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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게임업계의 갈림길은 끝나지 않는다

[FETV=최명진 기자] 4년전쯤 기자가 작성했던 '기자수첩'의 제목은 ‘한국 게임이 오른 것은 시험대인가 단두대인가?’였다.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과격한 표현이 아닌가 싶다. 당시 작성한 '기자수첩'은 애니메이션과 출신으로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 게임업계를 대입, 한국 시장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내용이었다.

 

당시 게임시장은 리니지라이크 양산으로 물들었던 시절이었다. 기자는 당시 걱정이 회상된다. 게임시장이 아동용 창작 애니메이션 고집하다가 몰락의 길을 걸었던 애니메이션 시장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던 것이다. 

 

결국 결론은 “중국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게임·서브컬쳐 종주국인 일본에 맞서 게임 강대국다운 경쟁력을 길러야한다”로 귀결됐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2024년 2월. 예상대로 그동안 단두대의 서슬퍼런 칼날은 게임업계에 떨어졌다. 리니지라이크 양산형 게임이 무분별하게 범람하고 그같은 흐름에 중국 게임사까지 가세하면서 시장 자체가 포화상태에 빠진 모양새다. 

 

이러한 행태에 지쳐가는 것은 게이머들이다. 결국 리니지라이크는 크고 작은 비판에 직면하고 걸러지면서 대중에게 '믿고 거르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기 마련이다. 제2의 엔씨소프트를 꿈꾸던 일부 게임사들은 사업실패로 폐업 수순을 밟거나 대형사에 흡수 통합되는 과정을 거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지난해 모바일 MMORPG를 주력으로 하던 기업들의 매출은 급감했다. 이는 리니지 시리즈로 모바일 MMORPG 시대를 열었던 엔씨소프트도 피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모바일 MMORPG의 몰락을 점치는 일각의 목소리도 나왔다.  

 

물론 단두대를 피해 비약적 성장궤도에 올라탄 게임사들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엔 다수의 기업들이 공격적인 IP 개발, 발굴과 플랫폼 다변화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 게임업계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비추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특히 국산 서브컬쳐 게임들의 일본에서의 성과는 ‘IP 경쟁력 부족’이라는 4년 전 우려를 종식시키기에 충분하다.

 

한국 게임업계에는 PC·콘솔·서브컬쳐 개발 열풍이 한창이다. 게이머들도 변화하는 게임업계에 일정 부문 호응하는 눈치다. 돌이켜 보면 2023년은 황재호 데이브 더 다이버 디렉터의 게임대상 수상소감처럼 ‘돈이 될까?’라는 징크스를 깨부순 한 해였다.

 

하지만 2024년, 한국 게임업계는 여전히 갈림길에 서있다. 이미 수없는 갈림길에 섰지만 갈림길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4년 전, 위협이 됐던 중국과 일본은 여전히 건재하다. 특히 원신으로 전세계를 뒤흔든 중국 게임업계는 붕괴 스타레일, 검은 신화 오공, 엑스 아스트리스 등 퀄리티 높은 게임을 연달아 선보이면서 4년 전보다 더욱 위협적이다.

 

여기에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한국 게임업체들은 더 이상 중국과 일본만이 아닌 전세계 게임사들의 주적(?)이 됐다. 다만 4년 전과는 달리 한국 게임업계를 줄곧 지켜본 기자의 눈에는 갈림길의 끝이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한국 게임업계는 계속 'K-게임'의 글로벌화 성공을 위한 솔로몬적 해법을 찾을 것이다. K-게임의 선구자들이 늘 그랬듯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