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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성공방정식] 하나기술 발굴한 하나증권, '스팩 1위' 내세워 IPO 시장 확장

배터리 3사 고객 둔 2차전지 장비업체 상장…3년간 수익률 300%
중소형 스팩합병 1위…당국 규제 강화에 전통 IPO 강화

[편집자 주] IPO 시장에서 주관사의 책임이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당국이 기관투자자의 장기투자를 독려하면서, 주관 건수와 공모액뿐 아니라 상장 이후 장기 수익률이 주관사의 새로운 역량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FETV는 최근 3년간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을 기준으로 성공적인 IPO 사례를 분석하고, 주관사의 전략과 역할 등 성패를 가른 핵심 요인을 집중 조명해 본다.

 

[FETV=박민석 기자] 상장 이후 주가가 300% 넘게 급등했던 하나기술을 발굴한 하나증권이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과 IPO(기업공개) 투트랙 전략으로 상장 시장에서 존재감을 이어가고 있다. 중소형 스팩 합병에 강점을 보여 왔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심사 강화로  인한 실적 부진으로 전략 재조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나기술은 하나증권 주관으로 2020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2차전지 장비 전문업체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개발·제조하며 주목을 받았고, 특히 국내 장비 업체 중 유일하게 전(全) 공정 장비를 턴키 방식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점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3사를 고객사로 확보한 점도 강점이었다.

 

이에 상장 당시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인 3만5000원으로 결정됐고, 상장 첫날에는 시초가 ‘따상(공모가 대비 2배 시작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이후 무상증자를 거친 주가는 상장 3년 만에 14만원을 돌파하며 공모가 대비 300% 이상 상승했다. 국내외 2차전지 산업 성장 기대감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였다.

 

하지만 2023년 말부터 분위기는 급변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와 함께 주요 고객사의 발주 일정이 지연되면서 매출이 줄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1700억 규모(연간 매출의 약 160%)의 대형 수주가 철회되며 실적이 급락했고, 현재 주가는 1만원대로 하락해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 이후 주가 흐름은 업황과 개별 기업 상황에 크게 좌우된다”며 “특히 2차전지업체의 경우 상장 이후 근 2년 뒤인 2023년부터 고평가 논란이 시작됐기에, 이후 주가 하락세는 주관사의 잘못과큰 관련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 스팩 합병 ‘1위’ ..하나증권의 중소형 IPO 전략

 

하나기술 상장 실무를 맡았던 권승택 당시 실장은 2023년 말 ECM본부장으로 승진해 IPO 전담 부서를 이끌고 있다. 그는 하나기술 발굴 당시에도 2차전지 섹터의 성장성과 기술력을 정교하게 분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본부장 체제 전환 이후 하나증권은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의 중소형 기업을 중심으로 IPO과 스팩합병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서 하나증권은 스팩 합병 분야에서는 2013년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 상장을 성공시킨 후 ‘스팩 강자’로 입지를 굳혔다.

 

실제로 2009년 스팩 제도 도입 이후 하나증권이 성사시킨 스팩 합병 건수는 20건으로 업계 1위다. 권 본부장이 취임한 지난해에도 9건의 상장 중 5건(레이저옵텍, 사피엔반도체, 아이비젼웍스, 에스지헬스케어, 엠에프씨)을 스팩합병 방식으로 진행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업계 관계자는 "스팩합병은 전통 IPO보다 수요예측 부담이 적고, 일정 조율이 유연하다"며  "공모 시장이 위축될 때 스팩 합병은 비교적 부담이 적고 일정 조율이 유리해 하나증권의 전략과 잘 맞는다"고 말했다.

 

◇ 심사 강화에 발목…전통 IPO로 회귀 노린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IPO와 스팩합병에서 모두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중 단 한 건의 기업 상장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동 기간 4개 기업을 상장 시킨 것과 비교하면, 실적 격차가 뚜렷하다. 특히 스팩합병에서 상황이 녹록지 않다. 최근 금융당국이 심사 요건을 강화하고, 합병 기업의 가치 산정 기준도 엄격해지면서 스팩 상장 성사율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 본부장은 “최근 외부 인력을 적극 영입하며 IPO 역량 보강에 나서고 있다”며 “스팩 합병 1위 타이틀을 유지하는 한편, 전통 IPO 경쟁력도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