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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업계 최장수 CEO에 도전 최희문 메리츠증권 부회장

첫 세전이익 1조 달성 등 5년 연속 '최대 실적' 달성...3월 네번째 '연임' 확정
임직원·주주 높은 지지에 주가도 상승세...올해 과제는 '리테일' 부문 강화

 

[FETV=성우창 기자]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의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12년간 메리츠증권을 이끌며 계속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이 부회장이 네번째 연임에 성공하며, 금융투자업계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에 오르게 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최근 정기인사를 단행, 최 부회장의 메리츠증권 대표직 유임을 결정했으며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최 부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4년까지로 15년간 메리츠증권을 이끌게 되며, 김해준 교보증권 전 사장(13년)과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전 사장(12년)을 넘어선 업계 역대 최장수 CEO가 된다.

최 부회장은 미국 파운턴밸리 고등학교를 졸업 후 엠허스트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 스탠포드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졸업했다. 2001년 골드만삭스 상무, 2002년 삼성증권 캐피탈마켓산업본부장 전무 등을 거치고 2010년 메리츠증권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 기준)은 78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8.5%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각각 9489억원과 1조472억원으로 14.6%, 36.5% 늘었다. 모두 창사 이래 최대 규모며, 5년 연속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세전이익은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영업수익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산운용(S&T)과 투자금융(IB) 부문 성장이 돋보인다. S&T는 별도 기준 5487억원을 벌어 전년(4317억원) 대비 27.1%, IB는 5328억원을 벌어 전년(4080억원) 대비 30.6% 커졌다. 재정비한 S&T 조직과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굵직한 부동산 PF 딜이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위탁매매(브로커리지)·자산관리(WM) 부문 등 모든 사업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 대형 증권사들의 경쟁 심화에도 IB·S&T·리테일 부분 등 모든 사업 부문이 차별화된 영업경쟁력을 발휘해 고르게 성장했다"며 "특히 IB 부문에서 자문·주선 딜 소싱 강화로 실적이 증가했고, S&T 부문에서는 트레이딩 역량 강화 및 전략적 투자에서 좋은 수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자기자본 규모도 4조7888억원에서 5조3344억원으로 커졌다. 최 부회장의 대표 부임 당시(5912억원) 기준으로 보면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5.5%로 8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해 최 부회장의 다각화 전략이 성공적임을 입증했다. ROE는 지난 한 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을 연평균 자기자본으로 나눠 계산하며 해당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낸다.

인건비는 4931억원을 지출해 전년(3589억원)보다 37.4%로 크게 올랐다. IB 등 각 부문 호실적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단 이는 단순 지출이 아닌 투자라는 평이 나온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임직원 평균 급여 1억3468만원으로 증권업종 뿐 아니라 전체 상장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최 부회장의 `업계 최고 성과 보상` 원칙의 결과로, 인재가 몰리며 메리츠증권이 성장하는 원동력이 됐다. 임직원들 사이에서도 `대표가 곧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의 성과 중심 문화는 인사이동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연말 단행한 인사에서 1972년생인 황태영 구조화투자본부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성철 전무, 구재범 상무, 김민·오미영·성하윤·박일용·김동혁·박상욱 상무보도 임원으로 승진한 40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증권사가 지난 한 해 IB 부문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거뒀다"며 "그에 따른 성과급 지급에 따라 메리츠증권 뿐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인건비 지출이 커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직원 뿐만 아니라 주주로부터도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5월 배당성향을 낮추는 대신 자사주를 매입 소각하겠다는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해 주가가 14% 가량 하락하는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자사주 매입 계획이 불확실한 약속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총 34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약속을 지켰고, 그 결과 지난 한 해 메리츠증권 주가는 40.52%로 크게 뛰어올랐다. 이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 부회장의 연임이 결정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메리츠증권은 향후 리테일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 다각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7월 국내 주식 차액결제거래(CFD) 시장에 뛰어들어 업계 최저 수수료 등을 내세워 고객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해외 CFD도 출시했다.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물론 국내 유일 농산물 전체 지수 상장지수증권(ETN) 등 차별화된 상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조직개편으로 리테일본부 산하 디지털 전담 디지털비즈팀을 신설하고 인력을 배치, 자체 유튜브 채널 `메리츠온`을 개설해 CFD 관련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이전보다 적극적인 리테일 마케팅 행보를 보인다.
 

연초부터 좋은 소식도 들려왔다. 최근 메리츠증권은 기획재정부로부터 2021년 하반기 우수 국고채 전문딜러(PD)로 선정되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7∼12월 PD의 국고채 인수·거래·보유·호가 제출 등 의무이행실적 평가 결과 증권·은행 부문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메리츠증권은 올 3∼8월 매월 경쟁입찰 인수금액의 25%를 비경쟁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메리츠증권 경영진은 상반기 중 고정이하여신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하이난항공 관련 채권을 매각할 계획"이라며 "이 부분의 성공적인 회수가 올해 실적 관건이 될 전망인 가운데, 추가 대손비용 발생 시 자회사 메리츠캐피탈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