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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66억 들어간 롯데손보, 10년에 재매각

롯데그룹, 대한화재 인수後 투자액 KB손보 인수가보다↑
보험업계 “헐값에 나올 가능성 적어 매각 장기전 될 것”

[FETV=황현산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새로운 주인 찾기에 나섰다. 지난 2008년 2월 호텔롯데로 대주주가 변경되고 같은 해 4월 기존 대한화재에서 지금의 롯데손보로 새롭게 출범한지 꼭 10년 만이다.

 

김현수 롯데손보 대표는 지난 27일 임직원들에게 회사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롯데그룹의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따라 금융계열사 매각이 불가피하다며 롯데손보를 그룹 외부에 매각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손보는 롯데카드와 달리 지주에 편입되지 않아 내년 10월까지 매각을 끝내야 한다는 시간표는 따로 없다. 그러나 매각 추진이 공식화된 만큼 이르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험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전격적인 매각 발표에 따라 아직 후보군의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내년 초 지주체제로 전환하는 우리은행과 손보 계열사가 없는 하나금융지주 등 금융그룹이 잠재적인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정도다.

 

지난해 9월 롯데손보 인수설이 돌았던 신한금융도 손보사가 없다는 이유로 후보군에 포함되고 있으나 2조3000억원의 거금을 들여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함에 따라 추가 여력이 없을 것이란 예측이 많다.

 

손해보험사를 비롯해 기존 보험사는 인수전에 뛰어들 대상자를 찾기 어렵다. 일부에선 과거 ING생명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매각한 MBK파트너스를 예로 들며 사모펀드를 거론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가치에 대해선 시각에 따라 의견이 갈리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3.1%에 그친 시장점유율을 들어 매력이 떨어진다는 진단이 다소 우세하지만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는 수익성은 긍정적인 요소로 꼽힌다.

 

롯데손보가 올해 9월말까지 기록한 당기순이익은 6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연말까지 내심 기대했던 1000억원 돌파는 힘들겠지만 지난해 실적 746억원은 어렵지 않게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5년 99억원, 2016년 291억원에서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손해율도 장기보험 개선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운용자산이익률도 9월말 기준 업계 평균보다 높은 3.89%를 기록하고 있다. 총자산규모 역시 13조원을 넘어섰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롯데손보의 경우 그룹 계열사 퇴직연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외형이 작다는 단점은 분명하지만 흑자 규모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만 하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결국 롯데손보 매각은 가격에 달린 것으로 보고 있다. 대주주인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그룹이 얼마에 내놓느냐에 따라 진통을 겪을 수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각 가격이 정해지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험업계는 전망했다. 롯데가 생각하는 금액과 현실 사이의 간격이 꽤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수 후보자들은 과거 그린손해보험(현 MG손해보험)을 염두에 두겠지만 롯데는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비교대상으로 삼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자베즈파트너스는 2012년 1300억원에 그린손보를, KB금융그룹은 2015년 6450억원에 LIG손보를 각각 인수했다.

 

롯데손보의 현재 가치가 당시 그린손보보다 우위에 있는 것은 맞지만 LIG손보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그러나 롯데그룹이 2008년 대한화재를 인수해 지금까지 롯데손보에 쏟아 부은 자금은 모두 6866억원으로 LIG손보 인수가보다 많다.

 

인수대금 3526억원에 후순위채 발행 900억원, 증자 2440억원이 추가로 투입됐다. 그동안 거둬들인 흑자를 감안해도 본전에는 크게 못 미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그동안 투입한 자금을 고려할 때 롯데손보를 헐값에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수자와 눈높이를 얼마나 맞추느냐가 매각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