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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뜨거운 감자' 엔터주…'침묵(?)'하는 증권가

[FETV=장민선 기자]고객의, 더 나아가 국민들의 자산을 관리‧운용하는 금융사업에 있어 ‘신뢰’라는 단어는 유독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증권사들이 정기적으로 내놓는 리포트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판단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즉 일종의 '나침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에 내포된 중요성은 두말할나위가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증권가에서 보여주는 행태를 보자면 과연 신뢰할 수 있는지, 신뢰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는 이유는 왜일까.

 

최근 ‘버닝썬 사태’로 전 국민들이 적잖은 충격에 휩싸였다. 대부분의 매체들이 집중 조명하며 연일기사를 쏟아낸다.  비단 연예와 사회적으로만 지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일까. 

 

주식 시장도 엔터주에 의해 연일 요동치고 있고,  투자자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이슈 등에 가장 발빠르게 대응하던 증권사들은 침묵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렇다할 리서치보고서를 찿아볼 수 없다.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사 중 하나인 YG엔터테인먼트가 직접 관련 되어 있고, 연예계 전반에 문제로 번지면서 엔터주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경찰이 빅뱅 멤버였던 승리의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내사에 착수한 지난달 26일 이후 약 보름 만에 YG엔터의 주가는 20% 가량 급락했고, 그새 주요 엔터주 시가 총액은 5000억 넘게 증발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전체 몸값에 달하는 규모가 단번에 날아간 셈이다.

 

보유한 주식을 팔아야 할 것 같은 상황인데 오히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승리 성접대 의혹이 제기 된지 일주일 후 YG엔터테인먼트에 대해 매수 유지 의견을 제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그 근거로 오는 2020년 YG엔터테인먼트가 빅뱅 컴백에 따라 음악 및 MD 사업부의 높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증권업계 내에서는 '버닝 썬'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엔터테인먼트 펀더멘탈(기초체력)과는 관계없이 투자금이 이탈해 산업계 전반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듯하다.  때문에 최근 발간되고 있는 리서치보고서에서는 엔터주 평가와 관련 버닝썬 파문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동안 증권사들은 리서치보고서에 대한 객관성 확보 등을 둘러싼 적잖은 논란들을 지속적으로 겪어온 게 사실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리서치보고서 적중률은 20분의 1에 그쳤고, 지난해 증권사의 목표주가 달성률은 평균가 기준 5.7% 수준이었다. 즉, 대부분의 리서치보고서가 시장의 흐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증권사 연구원들의 입장도 있다. 증권사들이 상장사나 기관투자자들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도 기업으로서 이윤을 추구해야 해야 하기에 주 고객인 상장사의 이익에 반하는 리서치보고서를 내면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같은 리서치보고서를 덜컥 믿었다가 낭패를 보는 것은 결국 일반 투자자다. 리서치보고서가 잘못되었거나 잘못된 내용을 담고 있어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투자의 책임은 전적으로 투자자 개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 신뢰도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기 어렵다. 금융당국의 보다 실효성 있는 규율·규제도 있어야겠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자정 노력이다.

 

신뢰, 고객 중심을 논하기 전에 증권사의 책임감 있는 리서치보고서가 수반되어야 한다. 리서치보고서를 믿고 투자한 투자자를 기만한 증권사, 신뢰 하기 힘든 투자사에 돈을 맡길 투자자는 없다. 신뢰는 스스로 외치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약속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