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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클로즈업]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뚝심경영’으로 위기탈출

‘반토막’ 난 실적부진‧글로벌 경영환경 악화 이어 대법선 ‘최악 판결’
‘역대급’ 대규모 투자‧日 포럼 강행…“어떤 위기에도 반드시 극복할 것”

 

[FETV=조성호 기자]  <<<<<한국경제號에 위기가 찾아왔다.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내수불황과 최저임금 및 고용절벽, 노사 갈등 등 각가지 악재로 한국 경제는 연일 신음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일본의 경제보복 등 글로벌 악재는 한국 경제를 위기상황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한국경제號가 불안한 가운데 각 기업들의 생존해법 찾기는 갈수록 처절하다.

 

각 기업 및 금융사들은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글로벌 경쟁력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CEO의 결단으로 승승장구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업도 있다. 기업의 흥망성쇠는 콘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CEO가 출발점다.

 

국내외 굴지의 기업과 금융사들이 천문학적인 대우를 제공하며 유능한 CEO 영입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영웅은 난세에 난다’는 옛 말이 있다. 재계도 마찮가지다. 위기의 상황에 빠진 한국경제號에겐 더욱 그렇다.

 

이에 FETV는 CEO의 경영철학과 걸어온 발자취, 활동상황, 프로젝트 승부수 등을 통해 각 기업의 과거와 현재를 조명하고 이를 발판삼아 미래의 경쟁력을 제시하는 CEO 기획 시리즈 'CEO 클로즈업'편을 보도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옛 속담이 있다. 시련을 겪은 뒤 더 강해지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이같은 옛 선조의 말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경계선 없이 고스란히 적용된다. 국내외 경기 불황과 크고 작은 소송 등으로 얼룩진 삼성전자의 경우도 마찮가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행보는 올해들어 부쩍 험난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 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떨어진 데다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하루가 멀다 하고 삼성전자를 둘러싼 악재가 쏟아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영어의 몸을 경험했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 상고심에서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난 2심의 결과를 뒤엎는 결과가 나오면서 또 다시 자신의 거취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바이오로직스 검찰수사도 이 부회장이 넘어야할 산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최근 반도체 및 디스플레에 공정에서의 ‘탈일본’ 선언은 물론 역대급 대규모 투자를 선언한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뚝심경영’을 선보이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하고 있다.

 

◆실적부진‧반도체 규제 이어 대법원 선고 등 ‘악재’ 이어져=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매출 108조5100억원, 영업이익 12조8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무려 58.0% 감소한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 반도체 업황 부진이 급격한 실적하락을 불러왔다. 특히 2분기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대비 70.0%나 감소한 3조4000억원에 그치면서 전분기(4조1200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반기 역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실적 개선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 소재 수출 규제 강화에 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경제보복이 이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또한 이어지고 있어 대내외적인 악재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대형 악재는 대법원에서 나왔다. 지난달 2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상고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하면서 다시 재판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 이 부회장의 뇌물액이 오히려 늘어나 향후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적신호’가 켜졌다. 더구나 경영승계 작업 여부도 인정되면서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 부회장과 변호인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인정하게 된다면 이 부회장이 또 다시 재구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과 삼성으로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자신의 무죄를 최대한 다퉈야 해 경영활동에도 지장이 불가피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례적으로 대법원 판결 직후 입장문을 발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 측은 판결 직후 “그 동안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어 왔으며 미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준비에도 집중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경제 상황 속에서 삼성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입장문 발표에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내부에서 느끼는 위기감이 생각보다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시작된 후 3년여 동안 삼성은 계속되는 수사가 이어지면서 리더십은 물론 내부 사기등에서도 만신창이가 됐다”면서 “더구나 실적 악화와 일본 수출 규제, 미중 무역갈등이 겹치면서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아예 도태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은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강행하자 주요 계열사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둘러보는 등 적극적인 현장경영 활동을 이어왔지만 대법원 선고 이후 대외 행보를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스템 반도체 등 ‘뚝심경영’으로 위기 탈출 노린다 =최악의 위기 상황에서도 이 부회장은 지난 6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지난해에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활성화에도 기여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2030년 글로벌 1등을 목표로 한 133조원의 ‘역대급’ 투자 계획에 차질없는 집행도 함께 당부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또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강행하자 곧바로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긴급 소집, 비상대책 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가하자”고 강조했다.

 

이후 평택사업장(메모리)과 기흥사업장(시스템LSI/파운드리), 온양‧천안사업장(반도체 개발 및 조립/검사),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을 방문하면서 전자부문 밸류 체인 전 과정을 직접 살펴보는 등 현장경영 행보를 강화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5일에는 격화되고 있는 한일 갈등 속에서도 ‘파운드리 포럼’을 예정대로 일본에서 개최하는 등 ‘뚝심 경영’ 행보도 보이고 있다. 이번 포럼 강행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파운드리 사업 의지와 더불어 대법 선고 이후에도 흔들림 없는 경영활동을 통해 위기탈출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정승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해 고객 파트너사들과 투명하고 신뢰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그 활동은 변함없다”면서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는 위기가 오면 이를 극복해왔다. 앞으로 어떤 위기가 와도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는 이 부회장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가 여러 대내외적 악재 속에서 임직원들의 불안감 해소와 나아가 기업 경쟁력은 물론 굳건한 경영 의지를 담은 메시지 전달 등 여러 포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프로필

▲서울 출생 ▲경복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동양사학 학사 ▲게이오대학교 대학원 석사 ▲하버드대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박사과정 수료 ▲1991년 삼성전자 총무그룹 입사 ▲2001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보 ▲2003년 삼성전자 경영기획팀 상무 ▲2007년 삼성전자 전무 ▲2009년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부사장) ▲2010년 삼성전자 COO 사장 ▲2013년 삼성전자 부회장 ▲2015년 삼성문화재단 및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