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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약


[오너가 新리더십] 제약업계, 세대교체 가속···신사업 이끈다

'최태원 맏딸' 최윤정, 입사 6년 만에 SK바이오팜 임원 뱃지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 부친 별세 후 약 10년만에 회장 승진

[FETV=박지수 기자] 올해 연말 제약·바이오업계에는 오너 2·3·4세들의 대거 승진 소식이 잇따랐다. 최근 전 세계적인 고령화로 인한 건강관리 수요 증가로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대기업들도 오너 2·3·4세에게 제약·바이오계열사로 이동시켜 그룹의 신사업을 맡겼다. 여기에 정부가 최근 제약바이오 산업을 국가 핵심전략산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며 ‘경영수업’이 본격 시작된 모습이다. 이들은 주요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전문성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오너 일가를 중용하는 책임 경영을 통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돌파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SK그룹 오너가(家) 3세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 세 자녀 중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은 최근 정기 인사에서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내 최연소 임원에 올랐다. 최윤정 본부장은 1989년생으로 올해 34살이다. 바이오는 배터리, 반도체와 함께 SK그룹의 미래먹거리(BBC)로 꼽힌다. 그룹 신사업의 중요한 한 축을 장녀에게 맡긴 셈이다.

 

최 본부장은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 선임 매니저(대리급)로 입사해 2019년 휴직 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21년 7월 복직해 올해 1월 글로벌투자본부 전략투자팀 팀장으로 승진한 이후 1년 만에 임원 뱃지를 달았다. 그는 같은 달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 직접 참가해 SK바이오팜 부스를 직접 챙겼다. 최 본부장은 특히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에는 장동현 SK 부회장이 태스크포스(TF)장을 맡은 신약 개발 TF에 합류하기도 했다.

 

SK그룹은 임원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도 단행했는데 SK바이오팜은 사업개발본부 산하로 사업개발팀과 전략투자팀을 통합 편성했다. 향후 최 본부장은 사업개발 조직을 이끌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윤정 본부장은 아직까지 그룹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광동제약은 최근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오너 2세인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최 회장은 고(故) 최수부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1969년생이다. 부친인 광동제약 창업주 고(故) 최수부 명예회장이 지난 2013년 타계하며 대표이사직을 물려받은 지 약 10년 만에 회장자리에 올랐다. 최 회장은 1992년 광동제약에 입사해 2000년 영업본부장, 2004년 부사장, 2013년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5년 부회장에 올랐다.

 

최 회장은 최근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광동제약은 지난 5일 코넥스 상장사인 건강기능식품 제조기업 비엘헬스케어의 주식 인수 계약을 위해 모회사 비엘팜텍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앞서 광동제약은 지난 7월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개발·제조·판매 등을 위해 케이디헬스바이오를 신설했다. 최 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케이디헬스바이오는 광동제약의 완전 자회사다. 

 

삼진제약 역시 최근 인사를 통해 오너 2세인 조규석 부사장과 최지현 부사장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최 사장은 기존 업무와 함께 연구개발(R&D) 총괄 업무도 맡게 됐다. 또 영업 총괄본부장인 조규형 전무와 경영지원·기획·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 최지선 전무도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은 조의환 회장과 최승주 회장이 지난 1972년 대한장기약품을 인수한 후 사명을 바꿔 설립한 제약사로 공동 설립 이후 50여 년간 공동경영 형태로 회사를 이끌어왔다. 조규석 사장과 조규형 부사장은 각각 조 회장의 장남과 차남이다. 최지현 사장과 최지선 부사장은 각각 최 회장의 장녀와 차녀다.

 

백승열 부회장의 장남인 백인영 대원제약 이사도 최근 상무로 승진했다. 대원제약은 창업주인 고 백부현 회장의 장남인 백승호 회장과 차남인 백승열 부회장이 함께 경영하고 있다. 백 이사는 미국 오하이오주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를 졸업하고 2019년 대원제약에 입사했다. 이후 2021년 이사로 승진, 현재 회사 내에서 헬스케어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다. 올 초 경영총괄 사장으로 승진한 백인환 사장은 백승호 회장 장남으로 현재 백인환 사장의 지분율은 5.93%, 백인영 이사의 지분율은 2.98%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제약·바이오산업을 국가 핵심전략산업으로 정하고 제 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연구개발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라며 “대기업이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에 집중하면서 관련 시장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