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TV=박원일 기자] 최근 건설사들이 앞다투어 환경사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GS건설, SK에코플랜트 등 주요 기업이 환경·에너지 부문을 정리하거나 축소하고 다시 주택·인프라라는 본업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기업 입장에서 존립과 성장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신설·확장·축소·폐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그러나 이번 ‘환경사업 엑소더스’를 바라보는 시각은 단순하지 않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ESG 열풍은 건설업계의 화두였다. 지속가능성과 친환경을 앞세운 환경사업 진출은 시대적 요구이자 기업 이미지 제고의 수단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전문성 부족과 수익성 한계가 맞물리면서 많은 건설사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결국 일부는 사업 매각이나 철수를 택하며 재무 건전성 개선이라는 단기 효과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당장의 재무 구조 개선은 기업 생존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 동력 다변화’를 포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건설업의 전통적 성장축인 주택사업은 경기와 정책 변화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결국 환경·에너지·신산업 영역을 미래 먹거리로 삼지 못한다면 또 한 번의 불황기에 대비할 안전판은 사라진다
[FETV=김선호 기자] 최근 인천공항과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사업자 간 임대료 협상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면세점 측은 코로나19 이후 시장 변화로 인해 기대만큼 객단가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임대료를 감면해달라고 요청하고 있고 인천공항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협상이 불발되자 법원은 최근 강제 조정안을 제시했다. 업계에는 감정평가를 진행한 삼일회계법인이 현 사업자가 철수하고 인천공항이 재입찰을 진행할 경우 임대료가 현재 수준 대비 52~66%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해 법원은 적정 수준에서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DF1(신라면세점) 구역은 25%, DF2(신세계면세점) 구역에는 27%를 인하하는 강제 조정안을 냈다. 이를 종합하면 인천공항은 사업자 철수로 인한 재입찰보다 강제 조정안을 수용하는 것이 나은 선택지로 보인다. 그러나 인천공항은 이러한 조정안에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 중이다. 인천공항이 강제 조정안에 대해 이의제기하면 면세점은 이에 따라 소송을 진행하거나 위약금을 내고 사업을 철수해야 한다. 조정안 수용시 배임 혐의 발생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도 입장을 바꿀
[FETV=임종현 기자]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던 이커머스 플랫폼 두 회사의 운명이 엇갈렸다. 티몬은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에 인수되며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했지만 위메프는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사실상 파산 수순을 밟게 됐다. 오아시스에 인수됐어도 티몬을 향한 시장의 시선은 냉랭하다. 지난해 1조원대 미정산 사태의 후폭풍이 가시지 않았고 환불 등 여러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다. 카드·PG업계는 "구체적인 대안이 나오지 않는 한 재협력하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오아시스는 그간 티몬에 드리운 불신을 지우기 위해 정상화 작업에 총력을 기울였다. 지난 7월 티몬에 500억원을 추가 투자하며 직배송 노하우를 이식해 온라인 경쟁력 강화를 본격화했다. 티몬은 물류센터 확보와 노후 시스템 개편으로 내부 체질을 개선하고 업계 최저 수수료와 익일 정산제 도입해 대외 신뢰 회복에도 나섰다. 이에 따라 조기 정상화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는 무기한 연기됐지만 당초 8월11일과 9월10일 두 차례에 걸쳐 영업 재개 계획을 공표한 바 있다. 그러나 8월 재개는 회생절차가 종결된 뒤에 영업을 재개하
[FETV=나연지 기자] 대기업의 하도급 대금 결제 성적표는 언제나 완벽해 보인다. 법정 기한은 지켰고, 결제 수단도 전액 ‘현금성’으로 처리했다. 외형만 보면 흠잡을 데가 없다. 그러나 협력사의 눈으로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진짜 기준은 ‘무슨 수단으로 주느냐’가 아니라 ‘언제 들어오느냐’다. 현금성 100%는 보기엔 완벽하지만 입금 시점을 보장하진 않는다. 공시의 현금성 지표는 여러 수단을 한데 묶은 총량일 뿐이다. 협력사에 중요한 건 돈의 형태가 아니라 날짜다. 검수 완료일 기준 실제 입금이 30~60일로 밀리면 인건비·원재료 대금을 신용으로 버텨야 한다. 반대로 현금 결제율이 낮아도 10일 이내에 하도급을 지급하면 유동성은 살아난다. 수단보다 타이밍이 본질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업종별 온도차도 뚜렷하다. 반도체·IT·자동차·유통 계열은 속전속결이다. SK하이닉스, SK텔레콤, LG이노텍, 현대차와 기아는 10일 내 지급률이 70~90%를 넘었다. 협력사가 납품한 지 열흘도 안 돼 대금을 회수한다. 반대로 조선·중공업·플랜트·바이오 계열은 장기 구간이 고착화됐다. SK오션플랜트, HD현대마린엔진, 포스코퓨처엠, 휴젤 등은 대부분의 대금이 30~60일
의료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원숭이의 털 고르기에 도달한다고 한다. 유사 이래로 의료는 오랫동안 주술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인류는 ʻ사람ʼ이 되기 전부터 질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에게 위로를 제공해 왔다. 이후 17세기 르네상스를 계기로 과학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손에 넣으면서 질환의 메커니즘이 밝혀지고 수많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된 역사를 거쳐 왔다. 그러나 그 결과 의료의 초점이 ʻ환자를 치료한다ʼ에서 ʻ질환을 치료한다ʼ로 옮겨졌다. 진화란 환경의 변화에 맞춰서 적응해나가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이라는 환경 격변에 직면해 있는 현재, 의료는 다시 한 번 진화를 해야 하지 않을까. 다시 말하면 기존의 질환 접근법을 소중히 하면서도 한 명의 사람인 환자에게 초점을 맞춰 가는 의료로 진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그런 면에서 노인의학과는 그 진화의 열쇠를 쥐고 있을지 모른다. 초고령사회인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미국 사회도 고령화가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노년증후군과 다양한 만성질환이 병존하는 고령 환자를 치료하는 노인의학과 의사(노년의학과 전문의 수)는 최근 10년간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오히려 감소 경향에 있
[FETV=권현원 기자] 제4인터넷전문은행(이하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 결과가 발표된 지 어느덧 5개월이 지났다. 앞서 올해 3월 25일과 26일 진행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에는 총 4곳의 컨소시엄이 신청서를 제출했다. 신청서를 접수한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이 중심이 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과 소소뱅크, 포도뱅크, AMZ뱅크 컨소시엄이었다. 당시 이들 컨소시엄엔 다양한 금융·산업권 주주들이 참여했고, 제4인뱅 설립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었다. 그 중에서도 한국신용데이터가 든든한 금융권 뒷배를 마런하며 가장 먼저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주요 시중은행 중 3개사를 컨소시엄 주주로 구성했으며 이 외에도 지방·저축은행에서는 BNK부산은행과 OK저축은행, 카드사는 우리카드, 보험권에서는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를 컨소시엄에 합류시켰다.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 직후인 지난 4월 1일에는 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자신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국신용데이터는 ‘소상공인 맞춤형 금융 혁신’을 비전으로 제4인뱅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원래대로라면 금융당국의 예비인가 심사 결과는 6월 중 발표될
[FETV=박민석 기자] 신한투자증권이 발행어음 인가를 앞두고 곤혹을 겪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단기금융상품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200%까지 자금을 조달해 기업금융(IB)·부동산 등에 운용하고 일부는 벤처·혁신기업에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정부의 모험자본 활성화 정책과 직결돼 있는 만큼 발행어음은 증권사의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자기자본 조건을 충족시킨 신한투자증권도 전담 회의체를 꾸려 지난 7월 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금감원이 일부 증권사의 사법리스크를 문제 삼아 심사를 중단하면서, 내부통제 사고가 잦았던 신한투자증권은 곧장 비난의 표적이 됐다. 라임사태와 지난해 1300억원 ETF 손실, 계열 은행의 ‘집사 게이트’ 연루 이력까지 다시 소환됐다. 과거 전력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이를 이유로 현재의 쇄신 노력까지 부정하는 건 생산적이지 않다. 지난해 이선훈 대표 취임 이후 준법·리스크관리 조직을 확대했고, 사고 발생 시 임원 성과급을 삭감하는 집단 책임제를 도입했다. 통제 방식도 사후 처리에서 사전 예방형으로 전환했다. 상반기 순이익이 이미 전년도 실적을 넘어선 것도 이러한 변화의 성과다. 신뢰 회복은 쉽지 않지만, 달
[FETV=신동현 기자] 지난 1월 16일 크래프톤은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KRAFTON LIVE TALK, 이하 KLT)’를 통해 올해 경영 전략과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김창한 대표는 ‘크래프톤의 미래 5년, 프랜차이즈 IP’를 주제로 비전을 공유하며 ▲자체 제작 투자 확대 ▲퍼블리싱 볼륨 확장 ▲자원 배분 효율화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그는 “올해부터 크래프톤의 신작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된다”며 “PUBG: 배틀그라운드를 잇는 새로운 빅 프랜차이즈 IP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신작 출시 계획은 출발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 인조이가 얼리 액세스 직후 1주일 만에 100만 장을 판매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또 서브노티카2와 어비스 던전 등 주요 타이틀은 완성도와 저작권 이슈로 올해 출시가 무산됐다. 자체 개발이 더뎌지자 크래프톤은 '현질'에 나섰다. 4월에는 카카오게임즈 자회사였던 넵튠의 지분 39.37%를 약 1650억원에 인수했다. 넵튠은 ‘라인 퍼즐탄탄’, ‘프렌즈 사천성’으로 일본·대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데 이어자회사 개발작인 이터널 리턴, 무한의 계단,
[FETV=임종현 기자] 정부가 추진하는 빚 탕감 프로그램인 배드뱅크가 장기 연체채권 매입가율을 '평균 5%'로 산정한 것으로 알려지자 영세 대부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배드뱅크는 부실 자산이나 채권을 할인 매입해 정리하는 기관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무담보 빚을 진 개인을 대상으로 한다. 캠코는 이른 시일 내 배드뱅크를 설립하고 채권 매입가율 수준을 확정 지을 예정이다. 통상 연체채권 가격은 개별 회사 간 1대1 협상을 통해 정해진다. 그러나 정부 정책이라는 명분 아래 여러 회사의 연체채권에 일률적인 매입가율을 적용하면서 시장 논리가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대부업권이 보유한 장기 연체채권 규모는 약 2조200억원에 달한다. 대부업체들은 자체 채권추심업체를 통해 부실채권을 원금의 20~30% 수준에 매입하는데 이를 일괄 5%에 매각할 경우 최대 25%p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채권 매입가율이 회사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정해지면 유불 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특히 정부 정책에 참여를 거부할 경우 제재나 불이익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강압적 분위기도 우려된다. 가장
[FETV=장기영 기자] ‘7827억원’ vs ‘1713억원’ 5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이 금액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5년 두 손해보험사의 연간 당기순이익이다. ‘9539억원’ vs ‘9873억원’ 그리고 이 금액은 10년 후인 올해 상반기 동일한 두 회사의 당기순이익이다. ‘격세지감(隔世之感)’, 아니 ‘격세보감(隔世保感)’을 느끼게 하는 숫자의 주인공은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을 꺾고 개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 1위에 올랐다. 추격을 넘어선 역전. 1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부동의 1위’ 삼성화재와 ‘만년 5위’ 메리츠화재의 순위가 뒤바뀔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5대 대형 손보사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올해 2분기 메리츠화재의 당기순이익은 5247억원으로 1위,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3982억원으로 3위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메리츠화재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당기순이익 1위를 차지하게 된다. 올해는 메리츠화재의 급성장을 이끈 메리츠금융지주 대표이사 김용범 부회장이 창립 100주년을 맞은 2022년 ▲장기인보험 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