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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2020 신년사로 읽는 대기업 총수의 경영 키워드

재계, 리더십 확보·고객 신뢰·조직문화 혁신 등 강조
경제계 “변화와 도전의 시기,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자”

 

[FETV=김창수 기자] 2020년 새해를 맞아 주요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진이 내놓은 메시지에는 어려운 대외 환경 속 경영 위기를 경쟁력으로 정면 돌파하고 철저한 고객 기반의 미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났다. 재계는 2020년을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이자 성장의 전환점으로 여기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아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며 기존 사업의 역량을 더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 총수들은 미래 사업 발굴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도 한 목소리를 냈다. 경제계도 변화와 도전을 강조하면서 규제 혁신 등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그룹·LG·롯데·한화·GS·신세계 등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신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미래 사업 리더십 확보 ▲고객 신뢰 회복 ▲디지털 전환 역량 강화 ▲조직 문화 혁신 등으로 압축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시무식을 주재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향후 5년 동안 100조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시장 리더십을 가시화함과 동시에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전했다.

 

지난해 새해 메시지에서 시장의 판도를 주도해나가는 ‘게임 체인저’로의 도약을 천명했다면 올해는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실행 의지를 강하게 표명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특히 기술과 사업 기반, 조직 문화 혁신을 강조하며 이 같은 변화와 혁신 노력의 최종 지향점은 ‘고객’이라고 못박았다.

 

 

LG그룹과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총수들도 고객 가치를 경영 최우선 기조에 두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올해 처음 온라인 시무식을 거행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올해를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하는 해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이날 오전 전 세계 LG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담은 영상 ‘LG 2020 새해 편지’를 띄우고 “오늘 이것 하나만큼은 반드시 우리 마음에 새기면 좋겠다”며 “바로 고객의 마음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항상 고객의 관점에서 고민하고 바로 실행하는 실천”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고객 가치’를 강조한 데 이어 올해는 고객 관점에서 고민하고 바로 실행하는 실천에 무게를 뒀다.

 

지난 연말 고강도 쇄신 인사를 단행한 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공감(共感)과 공생(共生)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나가자”고 밝히며 “다른 기업보다 한 걸음 더 빠르게, 어제보다 한 뼘 더 나은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결국 고객의 불만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면서 고객의 중요성을 신년사에 담았다. 정 부회장은 수익성 있는 사업 구조 개편과 더불어 고객에 대한 ‘광적인 집중’, 미래 성장을 위한 신규 사업 발굴 등 세 가지 역량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10년의 전환기를 맞아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변화의 파도에 올라타지 않으면 침몰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면서 “비상(非常)이 일상(日常)이 된 상황에서는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대안을 찾는 혁신적 사고를 통해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디지털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 확보 및 육성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강화를 강조하는 한편 애자일(Agile)한 조직 문화 구축 및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조성 등을 우선적으로 주문했다.

 

 

재계의 ‘큰형’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일류 한화의 사업별 선도 지위와 미래 가치를 지속적으로 확보하며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면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 사업군별 시장 선도력 확보, 신뢰로 성장하는 지속 가능한 기업의 비전을 제시했다.

 

경제단체장과 경제부처 장관들도 올해를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변화의 시기’로 보고 변화와 도전이 가능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신년사를 통해 밝혔다. 이들은 경제 활력의 주체가 되는 기업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미래 산업의 주도권과 국가의 흥망은 ‘누가 더 기업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만드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며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새로운 일을 벌일 수 있는 분위기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손 회장은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 획일적인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등 국내적인 정책 환경이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기업에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이뤄지면서 기업 심리도 함께 위축된 측면이 있었다”며 “올해는 기업들이 투자와 생산을 늘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국가적 최우선 과제로 인식되고 정책기조 또한 기업의 활력 제고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경제계의 키워드와 발맞춘 지원을 약속했다. 성 장관은 “새해 우리 경제와 산업이 변화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출과 투자 부진, 제조업 고용 감소 등의 어려움에 직면해 있지만 새로운 희망의 싹도 움트고 있다”고 말했다. 성 장관은 또 “상생과 협력의 확산, 새로운 도전과 혁신, 정책 수요자와 국민이 느끼는 성과와 체감 확산을 위해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