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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AI와 메타버스 그리고 신동빈"···창립 57돌 맞은 롯데그룹의 미래상은?

[FETV=박지수 기자] 롯데그룹이 3일 창립 57주년을 맞았다. 롯데는 그룹 모태인 롯데제과 창립기념일(1967년 4월 3일)을 창립일로 삼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인공지능(AI) 전환’을 연이어 강조하고 나섰다. 롯데는 올해 인공지능 외에도 가상융합세계(메타버스) 등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 동력을 통해 새로운 롯데를 준비하고 있다.

 

◆재계 6위의 롯데그룹을 만든 신격호 창업주의 ‘도전 정신’=롯데그룹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은 한국 유통산업의 대부라고 불린다. 이미 일본에서 성공한 기업가였던 신 명예회장은 기업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봉사하겠다는 이념을 갖고 1967년 4월 3일 자본금 3000만원으로 롯데제과를 세웠다. 롯데제과에 이어 1972년 롯데리아, 1973년 롯데호텔, 1974년 롯데쇼핑, 1976년 호남섬유화학(현 롯데케미칼) 등을 잇달아 설립하며 오늘날 롯데그룹의 뼈대를 완성했다. 껌을 주력 제품으로 하는 회사였던 롯데는 이후 식품, 유통, 화학, 관광, 건설 등 사업 다각화를 통해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 명예회장은 1980년대 당시 서울 잠실 석촌호수 동호를 중심으로 종합관광단지(당시 명칭 ‘제2롯데월드’)를 건설해 잠실 지구를 한국을 대표하는 복합 관광명소로 키워내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롯데는 이를 위해 1982년 제2롯데월드사업 추진 및 운영 주체로 ‘롯데물산’을 설립하고 1988년 1월 서울시로부터 사업 이행에 필요한 부지 8만6000여㎡를 매입했지만 조건 미흡을 이유로 반려당했다. 그러나 신 명예회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명소를 짓겠다는 일념으로 제2롯데월드 건설 계획을 포기하지 않았다. 마침내 2011년 지상 123층 높이 555m의 초고층 빌딩을 포함해 80만5000여㎡에 달하는 롯데월드타워 전체 단지의 건축허가를 받아냈다. 롯데는 2017년 4월 3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롯데월드타워의 문을 열었다.

 

◆‘뉴 롯데’를 위한 밑그림=롯데는 향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롯데는 AI, 바이오&웰니스, 메타버스, 모빌리티(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등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고 관련 사업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다. 롯데그룹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중심에는 신 회장 장남이자 롯데가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전략실장(전무)가 있다.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도 겸하고 있다.  

 

롯데는 AI 전환이라는 신동빈 회장의 강도높은 특명을 받고 전 계열사를 중심으로 관련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가 개발한 생성형 AI 플랫폼 ‘아이멤버와 롯데쇼핑이 설계하는 생성형 AI 추진체인 ‘라일락’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는 AI 전환을 위해 지난해 9월 롯데지주 경영혁신실 산하에 전담 테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6개월 한시 조직으로 출범했던 AI TF팀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운영 기간을 한 차례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오는 9월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이달 초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AI 컨퍼런스에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와 함께 참석한 바 있다.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칼리버스에서는 올해 하반기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칼리버스를 활용하면 가상 공간에서도 실제 인물 모습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롯데지주쪽 설명이다. 신 전무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롯데정보통신이 선보인 칼리버스를 직접 체험하기도 했다.

 

모빌리티도 집중 육성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다. 신 회장은 최근 롯데이노베이트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 스마트팩토리 청주 신공장을 방문해 고두영 롯데이노베이트 대표, 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 등과 함께 생산 시설을 둘러보고 사업 현황 등을 보고 받았다. 신 회장은 청주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 충전기가 다양한 차종에 사용될 수 있는지와 극한 환경에서도 충전에 무리가 없는지 등을 묻고 생산 현황을 직접 챙겼다. 신 전무는 이날 공장 방문에 함께 동행하진 않았지만 CES 2024에서 롯데정보통신 부스를 방문해 오영식 이브이시스 대표로부터 전기차 충전기 관련 설명을 듣는 등 각별한 관심을 쏟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1986년생 3월 30일생인 신 전무는 지난달 30일 만 38세가 되며 병역 이슈를 해소했다. 신 전무는 현재 일본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 병역법에 따라 국적 회복자는 38세부터 병역의무를 면제하고 있는데, 이에 재계에선 신 전무가 올해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본격적으로 롯데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신 전무는 현재까지 법무부에 국적 회복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신 전무의 아버지인 신 회장 역시 만 41세였던 19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했다. 당시는 만 40세부터 병역이 면제됐다. 신 회장은 병역 의무에서 벗어난 후 이듬해인 1997년 롯데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승계 절차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