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지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9일(현지시간) 개막한 ‘CES 2024’ 현장을 찾아 그룹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섰다.
이날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을 찾은 신 실장은 오전에는 롯데정보통신을 비롯해 인공지능(AI)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전시관을 주로 방문했고 오후에는 모빌리티와 헬스케어 전시관을 찾는 등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을 AI·헬스케어에서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AI 혁신을 주문한 만큼 AI 트랜스포메이션(인공지능 전환) 차원에서 도입할 만한 기술들을 점검한 것으로 해석된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생성형 AI 등 기술 투자를 더 강화하고 소비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롯데만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AI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신 실장은 계열사인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찾아 약 25분간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전기차 충전기 '이브이시스'(EVSIS) 등 롯데정보통신이 보유한 서비스·솔루션을 둘러봤다. 고두영 롯데정보통신 대표와 롯데정보통신 자회사 칼리버스 김동규 대표, 이브이시스 오영식 대표가 부스 설명을 하자 신 실장은 연식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하는 등 설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 칼리버스와 CES 2024에서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공개했다. 칼리버스는 쇼핑,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등을 극사실적으로 표현하고 독창적인 상호 작용 기술을 접목해 만든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3D 아바타의 키, 체형, 눈 크기, 미간, 코 높이 등 개인에 취향에 맞게 섬세한 설정이 가능한 아바타 개인화는 물론 건물에 반사되는 빛 묘사까지 초현실적으로 구현됐다.
특히 아바타 관객 6만5000여명을 수용하는 가상 공연장 '버추얼 스테이지'를 보고는 신기한 듯 휴대전화를 꺼내 카메라 셔터를 두어번 누르기도 했다. JYP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그룹 엔믹스(NMIXX)가 나오는 K-팝(POP) 존에서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을 착용한 채 오른손 주먹을 쥐며 흔들기도 했다.
미래 먹거리인 전기차 충전사업 관련 전시에서는 진지한 표정으로 설명을 들었다. 그는 인근 샤프, 파나소닉, SK, 소니, 캐논, LG, 하이센스 등도 돌아보며 글로벌 기술 동향을 적극적으로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증강현실(AR) 글래스 제조사인 엑스리얼 부스에서는 '에어2 울트라'를 직접 써보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신 실장이 이번 CES에서 AI와 헬스케어 기술에 집중한 이유는 그룹 차원 신사업 육성 계획과도 맞닿아 있다. 롯데그룹의 올해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신성장 동력 발굴'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22년 향후 5년간 37조원을 기존 사업과 신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바이오·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신사업 분야에 15조2000억원, 기존 사업 부문인 유통·식품·화학 분야에 21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총 37조원 가운데 40%가량이 신사업 부문에 투자되는 셈이다.
한편 신 실장은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에 CES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등 국내외 주요 기업 총수, 임원들과 네트워크도 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