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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저인망식’ 인사청탁에 나선 금피아들...과도한 인사개입 '빈축'

GA협회장 양두석- 조경민 경합...금감원 전현직 인선개입 속 조 전 금감원 팀장 선출
GA사장들 “금감원 연락받고 사실상 부담”...금감원 입김에 ‘자율경쟁’ 취지 훼손 논란
GA협회장에 이어 차기 손사협회장 인선 작업도 진행...안형준 vs 이득로 ‘2파전’ 압축
GA사장들 “금감원 전현직 인사들 연락”...업계, GA협회장 이어 또 인사 개입 ‘빈축’

[FETV= 길나영 / 김양규 기자]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KT&G 등 민간회사에 대한 관(官)의 인사 개입 의혹 폭로의 여파로 금융권내에서도 금융감독당국의 민간 기관장 인선 개입이 주춤된 분위기다.

 

그러나 금융권내에서 금융감독원의 인사 개입 행태가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어 적잖은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금융감독원의 경우 과거처럼 조직 차원의 인사 개입이 아닌 전·현직 선후배 사이로 엮인 ‘다채널 저인망식’ 인사 청탁으로 각종 인사에 개입,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처럼 금감원 전·현직 인사들간 밀어주고 당겨주는 식의 인사 개입에 대한 금융권내에서는 볼썽사납다는 목소리까지 제기 된다.

 

13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차기 대형법인보험대리점협회(이하 GA협회)장 인선작업이 완료, 조경민 전 금융감독원 팀장 출신의 엠금융서비스 고문이 선임됐다.

 

공모를 통해 선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차기 GA협회장 인선은 양두석 손해보험협회 상무와 보험연수원 부원장을 역임한 가천대 겸임교수를 비롯 금감원 팀장과 IBK기업은행 연금사업본부장, 동양생명 전무를 역임한 조경민 엠금융서비스 고문 그리고 연임에 나선 현 강길만 회장간 3파전으로 전개됐다.

 

이번 GA협회장 인선 작업은 후보 추천을 받은 3인이 사원총회의 역할 없이 6개 이사사 사장들의 후보 추천으로 결정됐다.

 

6개 이사사는 대형대리점 2곳과 중소형대리점 2곳 그리고 개인보험대리점 2곳의 사장들로 구성됐으며, 가장 많이 추천을 받은 후보가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결론적으로 박빙의 승부 끝에 조경민 전 금감원 팀장이 양두석 교수를 제치고 차기 회장에 선출됐으나, 이 과정에서 금감원 전현직 출신들의 인사 개입으로 적잖은 논란이 야기됐다.

 

업계 한 임원은 “양두석 교수와 조경민 고문이 유력시 됐으나, 전반적으로 양 교수가 적극성 등 다소 우위에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인선 과정에서 전현직 금감원 인사들이 GA사장들에게 전화를 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GA사장들에게 연락을 취해 인선 개입에 나선 금감원 전현직 인사들은 금감원과 업계간 경쟁 구도에서 업계 출신이 선출될 경우 자존심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 한 것으로 알려졌다.

 

GA업계 한 대표이사는 “금융당국 관계자에게 연락을 받고 부담을 느끼지 않을 GA 대표들이 얼마나 있겠는가”라며 “결국 고민 끝에 대형과 개인보험대리점간 기싸움에도 중소형 대리점이 금감원 출신의 조 고문을 지원하면서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6개 이사사의 후보추천 결과는 조경민 고문이 4표를, 양두석 겸임교수가 2표를 획득했다.

 

즉 GA업계내에서는 과거와 달리 금융감독원 출신들의 대 금융감독원 로비활동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 그리고 업계를 대하는 자세 등 “일하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공감대를 형성되고 있었음에도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금융감독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전언이다.

 

뿐만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차기 대한손해사정법인협회(이하 손사협회) 회장 인선 과정에도 금융감독원 전·현직 출신들의 인사 개입 논란이 일고 있다.

 

손해사정법인업계는 지난 2월말 퇴진한 김성삼 전 회장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해 지난달 말 차기 회장 공모를 완료했다.

 

공모마감 결과 금융감독원 출신의 박창종 전 푸르덴셜생명 감사와 안형준 DB손해보험 감사가, 양두석 가천대 겸임교수와 이득로 안산대 겸임교수가 지원했다.

 

대한손해사정법인협회는 1985년부터 위탁손해사정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단체다.

 

특히 손해보험사들이 자회사로 거늘고 있는 손해사정회사들에게 일감 몰아주기 등 손해사정업무에 대한 독과점 행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것이 목주요 적으로, 현재 38개 위탁손해사정 법인이 협회의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임 김성삼 대표의 경우 업계 및 협회 발전을 위해 실질적이고 적극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돼 임기 1년만에 교체된 것으로 안다”면서 “손사법인 대표들 역시 출신보다는 업계 이익도모 및 협회 위상 제고와 발전을 위해 일해 줄 수 있는 인재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금감원 전현직 출신 인사들이 인선 과정에 개입해 손사법인 대표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면서 “일단 최근 열린 후보자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손사법인협회는 15개 이사사들이 지난 10일 차기 회장 지원자 4명 중 투표를 통해 손해보험협회 상무와 보험연수원 부원장을 거친 이득로 안산대 겸임교수와 금감원 출신의 안형준 전 DB손해보험 감사를 최종 후보로 선출한 상태다.

 

협회 이사사 대표들은 이들 두 후보에 대해 오는 20일 면접을 진행한 후 최종 1인을 선출해 27일 예정인 사원총회를 통해 추인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내에서는 이번 협회장 선임에 대해 금감원 출신들은 실무경험과 전문지식 보다는 권위와 권한을 누리려고만 한다는 인식이 강해 차기 회장 후보에서 배제하자는 의견이 상당했다”면서 “이는 금감원 출신이란 이유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권한만 행사하려 한다는 불만이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업계의 평판이 좋지 않음에도 금감원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금감원 전현직 후배들을 동원해 업계 대표들을 압박하고 있다”면면서 “GA협회장에 이어 손사법인협회장까지 금감원 출신들이 싹쓸이하려 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종 면접 대상에 오른 안형준 전 DB손해보험 감사는 1956년생으로, 고려대를 졸업한 후 보험감독원(현 금융감독원)에 입사, 선임으로 퇴사한 후 한국보증보험(현 서울보증보험) 상무,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감사,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 감사를 거쳤다. 올해 3월 임기 만료돼 퇴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안 전 감사의 경우 금피아라기보다는 업계 출신으로 볼 정도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지난 IMF 이후 보험감독원을 나와 한국보증보험으로 이동한 이래 거의 20여년을 업계에서 활동해 왔다"고 말했다.

 

이득로 안산대 겸임교수는 1957년생으로, 건국대를 졸업한 후 현대해상에 입사, 이후 손해보험협회로 옮겨 자동차보험 부문 상무 등을 거쳤으며, 보험연수원 부원장를 역임했다.

 

특히 한국보험학회와 리스크관리학회, 보험법학회, 손해사정학회 이사 등을 맡는 등 실무형 보험베테랑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실무 경험과 전문지식 등 업무 능력으로만 본다면 이 교수가 탁월하다는 의견이 많다”면서도 “다만 업계 이익도모 및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느냐를 놓고 보면 금융당국의 의지가 중요한 만큼 생사여탈권은 물론 감독권을 쥐고 있는 금감원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고, 인사 청탁 요구가 올 경우 이를 거절하기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금융위 등 정부가 피감기관에 대한 인사 개입을 자제하고 있어 자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그럼에도 불구 저인망식으로 금감원 출신인사들이 전현적 후배들을 동원해 인사 개입에 나서면서 해도해도 너무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