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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원공포 휩싸인 금융권]경영여건 악화에 비용절감…희망퇴직에 지점 통·폐합까지

은행권, 올해 호실적 기록에도 인력·지점 구조조정
정부 ‘희망퇴직 확대’ 기조·디지털 전략 강화 영향
카드,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성 감소 우려 원인
보험, IFRS17 도입 등의 영향으로 자본확충 시급

[FETV=오세정 기자] 은행권을 비롯해 카드와 보험사 등 금융권이 줄줄이 인격감축을 본격화하면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은행권은 청년 일자리 확대라는 정부 기조와 함께 디지털 전략 강화에 따라 영업 환경 변화에 발 맞춰 인력 감원 및 지점 축소를 시행하고 있다.

 

카드·보험사 등 제2금융권 역시 실적 감소 우려와 재무건전성 강화 그리고 향후 경영여건 악화등을 이유로 인건비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 방안을 속속 들고 나오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선 과거 대규모 채용에서 비롯된 ‘역피라미드’ 형태의 인력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 역대급 실적에도 정부 입김·디지털화 강화...금융권 인력 구조조정 러시 

 

은행권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희망퇴직 등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대규모 지점 통‧폐합 추진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희망퇴직을 권장하고 나선데다 은행권 내 디지털화 추세와 비대면 영업 채널 확대가 맞물리면서 인력 및 지점에 대한 구조조정 규모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명예퇴직을 마쳤거나 희망퇴직 신청받는 등 은행권의 연말 희망퇴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22일부터 26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자는 내년부터 임큼피크제를 적용받는 만 55세(1962년생) 직원 또는 10년 이상 근무자 중 만 40세 이상 직원이다. 현재 총 610명이 명예퇴직을 신청한 상태다. 지난해 명예퇴직한 534명보다 76명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매년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를 중심으로 연말 희망퇴직을 시행해 온 만큼 희망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올해 임단협이 결렬된 데다 노조 측에선 총파업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구체적인 진행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지난달부터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통 연초에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만큼 내년 1월에는 신청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신한은행은 희망퇴직 대상자를 이례적으로 전 직급 희망자로 확대한 바 있다.

 

우리은행도 이달부터 임단협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노사 합의를 통해 희망퇴직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우리은행은 1000여 명에 달하는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다.

 

앞서 지난 8월 KEB하나은행도 만 40세 이상이면서 근무 기간이 만 15년 이상인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준정년 특별퇴직을 단행했고, 총 274명이 회사를 떠났다.

 

 

이 같은 구조조정 한파는 지점 통‧폐합으로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우리·하나은행 등은 이달부터 지점 통‧폐합을 진행한다.

 

당장 하나은행은 이달 10일 서울 반포지점과 신반포지점, 인천 가좌공단과 주안공단점, 17일 회기역점과 휘경동점, 24일에는 서울 미아동과 미아사거리역점을 통합한다. 우리은행은 이달 10일 서울역환전센터와 중림동지점을, 내년 1일엔 종로6가지점, 가락시장, 동국대학교경주병원, 상계백병원, 우리희망나눔센터 가톨릭점 등 5개 지점을 인근지점과 통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서울 구로남점, 서울 안국역점, 인천 송도센트럴파크점, 인천 옥련동점 등 7개 지점을 내년 1월 28일 통합한다. 국민은행은 1월 중 인사가 나면 2월에 지점 통폐합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농협은행은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올해 은행권에서 구조조정이 활발히 이뤄진 데에는 디지털화에 따른 ‘조직 슬림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은행들이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면서 비대면 영업 채널이 확대, ‘역피라미드’ 형태의 인력 적체 구조와 지점 통폐합을 고려할 상황이 됐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해 각 은행들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구조조정에 따른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각 은행들이 엄청난 수익을 거뒀지만 비대면 채널 확대로 인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는 정부기조와 급변하는 영업환경 흐름을 따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 경영여건 악화에 비용 줄여라…카드·보험사 등 제2금융권도 감원한파

 

카드사와 보험사들도 실적 악화, 환경 변화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 등으로 인해 인력 감축 바람이 불고 있다.

 

수수료 인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카드업계도 대규모 희망퇴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카드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현대카드에 대한 경영진단 결과 임직원 약 1600명 중 400명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업계 1위 신한카드(총 임직원 2400명)는 올해 초 희망퇴직을 통해 200여 명을 감축하기도 했다. 신한카드는 지난 2008년, 2010년, 2013년, 2015년에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특히 정부의 카드수수료 개편 방안에 따라 내년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 다른 카드사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개편은 업계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 카드사가 적자에 빠질 수 있다”며 “이 같은 수익성 악화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사들도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과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시행 등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인건비 감축에 나섰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10월 이미 희망퇴직을 단행해 전체 임직원의 약 10%인 118명을 내보냈다.

 

KB손해보험도 노조와 희망퇴직을 협의 중이다. 2015년 LIG손해보험 인수 이후 첫 희망퇴직이다. 여기에 한화생명은 장기 근속 임직원을 대상으로 ‘상시 전직지원제도’를 올해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 전반적으로 인사 적체 현상을 겪고 있다”며 “경영 상 어려움이나 영업 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