구역이다. 이 단지는 사업비가 7조원에 달하며 한강조망권을 갖추고 있다. 한남동은 일대는 도시정비사업단지로 예정된 구역이 많아 3구역을 수주할 수 있으면 싹쓸이까지 노려볼 수 있는 곳이다.

 

현대건설도 한남3구역 수주전에 참여하며 열의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올해 첫 재건축 사업에 실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한남하이츠가 GS건설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한남3구역 일대와 인접해 있어 전략적 요충지로 평가 받는 곳이다.

 

현대건설은 한남하이츠를 확보하기 위해 뒤늦게 수주전에 참여했지만 조합원들의 빈축을 샀다. 인근 주민 A씨는 “이 지역은 한 번 유찰됐는데 현대건설이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뒤늦게 참여하며 홍보관까지 열었지만 구색 맞추기에 불과한 사업 계획을 갖고 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공사비가 9200억원에 이르는 은평구 갈현1구역 수주에도 참여했다. 하지만 이주비 제안 등의 문제가 발생해 입찰보증금 1000억원을 몰수당할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2486억 규모의 대구 수성구 우방타운 재건축 사업도 HDC현대산업개발에 밀리며 건설명가의 자존심을 구기기도 했다.

 

한편, 현대건설은 연이은 실패에도 최근 신반포 15차 재건축 사업에 뛰어들며 구겨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이 지역은 서초구 반포동 12번지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선정된 시공사는 지하4층, 지상35층, 6개동 641가구로 재건축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