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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규기자의 보험X파일]금감원, 흥국화재 ‘제재 보류’ 배경은...계열사는 ‘확정’ 대주주는 ‘보강’

지난달 29일 제재심위 개최...태광그룹 계열사인 휘슬링락cc가 판매한 김치 고가 매입 '부당지원' 심의
금감원 제재심委, 계열사 부당지원 제재는 '확정', 다만 대주주 부당지원 여부는 추가확인 필요 '보류'
금감원, 흥국화재 전산용역 계약이 쟁점...이호진 태광그룹 오너가 지분전량 보유한 티시스와 '고가계약'
금감원 "계약금 등 통상적 수준보다 비싸다" 대주주 부당지원vs 흥국화재 "객관적 비교 어렵다" 반박

 

[FETV=김양규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그룹 계열사와 대주주 부당지원한 혐의로 흥국화재에 대한 제재 심의에 착수했으나, 결국 제재수위를 결정짓지 못한 채 보류했다.

 

금융당국은 흥국화재의 계열사 및 대주주 부당지원 여부를 두고 대심제를 통해 흥국화재측과 격론을 벌인 결과 계열사 부당 지원에 대한 제재수위는 확정됐으나, 대주주 부당지원 여부를 두고는 좀 더 사실 확인을 보강한 후 제재수위를 일괄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화재는 흥국생명과 함께 태광그룹의 보험계열사로, 태광그룹의 오너는 이호진 전 회장이다.

 

2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8일 흥국화재의 그룹 계열사 부당지원 및 대주주 부당지원에 대한 제재심의에 착수했다.

 

제재심의는 대심제를 적용해 피감기관인 흥국화재의 변론 기회를 제공하는 등 제재심위위원들이 동석한 가운데 양측 간 주장을 청취한 후 최종적으로 제재심의위원들이 종합적으로 판단해 제재수위 등을 결정하도록 마련한 제도다.

 

이날 제재심의에서는 계열사 부당지원 여부에 대한 제재수위는 금융당국의 기존 방침이 확정될 것이란게 중론이다. 다만 대주주 부당지원 여부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흥국화재 간 미묘한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며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계열사 부당지원 건에 대해서는 기존대로 제재수위가 확정될 예정”이라며 “다만 대주주 부당지원 여부를 두고는 추가 사실 확인이 필요해 제재결정이 보류된 것”이라고 밝혔다.

 

흥국화재의 제재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계열사 부당지원과 대주주 부당지원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금융당국은 흥국화재가 그룹 계열사인 골프장 휘슬링락CC에서 판매하는 김치를 시중가보다 훨씬 고가로 매입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계열사를 지원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흥국화재는 설 명절 직원들에게 성과급 명분으로 김치를 제공했다. 당시 흥국화재가 매입해 제공한 김치의 가격(10Kg)은 무려 19만5000원이었다. 유사 상품이 시중에서 약 5만~10만원에 거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2~3배 비싸다.

 

즉 비상식적으로 고가에 매입한 것으로, 금융당국은 흥국화재가 계열사 지원을 위해 부당하게 업무를 처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당시 대표이사 사장 두명을 포함해 실질적으로 업무를 담당한 총무팀장 등에게 중징계를 결정했고, 이를 금융위원회에 부의한 상태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김치 매입 등 계열사 부당지원에 대한 제재는 기존대로 결정될 것”이라며 “다만 태광그룹의 계열사인 티시스의 전산용역 발주와 관련 양측 간 주장이 엇갈리고, 이 과정에서 대주주의 부당지원이란 점을 명확히 밝혀내지 못한 점 등이 감안돼 제재결정이 연기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태광그룹의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티시스란 IT기업에 2~3건의 전산용역을 발주한 건이 부당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 또 다른 관계자는 “태광그룹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티시스에 흥국화재가 발주 계약한 전산용역 과정에서 용역비용이 여타 유사 기업들에 비해 고가에 계약이 체결된 점이 확인됐다”면서 “반면 흥국화재측은 프로그램 제공의 질과 양 그리고 범위 등이 각각 달라 절대적인 비교가 어렵다고 주장해 좀 더 보강 확인 후에 일괄적으로 제재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골프장의 김치 등을 고가 매입한 것은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흥국화재와 담당자의 제재로 끝나는 사안이나, 티시스와의 부당한 거래기 이뤄졌다면 이 회사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흥국화재 측인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태광그룹의 양 보험계열사만 하더라도 경영진의 잦은 교체와 20년간 이어 오는 해직자 문제, 게다가 계열사 부당지원 등 각종 문제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이라며 “보험업계 내에서도 말들이 많은 기업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여권의 한 관계자는 “한진일가의 갑질행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문제에 이어 태광그룹의 계열사 부당지원 및 일감몰아주기 등 재벌그룹의 불법 및 잘못된 행위, 행태에 대해 심층적으로 들여다 볼 계획”이라며 “올해 국정감사에서 적극 문제제기 할 사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