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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 계열 증권사, 실적 추락에 위상 '흔들'

하이·BNK투자증권, 올 상반기 순익 전년比 23%↓
운용 수익 감소가 원인...그룹 이익기여도 6%p 줄어

 

[FETV=성우창 기자] 지방금융그룹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하이투자증권·BNK투자증권이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 그룹 내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금리가 오르고 국내 증시가 하락하자 채권·주식 등 운용수익이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지방 금융지주 계열증권사의 이익기여도도 축소됐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한 규모다. 영업이익도 929억원으로 같은 기간 20.0% 줄었다. BNK금융 자회사 BNK투자증권의 순이익은 476억원, 영업이익 65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6.7%, 17.9% 감소했다.

자산운용 수익이 감소한 것이 부진 원인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채권금리 상승하고 증시 약세장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의 운용수익은 상반기 -12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전 수익 부문 가운데 유일한 적자 항목이다. BNK투자증권의 운용수익이 포함된 기타부문 이익은 40억원으로 전년(734억원) 대비 94.6% 줄었다. 전체 영업수익 가운데 약 40%를 차지하던 비중이 2.6%로 쪼그라들었다.

 

두 증권사 모두 작년 대비 부족한 실적을 거뒀지만, 동기간 대형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NH투자증권·KB증권·하나증권·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이 절반가량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대형사에 비해 적은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비중 덕분에 주식 거래대금 감소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행히 투자금융(IB) 부문 성과가 실적을 이끌었다. 하이투자증권의 IB 부문 수익은 지난 1분기 820억원, 2분기 1100억원으로 여전히 성장세다. 전년 동기 대비 40.1% 증가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기여가 컸는데, 서울 상도동 장승배기 지주택,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개발사업 등 다수 딜에 힘입은 결과다. 이외 LG에너지솔루션 기업공개(IPO) 및 여러 공모채 인수단, 모기지저당증권(MBS)·자산유동화증권(ABS) 공동 대표 주관사단 참여도 성과가 있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율이 전년 말 대비 32.5%포인트 줄어 91.7%를 기록 중"이라며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한 시장 대응 강화로 지속적으로 수익 규모를 유지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NK투자증권의 상반기 IB 수익을 나타내는 금융자문 수수료 수익은 967억원으로 전년 대비 58.0% 증가했고, 인수 수수료 수익은 133억원으로 10.1% 감소했다. 작년 하반기 장외파생상품업 인가로 부동산 PF 사업에 추진력이 붙으며 금융자문 수수료가 크게 늘었지만, 약세장에 따른 투심 악화 영향으로 주식발행시장(ECM)·채권발행시장(DCM) 시장이 찬물을 맞으며 인수 수수료 성과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BNK금융지주 관계자는 "BNK투자증권은 IB 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증가세를 보였으나,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채권금리 상승과 주가지수 하락으로 유가증권 관련 손실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한편 두 증권사의 부진은 모기업인 BNK·DGB금융지주가 좋은 실적을 거둔 것과 대비 된다. BNK금융은 올 상반기 순이익(지배지분)이 50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가량 상승했다. DGB금융의 실질 순이익은 2855억원으로 전년 대비 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뿐 아니라 보험, 캐피탈 등 타 계열사 수익도 선방하며 증권 계열사의 그룹 내 입지가 좁아지는 모습이다. 작년 역대급 호실적으로 이익기여도가 크게 뛰어오른 것과 대비된다. 하이투자증권의 올 상반기 이익기여도는 약 19%로, 전년 동기(약 26%)보다 7%포인트 줄었다. BNK투자증권의 이익기여도는 약 11%로, 역시 전년(약 16%)에 비해 5%포인트 감소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의 2020년 상반기 기여도는 약 21% 정도로, 원래 실적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며 "작년까지 전례 없는 증권가 호황 덕을 봤을 뿐, 두 증권사의 실적이 걱정할 정도로 부실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