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1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발목잡은 '경기'...한은, 기준금리 3.5%로 6연속 동결

경기둔화 우려에 물가 진정세 영향...한미 금리차 2%p 속 잇단 '동결'
급증하는 가계대출은 골칫거리...이팔전쟁 영향 등 인상 가능성 주목

 

[FETV=권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했다. 지난 2·4·5·7·8월에 이은 '6회 연속 동결'로,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이다.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가라앉혀야 한다는 판단보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경기'에 초점을 둔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9일 오전 한은 본관 16층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기준금리'는 초단기금리인 콜금리에 즉시 영향을 미치고, 장단기 시장금리, 예금·대출 금리 등의 변동으로 이어져 궁극적으로는 실물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3·6·9·12월을 제외하고 매년 8번 금통위를 열어 물가 동향, 국내외 경제 상황, 금융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는 경기 반등 신호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물경기 위축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뚜렷한 소비 위축 등으로 그동안 정부나 한은이 기대해온 '상저하고' 경기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8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에 따르면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 등 내구재와 의류 등 준내구재 소비 부진으로 7월보다 0.3% 떨어져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치솟은 가계부채도 이번 기준금리 동결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분기(4∼6월) 전체 가계 신용(빚)은 전분기 대비 1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과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14조원 이상 급증한 영향이다. 부동산 규제 완화 등으로 가계빚이 불어난 만큼, 금리를 더 올리면 이자 부담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을 키울 우려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국내 물가도 한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당장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이 3%대(3.7%)로 올라왔지만, 근원 소비자물가는 3개월째 비슷한 수준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추가 정책금리(기준금리)인상 압박이 다소 줄었다는 점도 한은의 이번 동결 결정에 힘을 실었다.

 

다만 고금리 여파에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계부채와 원·달러 환율 상승세,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p)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 등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다. 

 

한편 이창용 한은 총재는 19일 금통위 현장에서 "오늘 논의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이팔전쟁' 확전 우려가 커진 만큼 금통위에서 국내 시장 영향, 금리 향방에 대해 다각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출장 기간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중동 문제가 여기 비행기 타고 오는 동안 벌어졌다. 유가 등을 봐야 한다"며 "사실 이번 금통위원들이 결정할 때 곤혹스러운 팩트일 것이다. 갑자기 발생해 새로운 자료를 다시 봐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