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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외환시장 개입 내역 첫 공개, 환율조작국 우려 지운다

외환시장 규모 크지 않고 투명성 높이기 위함
미국이 지정하는 환율조작국 오명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

 

[FETV=김현호 기자] 우리나라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내역이 이달 말 처음으로 한국은행(한은) 홈페이지에 게시된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가 본격화하면 외환시장 투명성이 높아지며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를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은행(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외환 당국의 외환 순거래내역이 총매수액, 총매도액은 공표하지 않고 총매수액에서 총매도액을 뺀 순거래 내역만 공개된다. 1962년 외환시장 설립 이후 57년만에 처음이다.

 

공개 기간 주기가 다른 국가에 비해 길지 않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공개주기로 보면 스위스(1년)에 이어 두 번째다.

 

외환시장 개입내역 공개 조치는 외환 정책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지난해 결정됐다. 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규모가 크지 않고 일부러 원화가치를 떨어뜨리려는 개입을 하지 않는데 괜히 불필요한 의심을 살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 결정했다.

 

다만 정부는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까지는 반기별로, 이후부터는 분기별로 공개하되, 해당 기간 종료 후 공개까지 3개월 시차를 두기로 했다. 또 시장에서 외환당국의 움직임을 쉽게 파악하지 못하도록 개별 거래내역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외환시장 개입내역이 공개되면서 한국은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를 상당 부분 덜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매년 4월, 10월 환율보고서를 내고 환율조작국을 지정한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 200억달러 초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3% 초과 △외환시장 한 방향 개입(GDP 대비 순매수 비중 2% 초과) 등 세 가지 요건에 모두 해당될 때 지정된다.

 

한국은 대미 무역수지,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 등 2가지 요건 때문에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2017년 11월과 작년 1월 한국 외환당국이 원화 절상 속도 조절을 위해 매수 개입 규모를 늘렸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면 '외환시장의 한 방향 개입' 요건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당국이 시장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신호를 보낼 수도 있다.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6년 만에 200억달러 밑으로 내려간 터라 부담은 더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조작국 요건 3가지 중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요건에만 해당하는 셈이다. 작년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4.7%였다.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국가 중 미국, 스위스를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하루, 일주일, 월 단위로 개입 내역을 공개한다. 독일, 프랑스 등 유럽중앙은행(ECB) 소속 국가들이나 영국, 일본 아르헨티나 등은 순거래 내역이 아닌 총매입·총매도 규모도 공개한다.

 

한은 관계자는 "아직 개입 내역 확대 등은 논의되지 않고 있으며 당분간은 시장 영향을 지켜볼 것"이라며 "당국은 쏠림 현상이 있을 때 시장 안정을 위해 예외적으로 개입해왔으며 앞으로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때문에 해야할 일을 못 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